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00% 中 추가관세” 촉발 무역전쟁 숨고르기…“양국, 위험 너무 커”

구자룡 기자 2025. 10. 1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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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취소되면 시장과 기업 심리 쓰나미처럼 타격 입을 것”
“양측 모두 위험 커, 긴장 완화 동기 많아”
“美 연방정부 폐쇄로 내부 의견 조율 안된 것도 원인”
[샤름엘셰이크=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 시간)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가자 평화 정상회의에서 '가자 평화선언'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 휴전 중재국 정상과 함께 평화 선언에 서명했으며 휴전 협정 당사자인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 자리에 불참했다. 2025.10.14.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과 중국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갑자기 무역 갈등의 수위를 고조시켰다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무역 협상을 벌이고 있는 과정에서 파괴적인 충돌은 양국 모두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긴장을 완화하려는 동기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갑자기 격화된 무역 전쟁

중국이 지난 9일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불쑥 발표하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인 10일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12일 “무역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경 대응방침을 밝히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중국을 해치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동 평화협정 서명을 위해 이스라엘로 가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안에서도 취재진과 만나 “중국과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시진핑 주석과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는 매우 강인한 사람이고 매우 똑똑한 사람이다. 중국의 훌륭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10일 공언했던 ‘11월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여전히 갖고 있느냐’는 질문엔 “지금은 그렇다”면서도 “어떻게 될지 보자”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APEC 정상회의에서의 양국 정상 회담을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 모두 위험 커, 긴장 완화 동기 많아”

분석가들은 단기적으로 미국과 중국 간에 상호 긴장 완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파괴적인 긴장 고조의 악순환에 빠질 위기에 처한 세계 시장에 어느 정도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분석했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샤크 연구소의 방문 선임 연구원 스티븐 올슨은 “위험에 처한 것이 너무 많고, 정상회담이 취소되면 시장과 기업 심리가 쓰나미처럼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양측간 소강 상태의 배경을 설명했다.

올슨 연구원은 중국은 반도체, 미국은 희토류 등 양측 모두 수출 통제에 대한 완화를 원한다고 말했다. 올슨은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대두 구매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측 모두 잠재적으로 위험한 게임을 하고 있다. 이러한 위협, 조치, 그리고 대응책이 계속 쌓일수록 물러서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더 큰 규모의 협상이 실패한다면 관세 휴전을 또 연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쿼리 그룹의 중국 수석 경제학자 래리 후는 최근의 갈등은 주로 양측의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발생했으며 다양한 적대적 조치로 인해 양측 모두 배신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양측 모두 긴장을 완화하려는 동기를 갖게 된다”고 분석했다.

유라시아 그룹의 중국 담당 이사인 왕단은 중국의 반격을 촉발한 미국의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협력 부족과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연방 정부 폐쇄로 문제가 더욱 악화되었다고 말했다.

왕 이사는 “중국의 관점에서 볼 때 최근의 긴장 고조는 전적으로 미국이 도발한 것이며, 중국의 행동은 조정된 상호 대응”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미국이 트럼프의 100% 관세 위협을 실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되면 인플레이션, 시장 매도, 국내 정치적 반발이 촉발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트럼프-시진핑, APEC에서 만날 가능성 높아”

왕 이사는 “트럼프의 목표는 중국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댓가를 지불하는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지 징벌적 관세를 통해 완전한 시장 분리를 촉발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왕 이사는 “두 정상은 여전히 APEC에서 회동할 가능성이 높고, 내년 초에 무역 협정이 체결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상하이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소 우신보 원장도 양국 정상의 회담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고 관측했다.

우 원장은 “최근 움직임을 보면 중국이 카드를 가지고 있고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미국에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며 “앞으로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더욱 실용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런민대 국제학부 왕이웨이 교수는 최근의 긴장 고조가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정상이 회담을 갖게 하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질적으로는 대결을 통해 타협에 도달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는 경고”라고 말했다.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스인훙 교수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실질적으로 복종시키기가 너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고, 미국 농산물 구매 중단으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이 더 화가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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