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RM 사례로 모은 10억…"어디에 쓰였는지 모른다"는 보훈부
[앵커]
인기 그룹 BTS의 리더 RM이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제복 근무자를 돕고 싶다며 1억원을 기부한 적 있었죠. 보훈부는 RM 사례를 홍보해 더 많은 기부금을 모았는데, 이렇게 모은 돈이 제대로 쓰였는지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인 걸로 취재됐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그룹 BTS의 멤버, RM은 지난해 9월 군복무 중 자신의 생일을 맞아 보훈부에 1억원을 기부했습니다.
군인, 경찰, 소방관 등 제복을 입고 헌신하는 근무자들을 돕고 싶다는 취지였습니다.
[RM/방탄소년단 (BTS) : 저희가 활동할 동안에 많은 분들이 저희 대신 나라를 지켜주시고 있다는 걸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당시 강정애 보훈부 장관은 "제복 근무자들에게 힘이 되어줄 것"이라며 감사 편지를 쓰고, RM 사례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덕분에 기부자가 직접 사용처를 정할 수 있는 '지정 기부'의 기부자 수는 단 1명에서 2천여 명까지 폭증했고, 금액도 100배가 뛰어 10억원이 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보훈부는 이렇게 모인 기부금이 지정한 곳에 쓰였는지 파악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행법에 따라 기부금은 '국가유공자 지원 계정' 하나로만 운영되고 있어, 모든 기부금이 이 계정에 모여 다른 재원과 섞여 버리기 때문입니다.
기부자가 특수임무 유공자나 제대 군인을 위해 써 달라고 해도 반영할 수 없는 구조인 겁니다.
보훈부는 지난해 기부에 대한 국민 참여를 늘린다는 목적으로 시행령까지 고쳐가며 지정 기부의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강정애/당시 국가보훈부 장관 : 보훈기금법에 시행령이 마련되지 않은 거를 2024년에는 이거(지정기부 근거)를 마련했고요. 이제 나라 사랑은 우리가 해야 할 차례입니다.]
여전히 보훈부 홈페이지에는 분야를 구분해 지정 기부가 가능한 것처럼 안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에 따라 지정 기부가 어려운 만큼 사실상 눈속임에 불과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이정문/더불어민주당 의원 : 시행령 정치의 연장 선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지정기부 등이 어렵다는 사실을 사전에 보훈부가 인지했음에도 국민에게 허위 사실을 홍보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보훈부 관계자는 "기부금은 수기로만 관리할 뿐, 사실상 세부 집행은 어렵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부 범위가 여전히 제한되는 것을 알면서도, 홍보 차원에서 시행령을 개정했다"고 했습니다.
[영상취재 김진광 영상편집 김지우 영상디자인 한새롬 곽세미 봉아연]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캄보디아 사망 대학생 "감금됐어, 돈 보내줘"…가족에 보낸 ‘SOS’
- 집도 안 보고 도장 꾹…"규제 전 막차 타자" 매수 문의 빗발
- [밀착카메라] 밤마다 나 몰래 걸린 태극기? 보수단체의 엇나간 나라 사랑
- "K팝, 복사 붙여넣기 역겹다"…뮤직비디오 표절에 분노 [소셜픽]
- "여학생 호감 거절했다가"…성추행 신고 당한 교사
- [단독] 함께 감금당한 피해자 "주범 리광호, 총까지 갖고 있었다"
- [단독] 정부, ‘구출 비협조적’ 캄보디아에 ODA 예산 재검토
- "다 파볼까 나도?…복수해야지" 국감장 울려퍼진 ‘김건희 육성’
- [단독] "진짜 큰일난다" 신고 막으려 집요하게…가족 종용한 ‘대학동기’
- 이진숙 "날 수갑까지 채워서…대통령에 밉보이면 당신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