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너희는 끝”이라 했다...슈주는 쉰에도 춤춘다
금기를 깬 오래가는 그룹의 특징

“사람들이 ‘너희는 늙었다. 못한다. 끝났다’고 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20주년까지 왔습니다. 앞으로 30주년, 40주년도 맞이할 수 있게, 쉰에도 환갑에도 춤추는 아이돌 그룹이 되겠습니다.”
멤버들(9명) 나이를 합치면 360세. 평균 나이 40세가 넘어가는 현존하는 아이돌 최고령 그룹 ‘슈퍼주니어’의 리더 이특(42)의 말입니다. “대한민국 아이돌 그룹 고령화”의 주범이라며 스스로에게 농담을 하는 이들이 지난 22~24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서 데뷔 20주년 단독 콘서트 ‘슈퍼쇼 10’을 열었습니다. 사흘간 진행된 콘서트는 추가 개방된 시야 제한석까지 모두 매진됐습니다. 관계자들까지 놀란 뜨거운 반응이었습니다.
2005년 데뷔한 슈퍼주니어는 1세대 아이돌(H.O.T, 젝스키스 등)과 3세대 아이돌(방탄소년단, 엑소) 사이의 간극을 잇는 2세대 아이돌 대표 주자입니다. 업계에서는 슈퍼주니어가 아이돌의 여러 금기(禁忌)를 깨면서 아이돌의 고령화, 생명 연장을 이끈 대표적인 그룹으로 평가합니다.
트렌드가 민감한 업계에서 한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기를 깨는 것이 중요합니다. 슈퍼주니어가 깬 금기는 무엇이었을까요?
1. 신비주의를 깨고 대중과 소통하라
1세대 아이돌의 특징을 한 단어로 표현하면 ‘신비주의’입니다. 방송국에서 화장실 가는 것조차 비밀로 부쳐야 할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슈퍼주니어는 이를 깨고 ‘평범한 학교 친구’처럼 대중과 소통했습니다. 팬덤 ‘엘프’를 단순 ‘소비자’가 아닌 ‘파트너’로 대우하는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예능 프로그램 패널 등 주인공이 되지 않아도 다른 분야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도 이들은 가수 외 예능, 연기 등의 분야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경계 파괴는 후배 아이돌들이 MC, 예능, 뮤지컬 등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아줬다는 평가입니다.
2. 팀을 오래 유지하는 법 “잘 싸워라”
1세대 아이돌 그룹에 싸움과 불화는 절대 입에 올리면 안 될 금기어였습니다. 그러나 슈퍼주니어는 자신들의 불화와 싸움을 외부로 표출했습니다. 이를 예능 소재로 활용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잘 싸우고 푸는 것이 그룹이 오래가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과거 멤버의 개별 활동은 그룹의 통일성을 해친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신’이라고 하는 팬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슈퍼주니어는 멤버의 개성을 살린 유닛 활동으로 오히려 그룹의 수명을 늘렸습니다. 모두가 주목받지 못하는 ‘다인원 그룹’의 한계를 유닛 활동으로 해결하고, 멤버 개개인의 활동을 확장했기 때문입니다. 이특과 김희철은 예능 MC나 방송 활동으로 인지도를 확대했습니다. 최시원은 연기와 글로벌 활동 등으로 이미지를 다양화했습니다. 규현은 솔로 발라드 가수 겸 뮤지컬 배우로도 성공했습니다.
이들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초기엔 13명으로 시작했지만, 군 복무·탈퇴·스캔들 등 수많은 위기를 겪었습니다. 큰 교통사고로 멤버들의 건강에 위기가 오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활동 가능한 멤버 중심으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며 그룹 브랜드를 유지했습니다.
3. 무대에서는 완성도… 동남아 시장의 개척
슈퍼주니어는 음악적 다양성과 유연성을 가진 그룹으로 평가됩니다. 그동안 댄스·발라드·트로트·EDM(전자댄스뮤직)까지 폭넓은 장르를 소화했습니다. 해외에서의 높은 인기가 국내에 덜 알려진 그룹이라고도 평가됩니다. 해외 팬덤 화력으로 아시아를 휩쓸었고, K팝의 유럽과 남미 진출도 주도했기 때문입니다. 국내 그룹 최초 프랑스 단독 콘서트, 국내 가수 사상 최대 규모 남미 투어, 아시아 가수 최초 사우디아라비아 단독 콘서트 등의 기록을 전부 슈퍼주니어가 썼습니다. 지금까지 아시아, 유럽, 중남미 전 세계 30개 이상의 지역에서 194회 공연으로 약 330만명을 동원했습니다.
이날 무대에서도 그들은 3시간 30분 동안 칼군무와 라이브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이특은 “‘쟤네 안 될 거야. 지쳤을 거야. 무대 한두 곡 하고 토크만 할 거야’ 할 텐데 아니다. 저희들의 무대를 보시고 ‘어머, 제발 그만해!’ ‘쟤네 저러다가 20년 30년 더 하겠어.’ 하고 느끼실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데뷔곡 ‘트윈스’부터 내리 9곡을 부르고 나서야 멘트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멤버들이 각자 잘하는 분야로 참여했습니다. 은혁은 세트 리스트와 퍼포먼스 구성, 신동은 VCR 연출, 이특은 관객 인터랙티브 기획, 예성은 스타일링 아이디어, 희철은 악기 연주를 각각 맡았습니다.
4. 오래가는 팀은 리더가 훌륭하다
대중음악 업계에서는 오래가는 그룹의 특징으로 ‘리더’를 꼽습니다. 팀의 리더는 멤버들과 회사를 이어주는 역할을 맡습니다. 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불화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특이 “모두 불만 사항을 나에게 말한다”고 하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이특은 ‘포용의 리더십’으로 유명합니다. 언제 어디서든 분위기를 밝게 유지하는 것도 그의 몫입니다. SM 내에서도 가수들이 총출동하는 콘서트 ‘SM타운 라이브’를 하기 전 이특의 스케줄부터 확인합니다. 윤활유 같은 그의 존재는 어디서든 필요합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지원도 오래가는 배경으로 분석됩니다. SM이 가진 트레이닝 시스템, 글로벌 네트워크, 프로듀싱 노하우가 안정적으로 그룹 운영에 기여했다는 평가입니다.
슈퍼주니어의 데뷔 20주년 ‘슈퍼쇼 10’은 오는 9월 홍콩·자카르타, 10월 마닐라·멕시코시티·몬테레이·리마·산티아고, 11월 타이베이·방콕, 12월 나고야, 2026년 1월 싱가포르·마카오·쿠알라룸푸르·가오슝, 3월 사이타마로 이어집니다. 그들의 여정이 더 오래 함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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