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 시위’ 확산에… 불안한 상인·거주 중국인들

목은수 2025. 10. 1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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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적 무비자 입국 조치 시행후
수원·안산·안양 등 집회 잇따라
“시위대 지나갈 땐 가게 문 잠가”

최근 중국인의 한시적 무비자 입국 제도 시행 이후 경기도 내에서 반중(反中)집회가 확산되며,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과 외국인 밀집 지역 상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오후 안산시 단원구 다문화음식거리에서 경찰이 순찰을 하고 있다. 2025.10.14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중국인의 한시적 무비자 입국 조치가 시행되면서 경인지역에서 반중(反中)집회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차츰 불어나는 시위 규모에 한국에서 거주하는 중국인들과 인근 상인들은 불안한 심정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8시께 안산시 단원구 중앙역 맞은편 광장. 사회자가 마이크를 들고 “중국인 무비자입국 결사반대”라고 외쳤고, 50여명의 시위 참가자들은 “부정선거 중국개입”, “사기대선 중국개입” 등의 구호를 뱉었다. 펼쳐진 태극기 사이로 ‘천멸중공(天滅中共·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하리라)’이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등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최대 70명이 모였고, 그중 9명은 유튜브에 실시간으로 방송을 송출하고 있었다. 집회를 주최한 ‘부정선거부패방지대(부방대)’는 안산에서 연중 집회를 신고하고, 반중 정서와 부정선거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처음엔 주말에 5명 정도 모이던 소규모 집회였지만, 지난달부터는 매주 월요일에도 집회를 열고 인근 주택가를 30분가량 행진하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안산시 단원구 중앙역 인근에서 최대 70명이 모인 반중(反中)집회가 열렸다. 2025.10.13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지난달 29일 시작된 중국인 무비자 입국 조치 이후 반중 시위 규모가 다소 커지자 주변 상인들은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인 상인 A씨는 “이 근처에 중국인을 포함해 외국인 주민이 많아 시위가 거칠어지면 안 좋은 일이 발생할까 걱정스럽다”며 “시위대가 지나갈 땐 혹시 몰라 가게 문을 잠그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대림동과 명동 일대에서 열리던 반중 집회는 지난달 수원에서 100여명이 모인 집회(9월16일자 7면 보도)를 계기로 안산, 안양 등 경인지역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오랫동안 한국에 거주해온 중국인들은 이러한 분위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중 교류가 활발해지는 시기에 혐오 문화가 일상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에서 중국 도자기와 인형 등을 판매하는 중국인 A(54)씨는 “20년 전 한국에 왔는데 최근 중국 혐오가 커지는 것 같아 무섭다”며 “중국인들도 한국 문화를 좋아하고 교류도 많은데 왜 근거 없는 혐오가 확산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13일 안산시 단원구 중앙역 인근에서 최대 70명이 모인 반중(反中)집회가 열렸다. 2025.10.13 /목은수기자wood@kyeongin.com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며 학교생활을 하는 중국인 유학생들도 내심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인천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유학생 B(25·중국)씨는 “학교에서는 특별히 차별하거나 혐오를 느끼지 못하지만, 온라인에는 혐중 표현도 많고 반중 시위가 자주 열린다는 소식을 접해 당황스럽다”며 “나에게 친절한 한국 친구들도 속으론 우리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걱정될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목은수·정선아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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