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전쟁시대 이제라도 손봐야] (상) 30년된 공동주택 주차대수 기준
1996년 설정 기준 그대로 적용
세대당 최소 0.7대·최대 1.2대
올 차량 보유수 세대당 1.09대
전기차 충전시설 의무화에 가중


# 지난 추석 연휴 김포에 있는 친가를 방문한 김모(56) 씨는 주차 공간을 찾기 위해 약 10분을 헤맸다. 추석 연휴라 지방에 내려간 세대가 많아 공간이 넉넉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김 씨는 "이 아파트는 주차 공간이 부족할 때가 많다"며 "지하 주차장과 지상 주차장이 모두 있음에도 평일과 주말, 연휴를 가리지 않고 차량이 빽빽하게 차있다"고 말했다.
# 화성 한 아파트는 주차구역이 아닌 곳에도 차들이 줄을 서 있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이곳에 주차하지 말라"는 현수막을 붙여놨으나 주민들은 부족한 주차 공간 탓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지난 1996년에 설정된 아파트 및 공동주택 주차대수 기준이 아직도 적용되면서 세대 당 차량 보유 수가 늘어난 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더불어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의무화, 좁은 주차구역 표준규격 등 다른 문제도 겹치며 시민들의 주차 전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14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아파트 및 공동주택 주차대수 산정 기준은 지난 1996년 정해졌다.
세대 당 최소 주차대수는 1대, 전용면적이 60㎡ 이하는 0.7대다. 각 지자체는 여기에 20% 범위로 기준을 강화할 수 있어 최대 1.2대가 기준이 된다.
올해 9월 기준 경기지역 자동차 등록 대수는 668만8853대, 세대 수는 611만44세대다.
세대 당 차량 보유 수는 1.09대다. 20년 전인 지난 2005년에는 세대 당 차량 보유 수가 0.92대로 1대가 채 되지 않았다.
세대 당 차량 보유 수의 증가, 1인 가구의 증가 등 다양한 원인으로 차량 수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주차대수는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시설 의무화는 문제를 가중했다. 지난 2017년 500세대 이상 신축 주택단지는 주차대수의 1/50에 해당하는 개수 이상의 전기차 충전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지난 2022년에는 이를 강화해 의무 설치 대상 아파트가 100세대 이상으로 확대됐다.
차주들은 좁은 주차구역에 대해서도 불만을 가지고 있다.
주차구역 표준규격은 일반형 기준 너비 2.3m, 길이 5m였으나 지난 2019년부터 일반형 너비 2.5m, 길이 5m로 확대됐다.
조금밖에 늘어나지 않아 대형 차량 2대가 나란히 주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4월 국토교통부는 주차대수 기준이 현재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판단에 공동주택 법정 주차대수 기준 변경을 검토했으나 아직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추정현 기자 chu363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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