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무대 밖, 또 다른 무대의 이야기…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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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무대 아래 허름한 분장실.
'고도를 기다리며'의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실체 없는 '고도'를 기다리듯, 에스터와 벨은 기약도 없이 무대 위에 설 날을 기다린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블라디미르 역을 맡았던 박근형과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김병철이 에스터 역으로 무대에 오르며, 벨 역은 이상윤과 최민호가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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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스터디(대체배우) 에스터와 밸의 하루 그려
박근형, 김병철, 이상윤, 최민호 등 출연…다음 달 16일까지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무대 아래 허름한 분장실.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 배역의 언더스터디(understudy·대체배우)를 맡은 에스터와 밸은 만약을 꿈꾸며 오늘도 오지 않을 기회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사무엘 베케트의 고전 '고도를 기다리며'를 미국 배우이자 극작가 데이브 핸슨이 오마주한 작품이다. 원작의 실존적 질문을 분장실이라는 공간으로 옮겨 유쾌하게 풀어냈다.
기다림으로 시작해 기다림으로 끝나는 두 언더스터디의 하루를 통해 삶의 반복과 불확실성을 오늘날의 시선으로 담았다.
언제나 그렇듯 아무 일 없이 공연의 막이 오르고 에스터와 밸은 커피 한 잔과 함께 대기를 시작한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실체 없는 '고도'를 기다리듯, 에스터와 벨은 기약도 없이 무대 위에 설 날을 기다린다.
텅 빈 기다림의 시간 동안 두 사람은 작품과 연기, 예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다소 우스꽝스럽고 장난스럽게 보이지만 이들이 주고받는 말에는 진지함이 묻어난다.
예술을 위해 이 일을 한다며 무대와 대사가 필요하다는 에스터의 말과 자신이 죽은 후에도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라며 이 세계에 뛰어들었다는 밸의 고백이 그렇다.

에스터는 관객 전용인 로비 화장실을 이용한 게 규칙을 어긴 일이라며 밸을 나무란다. 그러나 이로 인해 소속사가 생긴 밸은 기다림에 대한 공허함을 느끼며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고도'는 오지 않는다며 이 연극이 자신들의 이야기라면 대기실을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
잠시 대립각을 세웠던 둘이지만 결국 함께 무대를 기다리는 지하 분장실에 남아 반복되는 기다림과 혹시 모를 후회, 또 배우로서의 꿈과 희망을 논한다.

작품은 다음 달 16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스24에서 만날 수 있다.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블라디미르 역을 맡았던 박근형과 9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김병철이 에스터 역으로 무대에 오르며, 벨 역은 이상윤과 최민호가 연기한다.
정경아 기자 jka@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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