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스코어보드-기재위] "배당 분리과세 제로베이스로"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조세정책) 국정감사=김영진(민), 김영환(민), 김태년(민), 박민규(민), 박홍근(민), 안도걸(민), 오기형(민), 이소영(민), 정일영(민), 정태호(민), 진성준(민), 조승래(민), 최기상(민), 권영세(국), 박대출(국), 박성훈(국), 박수영(국), 유상범(국), 윤영석(국), 이인선(국), 최은선(국), 차규근(조), 천하람(개), 임이자(국·위원장)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기재위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과 세수 결손, 재정 준칙, 국가전략산업 육성, 부동산 세제 등을 두고 다양한 지적과 대안이 제기됐다. 법인세 인상 등을 두고 여야 간 시각차가 드러나기도 했지만 서로를 겨냥한 공방보다는 각자의 입장을 차분히 풀어내는 정쟁 없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 내내 자리를 지키며 다른 의원의 질의에도 귀를 기울이는 높은 성실성을 보이는 한편, 철저한 준비로 설득력 있는 질의를 이어가며 호평받았다.
김 의원은 국내외 사례를 넘나들며 과세를 통한 정부 투자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프랑스 사례를 들며 "마크롱 정부가 지난 6년간 법인세를 33%에서 25%로 대폭 인하했지만, 외국인 투자 유입이나 국내 투자 확대 효과는 없었다. 결국 감세로 세입 기반이 약화해 연금개혁 갈등이 폭발하고 있다"며 "우리도 재정준칙을 금과옥조처럼 고집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세입 기반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위기 시에 재정을 중심으로 한 정책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라며 "세제 정상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재정준칙도 우리 상황에 맞게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변혁기에는 1년 단위 준칙이 신축성을 잃을 수 있다"면서도 "어느 범위 안에서 재정준칙을 운용할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다른 의원들이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세입 기반 문제를 거시적으로 다루는 가운데 '결혼 페널티'라는 구체적 현안을 짚으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현실적 접근으로도 주목받았다. 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했던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국부유출 문제를 점검하며 일관된 문제의식을 드러냈고, 세 차례 유예된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한 준비 상황도 짚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주식양도세 대주주 기준 하향을 추진하다가 일어났던 시장 충격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 안의 문제점까지 조목조목 짚으며 세제 개편안의 실효성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근거 기반의 정밀한 질의에 다른 의원들의 관련 질의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될 만큼 논의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법인세 인상과 관련해서도 단순히 낙수 효과 여부에 대해 논쟁을 하지 않고 구조적 문제를 거론했다. 박 의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법인세 구조를 보면 절반이 넘는 기업이 세금을 내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일부 대기업에 세율이 몰리는 기형적 구조 속에서 불황이 오게 되면 대기업의 실적 하락이 곧바로 세수 펑크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구조적 취약성을 도외시하고 문제를 풀려고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액상 전자담배 등 합성니코틴도 과세·규제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합성니코틴 규제를 피하기 위한 유사니코틴이 성행하는 데 따라 추가규제 필요성도 제기했다. 구 부총리는 "유사니코틴이 신체에 어떤 위해가 있는지 검증이 안됐다고 한다"며 "검증해서 담배 취급이 가능하다면 (규제 여부를) 한번 판단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감했다.
이소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화두로 떠오른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의에서 단연 돋보이는 플레이어였다. 기재부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방안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고배당 기업에서 받은 배당소득은 종합소득과 분리과세 해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 정부안의 최고세율은 35%다.
이 의원은 수치를 단순화해 예시를 들며 실효성을 따졌다. 그는 "정부안은 2027년 3월에 대상 기업이 확정되고 그해 결산 배당부터 개정 세법이 적용되도록 했는데 배당을 줄일 수밖에 없다"며 "예를 들어 올해 100씩 배당하던 기업이 내년에 50으로 확 낮추면 정부안이 적용되는 내후년에는 88만 배당해도 '노력상'을 받게 된다. 그 이후에도 100을 회복하지 않아도 계속 혜택을 받는 구조"라고 했다.
이 의원은 본인이 신청한 참고인인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를 상대로도 질의하며 완결성을 더했다. 이 대표는 최근 얼라인파트너스가 발표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방안별(정부안·이소영 의원 안) 세수 시뮬레이션 비교 결과에 관해 설명했다. 이소영 의원 안대로 최고세율을 27.5%로 낮출 경우 배당 성향 상승을 통해 오히려 세수 확충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날 이 의원을 비롯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부안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구 부총리는 "제로베이스(원점)에서 토론해 국익에 도움이 되고 배당도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국회와 함께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색다른 시각에서 현안을 짚으며 평가받았다. 부동산 대책을 두고 세제 개편이 포함될지 여부를 두고 질의가 이어지던 와중 가격상승 기대가 높은 고가의 한 채를 선호하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제안한 게 대표적이다. 차 의원은 "똘똘한 한 채를 부추기는 잘못을 반복하면 자본시장 활성화로 인한 수익이 다시 부동산에 몰리는 역 머니무브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차 의원은 기재부 산하 위원회 중 절반 이상이 정책 결정 과정에 청년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청년기본법 15조'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해 시정을 약속받기도 했다.
한편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국감 스코어보드의 평가 기준은 △정책 전문성 △이슈 파이팅 △국감 준비도 △독창성 △국감 매너 등이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세종=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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