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025결산-③수비]중심은 있었지만 균형은 무너졌다
-수비율 0.977·실책 123개, 리그 최하위
-내야는 조합 흔들, 외야는 조직력 붕괴
-포지션별 주전 확립·뎁스 강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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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2025 결산-수비 편 >
수비는 기록보다 기억에 남는다.
공 하나, 송구 한 번이 경기의 리듬을 바꾼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수비는 한마디로 균형이 무너진 한 해였다.
유격수와 중견수를 중심으로 버텼지만, 전체 완성도는 높지 않았다.
팀 수비율은 0.977로 리그 최하위, 실책 123개로 2년 연속 최다였다.
내야와 외야 모두 기대만큼의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팀 종합 수비 지표(RAA)를 보면 내야는 –2.33으로 리그 중위권, 외야는 –14.97로 최하위였다.
일부 포지션에서 노쇠화가 드러났고, 준비도와 전술적 완성도 부족이 맞물렸다.
저조한 수비력은 마운드의 부담을 키우며 경기 흐름까지 끊었다.
내야의 중심은 단연 유격수였다.
박찬호가 134경기를 소화하며 종합 RAA 3.03, Range RAA 2.74로 수비 라인을 지탱했다.
꾸준한 반응 속도와 안정된 송구로 중심축을 잡았고, 김규성도 백업 역할 속에서 수비 깊이를 더했다.
안방마님인 포수진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주전 김태군이 팀 수비 시스템의 두뇌이자 경기 리듬 조율자 역할을 맡았다.
안정된 포구와 블로킹, 투수진과의 호흡은 그 자체로 강점이었다.
수비 관련 종합 득점 기여도(RAA)에서 리그 2위다.
낙구 처리와 바운드 볼 대처 등 순간 반응에서도 민첩함이 돋보였다.
경기 흐름을 읽는 노련함은 마운드의 부담을 덜어줬고, 백업 한준수와의 체력 안배도 원활했다.
반면 나머지 포지션은 빈틈이 컸다.
3루는 김도영의 부상 이후 시즌 내내 ‘임시 조합’이 이어졌다.
초반엔 위즈덤이 주로 나섰고, 이후 변우혁·김규성·박민이 차례로 투입됐다.
시즌 막판에는 윤도현까지 가세하며 시기별로 주전이 바뀌는 실험이 계속됐다.
실책은 적었지만 잦은 교체로 포지션 간 호흡이 어긋났고 내야 전체의 리듬도 흔들렸다.
2루 역시 시즌 내내 주전이 고정되지 못했다.
김선빈이 중심을 맡았지만 체력 부담과 수비 범위 제한으로 풀타임 소화가 어려웠다.
김규성과 윤도현이 교대로 나섰으나 완성도는 높지 않았다.
더블플레이 지표(DP RAA)도 리그 7위에 그쳐, 병살 연결 과정의 세밀함이 다소 아쉬웠다.
1루도 사정은 비슷했다.
위즈덤과 오선우의 출전 비중이 컸지만 확실한 주전이라 보긴 어려웠다.
포지션 이동이 많아 밸런스가 흔들렸고, 실책은 리그 두 번째로 많았다.
수비율 역시 하위권에 머물며 내야의 불안이 누적됐다.
결국 KIA의 내야는 한 시즌 내내 ‘조합의 불안’을 안은 채 경기를 치러야 했다.
외야는 더 심각했다.
잦은 선수 변동에 더해, 실책은 물론 보이지 않는 실수와 본헤드 플레이까지 겹쳤다.
특히 좌익수는 실책 10개로 리그 두 번째로 많았고, 타구 판단과 송구 정확도에서 기복이 컸다.
멤버가 가장 많이 바뀌었고, 시즌 내내 가장 취약한 포지션으로 남았다.
우익수는 나성범 외에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리그 보살 2위는 분명 강점이지만, 움직임의 폭은 예년보다 확연히 줄었다.
신예들이 간헐적으로 기회를 잡았으나, 아직 경쟁 구도라 부르긴 어렵다.
그나마 중견수 김호령이 104경기를 소화하며 중심을 잡았다.
넓은 수비 범위와 안정된 포구는 불안한 외야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한 명의 헌신만으로는 리그 최하위 수준의 조직력을 메울 수 없었다.
센터는 버텼지만, 양쪽 날개는 흔들렸다.
결국 KIA의 수비 부진은 개인 실수의 차원을 넘은 구조적인 약점이다.
부상 여파가 겹쳤고, 잦은 로테이션과 교차 기용으로 인해 내·외야 간 호흡이 흔들렸다.
조직적인 커뮤니케이션과 상황 대응, 송구 연계에서도 완성도가 떨어졌다.
이제는 수비 시스템 전반을 다시 점검할 때다.
포지션별 주전 확립과 체력 안배를 위한 뎁스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수비 조직력과 포지션 간 연계를 다시 세우는 체계적 정비가 필요하다.
공·수 균형이 흐트러졌던 2025시즌의 교훈은 분명하다.
좋은 수비는 곧 강한 팀의 시작점이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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