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군 벙커·최전방 포진지 한눈에… 軍 극비시설 노출된 지도 앱 버젓이 서비스
누구나 정보 넣는 오픈소스 방식
앱 이용자 협조에 의존할 수밖에
국내 주요 군사 시설 위치와 구조가 구체적으로 표기된 지도 앱이 온라인에 공개돼 일반인들에게 서비스 중인 것으로 14일 나타났다. 이 앱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돼 한국 국방 당국의 보안 조치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 안보망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국방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온라인에서 이용이 가능한 해외 지도 O앱을 열어보면 한국 군부대 위치와 지형지물이 구체적으로 표기돼 있다. 한국 육군사령부 등 작전 지휘부는 물론 국군방첩사령부, 국군정보사령부 같은 군 정보기관 위치와 부대 내부 시설이 구체적으로 노출돼 있었다. 전투 부대 안 헬기장, 포병 대대 포 진지 등 세부 군사 시설 위치도 상세히 표시됐다. 또한 ‘현무’ 미사일 운용 부대, 한미 연합군 전시 지휘소인 ‘CP 탱고’, 최전방 GP·GOP 초소와 탄약고 위치 등 전시에 적군의 우선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는 정보도 지도에 다수 노출돼 있었다. 캠프 보니파스와 캠프 험프리스의 비행장 등 주한 미군 부대 내부 시설과 건물 구조도 지도에 상세히 표기됐다.
군사 시설은 국가 기밀로 분류돼 온라인에 누설하거나 유통하면 정보통신망법·군사기밀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된다. 이 때문에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자사 지도 앱에서 군사 시설을 저해상도로 처리하거나 아예 표시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가 된 O앱처럼 해외에 서버를 둔 지도 앱은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사전 검열 등 보안 조치가 어렵다. 개발자 측에 직접 수정 요청을 해야 하지만 실제 반영되는 경우는 드물다.
O앱은 누구나 정보를 입력·수정할 수 있는 ‘오픈 소스’ 형식으로 운영된다. 앱 이용자들이 직접 GPS 장비를 갖고 다니면서 수집한 정보나 항공·위성 사진 등을 참고해 파악한 정보를 일일이 이 지도 앱에 표시할 수 있다. O앱 외에 오픈 소스 형식의 다른 지도 앱에서도 같은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문제를 인지하고 국토교통부 등 유관 기관과 대책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도 “해외 지도 서비스에는 군사 시설 노출 방지를 강제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앱 이용자의 자발적 협력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런 오픈 소스형 지도 앱을 통해 군사 기밀이 유출되더라도 그 책임 소재를 밝혀내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익명성을 보장하는 해외 오픈 소스 앱은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군사 기밀을 취득해 입력했는지 명확히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구글의 ‘구글어스’ 등 해외 지도 앱에 국내의 민감한 보안 시설이 노출된다는 문제는 수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북한의 한 선전 매체는 이를 언급하며 “남한 군사 기지의 위치와 구조, 위도와 경도, 주변 도로까지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에도 우크라이나의 군사 시설 위치가 구글어스를 통해 러시아에 넘어가 우크라이나 정부가 구글 측에 항의한 일도 있다. 채성준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는 “위치 정보는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만큼 중요한데, 민간 지도 앱에 한국 군사 시설이 노출된 건 심각한 문제”라며 “당국이 국제적 공조를 통해 빨리 보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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