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대로 굳어지는 환율에 보험업계 헤지 비용·건전성 압박
외화 투자 비중 늘어나 유동성 관리 시험대
“환율 변동, 헤지 통해 직접적 영향 제한돼”
대신 헤지 비용·담보 소요 누적돼 압박 심화
![1400원이 넘는 고환율이 ‘뉴노멀’로 굳어지면서 보험업계의 환리스크 경보가 커지고 있다. 장부상 이익은 늘었지만, 헤지 비용과 담보 부담이 누적되며 유동성 관리가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시내 한 환전소에 환율이 표시돼 있는 모습. [연합]](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14/ned/20251014152342185asgx.jpg)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돌면서 고환율이 ‘뉴노멀’로 자리 잡는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이 국면에서 외화자산을 많이 보유한 보험사에는 양날의 칼이다. 환율 상승으로 장부 가치는 불어나지만, 실제 현금·비용 측면에서는 부담이 커진다. 환헤지 비용이 늘고, 만기마다 추가 담보·정산금 등 현금 소요가 늘어 유동성 관리가 까다로워지는 탓이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의 외화표시유가증권은 지난 7월 말 기준 103조946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93조314억원)과 비교해 10조9146억원(11.7%) 늘어난 규모다. 손해보험사의 외화표시유가증권이 30조원(6월 말 기준)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3.45배에 달한다. 생보사 유가증권 중 외화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4.5%에서 올해 15.5%로 1%포인트 상승했다.
외화표시유가증권은 달러·유로 등 외화로 표시된 채권과 주식 등을 말한다. 보험사가 해외 금리를 노려 투자하는 대표 자산이다. 생보사는 저금리 국면이 이어지며 해외 금리를 찾아 외화자산 투자를 늘려왔다. 하지만 환율이 급등하거나 변동성이 커지면 이 자산들이 오히려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고환율은 겉으로는 유리해 보인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가치가 자동으로 커진다. 예를 들어 1달러짜리 채권을 1300원에 샀다면, 환율이 1400원이 되는 순간 장부상 100원의 평가이익이 생긴다. 자산 총액이 늘면서 재무건전성 지표도 개선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업계는 평가이익의 착시로 본다. 환율 상승으로 외화자산 가치가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현금 부담과 비용이 동시에 늘고, 현금흐름은 별개라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보험사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부담은 환헤지 비용 증가다. 환헤지는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미리 환율을 고정하는 장치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규제와 손익 안정성을 위해 외화자산의 100% 안팎을 환헤지한다. 환헤지 비용은 원·달러 금리차와 시장 여건(베이시스) 등에 좌우되며, 환율·변동성이 높을수록 단가가 올라간다.
아울러 환헤지 계약은 만기가 있어 주기적으로 갱신(롤오버)해야 한다. 고환율이 길어질수록 만기를 연장할 때마다 비용이 누적된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헤지 롤오버 비용이 증가하며 정산금 유지를 위한 현금 소요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변동성 확대 시에는 추가 담보(마진콜) 요구가 늘어 원화 현금이 묶이는 경우도 잦아진다. 다른 투자나 운영에 쓸 여력이 줄어드는 만큼, 부정적인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환율 변동성 확대는 장부상 손익의 출렁임도 키운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가치는 늘지만, 이를 상쇄하기 위한 헤지용 파생 포지션에서는 반대로 평가손실이 난다. 외화자산 투자 규모가 클수록 환율 1원 변동에도 손익 폭이 커지고, 담보·정산금으로 묶이는 원화 현금도 늘어 운용 탄력성이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분기 손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핵심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에도 간접적 영향이 생길 수 있다. 킥스 비율은 가용자본에서 요구자본을 나누는 것인데, 환율 상승은 외화자산과 환헤지 포지션의 평가 변동을 키워 가용자본을 흔들 수 있다. 다만 업계는 통상 100% 가까운 환헤지를 하고 있어, 환율 자체의 직접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고환율 흐름 속 비용·유동성·손익 변동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보험업계는 수단·시점 다변화, 통화·만기 매칭 강화 등 환헤지 전략 재점검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외화 유동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고환율이 고착화할 때 스트레스 시나리오 점검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검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외화자산을 얼마나 많이 들고 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덜 흔들리게 관리하느냐”라며 “환리스크 관리 역량이 향후 실적을 가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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