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수학문화관 정식 개관…‘K-MATH 헌터스’ 탄생
경북 역사·산업과 융합된 교육 공간…수학 싫어하는 아이도 끌어당긴다

"K팝 데몬 헌터스, 아니요 K-MATH 헌터스"
경북과학교육원(포항시 북구 우미길 93) 바로 옆에 위치한 '포항 수학문화관'은 14일 정식 개관식을 열며 새로운 교육 공간으로 탄생을 주목받았다.

이 수학문화관은 그동안 수학 학습욕구를 돋우기 위한 섬세한 설계가 돋보였다. 명칭부터가 달랐다.
1층에 각종 프로그램과 강의를 위한 파이실, 무한대실, 시그마실은 물론이고 4층까지 이어지는 계단마다 숫자와 분수 기호가 층층이 새겨졌다.

수학문화관은 단순히 수학 자체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산업과 역사, 실생활과 융합을 아울렀다.
수학을 싫어하거나 어려워하는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들을 위해 층별로 난이도를 설정해뒀으며 쉬운 더하기, 빼기부터 2차 함수 등에 이르기까지 점점 빠져들게 하는 학습 구간을 배치했다.

맨 꼭대기층인 4층까지 모든 코스를 정복하면 자연스레 성취감과 학습 욕구가 더해지도록 안배됐다.
일종의 쉼터에 집중한 1층을 지나가면 2층부턴 영유아도 즐길 수 있는 아장아장 놀이터, 안내데스크, 수학쉼터, 기획전시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서서히 두뇌를 가동하는 영역에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교과서나 문제집으로만 접하면서 흥미를 잃어가기도 한 수학이 이젠 이 곳 벽면에 위치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타지마할, 에펠탑, 불국사 등 유명 건축물 사진 속 곡선과 설계 비법에도 적용돼 있다는 '호기심 질문'들은 어린 학생들만 타켓층이 아니었다.
포항 수학문화관의 마스코트인 '수리와 노리'가 반갑게 맞이하는 가운데 학습장 입구 처음에 위치한 종이비행기 접기는 요즘 유튜브 트렌드도 접목한 흔적이 역력했다.

접기 방법에 따라 종이비행기의 체공시간과 거리가 달라지는 차이점에서부터 수학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
핫한 'K-MATH HUNTERS' 코너는 하회탈, 독도, 도산서원, 석가탑, 3D 오목을 묶어 체험을 통해 숫자 자체와 친해짐과 동시, 경북지역 고유의 역사와도 친근해지게 만드는 '학습 고리'를 형성케 했다.
첨성대 등 각종 역사 건축물의 높이와 폭, 구조를 통해서도 수학, 정확하겐 물리학과 기하학의 면모도 살필 수 있었다.
참여한 헌터스들이 '경북 수학 수호자'라는 임명과 함께 우리나라 조선시대 숙종 때 영의정이자 학자였던 '최석정'이 연구한 팔방 마방진, 사각 마방진, 도형 마방진은 오늘날 인기게임인 '스도쿠'와도 결이 같다.

방문 연령대 폭을 넓게 고려한 의도 속에 영유아들도 쉽게 숫자를 접할 수 있도록 동반 부모들을 위한 물품보관함과 푹신푹신한 매트 위에 상점나라와 요리마을 코너, 수학형 장난감들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벌집 블록 쌓기와 해양 도형 낚시까지. 소마큐브와 헥소, 펜토미노로 난이도별 동물 등 모양 만들기는 학습 감수성도 더했다.
3층은 원기둥, 원뿔 도형은 물론 거울 각도에 따른 공부와 착시현상도 배우게 했다.
그림자 놀이터, 이소룡의 '용쟁호투'를 떠올리게 하는 거울 미로에다가 숫자로 악보 만들기, 두 톱니바퀴가 회전해 곡선 만들기 등은 평소 수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격적으로 바라보게 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댄스 리듬게임인 '펌프 잇 업'도 약방의 감초다.

고층으로 올라가자 흥미가 이어지면서도 난도가 상향됐다.
수학이 POSCO 등 철강 제조 분야, 에너지산업에서의 이차전지 성능 최적화, 건축·재료 분야에서 극소곡면 응용 최적화, 물류 산업에서의 배송 경로 최적화에 살아 숨쉬듯 적용됨을 풀이했다.
터치모니터로 바람 벡터장을 그리거나, 화산재 확산을 모델링하는 수학 공식 풀이 등은 고학년 학생들을 주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면서도 '수학수사대' 코너와 스도쿠, AI 인공지능과 대결을 펼치는 피타고리아(기하학 원리 퍼즐), 섀도우메틱(빛과 그림자 원리 게임) 등 각종 놀이까지 자유로운 수학 놀이가 이어졌다.
질병 확산, 영화 CG, 빅데이터, 날씨 예측 등 수학을 가지고 다양한 사유를 유도하기도 했다.
탈레스, 데카르트, 케플러, 유클리드, 아르키메데스, 파스칼, 오일러부터 조선시대 수학자인 홍정하까지 위대한 수학자 코너는 위인들의 업적과 공로를 되새기게 했다.
기대가 크지만 당분간 단체 학생 관람을 예약받아 운영하게 되며, 운영 테스트를 거쳐 향후 일반 대중에게도 공개한다는 것이 포항 수학문화관 설명이다.
예약 문의는 포항 수학문화관(054-289-4311)로 가능하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포항 수학문화관 개관이 반갑고 기분이 좋다"며 "아이들이 뛰고 신나게 노는 공간이 생기게 됐다. 많은 이용을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