"인재 찾는다" 고액 알바… 5분 만에 "피싱 업무하면 월 4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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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예상하셨을 거예요. 저흰 합법적인 일이 아니에요."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 적힌 텔레그램 아이디로 "일자리를 구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5분 만에 답이 왔다.
베트남 업체 모집책 B씨도 "일해보고 적성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 귀국할 수 있다"며 "안전이 걱정되는 건 이해하지만 우린 절대 몹쓸 짓을 하지 않는다"고 회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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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이지만 안전하게 고수익" 유인
"캄보디아와 다르다" 안심시키기도

"아마 예상하셨을 거예요. 저흰 합법적인 일이 아니에요."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 적힌 텔레그램 아이디로 "일자리를 구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자 5분 만에 답이 왔다. 채용 담당자라 밝힌 인물은 "검찰을 사칭하는 보피(보이스피싱) 업무를 하면 된다. 열심히 하면 주에 1,000만 원까지 벌 수 있다"며 불법이라는 걸 스스럼없이 인정했다. 이어 "보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해외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8월 캄보디아에서 숨진 채 발견된 한국인 대학생 사건 이후 비슷한 납치·감금 신고가 잇따르는데도 SNS에는 고수익을 미끼로 해외에서 일할 청년을 구한다는 글이 넘쳐난다. 이들은 "월 8,900달러(약 1,200만 원)" "최고급 숙소 1인 1실 제공" "항공권, 숙식 비용 지급" 등 조건을 내걸고 급전이 필요한 20, 30대를 노린다. 실제 기자가 업체 3곳에 연락해 본 결과 모두 "불법이긴 하지만 안전하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서 일할 것을 유도했다.
"안전한 근무 환경" 지원 독려

캄보디아에서 계속되는 한국인 대상 범죄로 인한 불안감을 토로하자 모집책들은 달래기에 나섰다. 태국 방콕 소재 업체 관리책 A씨는 "캄보디아는 한국인을 통해 대포통장을 만들려고 납치하는 거고, 태국은 치안 수준이 훨씬 높지 않냐"며 "조선족 관리인 2명과 한국인 15명도 함께 일하고 친하게 지내면 된다"고 안심시켰다. 베트남 업체 모집책 B씨도 "일해보고 적성에 맞지 않으면 언제든 귀국할 수 있다"며 "안전이 걱정되는 건 이해하지만 우린 절대 몹쓸 짓을 하지 않는다"고 회유했다. 캄보디아 프놈펜 업체의 모집책 C씨는 "정 걱정되면 다른 지역으로 보내드릴 수 있다"는 제안도 했다.
이들은 신분 확인 명목으로 각종 개인정보 제출을 요구했다. 여권,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와 각종 신상 정보를 인증해야 면접이 가능했다. B씨는 "주민등록증 오른쪽 손에 들고 얼굴과 같이 나올 수 있게 사진 부탁한다"며 인증사진도 요청했다.
편하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캄보디아로 갔다가 피해를 당한 한국인 중에서는 진짜 취업사기를 당한 사례도 있지만 범죄라는 걸 인지한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기자와 연락한 모집책들은 모두 초반부터 보이스피싱 등 불법 행위를 하는 조직이라고 대놓고 밝혔다.
"범죄 연결 통로 차단해야"

경찰은 구인·구직 플랫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의심 계정을 차단한다는 방침이지만 온라인상에는 유사한 글들이 끊임없이 게시되고 있다. 일부 구인 광고는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 "중국인은 전혀 없고 사장부터 직원까지 모두 한국인" "폭행·감금과는 거리가 먼 안전한 환경" "근무시간 외출과 개인 휴대전화 사용도 자유" 등 문구를 내세웠다.
국내에서 안정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청년층의 현실과 사기성 글이 올라와도 단속이 힘든 온라인 구인 광고의 사각지대가 맞물려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허황된 돈벌이의 꿈이 범죄나 범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며 "정부도 범죄조직의 접근을 차단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온라인상에 범람하는 해외 구인 광고에 대한 불법성 수사를 확대해 관련 조직을 적극 색출, 범죄로 이어지는 연결 통로를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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