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창업자 “韓, 미국 외 가장 흥미로운 시장”

김성민 기자 2025. 10. 1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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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카프 CEO 인터뷰
13일 서울 성수동에서 만난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는 "팔란티어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논쟁할 여지가 없는 세계 최고 군사 강국으로 만드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지배적인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지호 기자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중 ‘서학개미’가 미국 테크 기업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 주식을 1306억원 순매수했다. 팔란티어 주가 상승률의 2배 수익에 베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에도 464억원을 투자했다. 둘 다 미국 증시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안에 들었다. 서학개미들이 B2B 소프트웨어 기업인 팔란티어에 꽂힌 이유는 뭘까.

팔란티어는 2001년 9·11 테러가 재발하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2003년 피터 틸 페이팔 공동 창업자와 알렉스 카프 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 등이 공동 창업한 미국의 인공지능(AI) 데이터 분석 기업이다. 개별 정부·기업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AI를 활용해 통합 분석한 뒤 정부·기업이 전략적으로 가장 적합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미국이 9·11 테러 배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위치를 추적해 사살하는 과정에도 팔란티어 기술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팔란티어가 14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회사 로고와 상징을 담은 티셔츠와 모자 등을 파는 일반인 대상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개점 행사를 위해 방한한 카프 CEO는 “한국은 미국을 제외하면 상업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시장”이라고 했다.

−왜 그런가.

“한국은 매우 독특한 제조업, 하드웨어 문화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AI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효율화하면 한국 기업들의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다. 한국 기업 중 다수엔 매우 깊은 엔지니어링 전문성을 갖춘 오너가 존재하는데, 이들은 진심으로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산업을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그 잠재력을 국제적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한국의 노하우에 AI와 소프트웨어를 더하는 것이다.”

−한국에 팝업 스토어를 연 이유는.

“우린 한국에 전 세계에서 둘째로 큰 개인 투자자 커뮤니티를 갖고 있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매우 역동적이고 예술·연극·음악계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트렌드에 아주 민감하다. 팔란티어도 독특한 문화를 가진 기술 조직이란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팔란티어 로고 /연합뉴스

−팔란티어라는 기업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사실 우리는 프로세싱(Processing) 회사다. 거대 언어 모델(LLM)이 천연자원과 같다고 믿고, 그것을 처리한다. LLM을 처리해 기업 환경에 유용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팔란티어는 국내에서 HD현대, KT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HD현대와는 무인 수상정(USV) ‘테네브리스’를 공동 개발하고, 미래형 첨단 조선소를 구현하는 FO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KT와는 AX(인공지능 전환) 사업 가속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한국 기업들은 하드웨어·엔지니어링 노하우를 문서화해 데이터로 만들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 한국 기업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데이터를 시스템에 넣지 않았을 뿐이다. 한국은 방대하고 특화된 데이터 세트를 가지고 있다. 아마 일반적인 소프트웨어 회사는 거기에 접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

알렉스 카프(오른쪽) 팔란티어 CEO가 14일 김영섭 KT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KT와 팔란티어는 첫 CEO 회동을 갖고 팔란티어 플랫폼 확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KT

−팔란티어가 협업 국가를 선택하는 기준은.

“서구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을 선택한다. 우리 제품을 러시아, 중국, 이란에 판매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베트남이나 다른 공산주의·독재 국가에도 마찬가지다.”

−AI를 무기 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에 대한 논쟁이 있다.

“우리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우리가 하지 않으면) 우리나 혹은 우리의 적 중 하나는 (AI를 무기에 적용) 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누가 우위에 서서 규칙(rules)을 정할지 선택해야 하고, 나는 이것이 미국과 동맹국이 되길 바란다.”

−AI의 오작동 위험을 없애기 위해 무기 시스템에서도 인간이 최종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다. 공격 시에는 인간의 의사 결정 과정이 있지만, 방어 때는 현실적이지 않다. 적이 공격해 오면 그럴 시간이 없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팔란티어는 ‘악당’이나 ‘영웅’으로 비친다. 하지만 카프 CEO는 “우리를 증오하는 시위대가 아주 많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그들은 우리를 악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들이 멍청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독일 베를린에서 시위대들이 팔란티어와 트럼프를 비판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팔란티어의 앞으로 10년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논쟁의 여지가 없는 세계 최고의 군사 강국으로 만드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지배적인 소프트웨어 회사가 되길 원한다. 서구가 세계의 지배적 위치를 고수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김치찌개라던데.

“고교 시절 친구들이 모두 한국인이었다. 첫 여자 친구도 한국인이었다. 총각김치, 김치찌개, 김치 반찬, 깍두기 다 좋아한다.”

2025년 10월 14일 서울 성동구 팔란티어 팝업스토어.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가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김지호 기자

−한국 젊은이와 투자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

자신의 신념을 지켜라(stick to your guns). 한국은 정말 특별한 문화이고, 우리는 그것이 더 빛나도록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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