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개입에도 원화 약세 장기화 전망…“연내 1450원선 가능성도”
수입·해외투자 수요 여전…원화 약세 구조적 부담
![[디지털타임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14/dt/20251014112247769oeuj.png)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급등세를 멈춘 원·달러 환율이 단기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시장에선 원화 약세 기조가 쉽게 꺾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무역갈등 완화 조짐에 단기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해외투자 관련 달러 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원·달러는 당분간 1420~1430원대에서 움직이다, 대외 변수가 악화할 경우 1450원선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14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25.8원)보다 1.9원 오른 1427.7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0.7원 오른 1426.5원으로 출발해 1420원대 중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전일 외환당국 개입으로 잠시 진정세를 보였지만, 장 초반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3일 장 초반 위험회피 심리 확산 속에 1434원까지 치솟으며 5월 2일(1440.0원) 이후 약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휴 직전인 지난 2일에 장중 1399.5원까지 떨어진 점을 고려하면 열흘 만에 환율이 34원 넘게 급등한 셈이다.
환율 급등의 불씨는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에서 비롯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에 반발해 “다음달 1일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무역 갈등 우려가 재부상했다. 여기에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와 기술주 과열에 대한 경계심이 겹치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됐다. 달러화는 안전자산 선호로 강세를 보였고 원화 가치는 빠르게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넘어 1430원대를 오르내리자 외환당국은 지난 13일 오후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구두개입에 나선 것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1400원 부근까지 올랐던 지난해 4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구두개입은 보유한 달러를 사고파는 실개입(직접개입)과는 다르게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환율 급등락을 줄이는 정책수단으로, 외환당국 구두개입은 중동 지역 정세불안으로 환율이 1400원 부근까지 오른 지난해 4월 16일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외환당국의 개입 이후 단기 급등세는 잦아들었지만, 환율을 끌어내릴 뚜렷한 요인이 없는 점이 부담으로 남아 있다. 시장에선 원화 약세 흐름이 구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외환당국이 강력한 구두개입을 단행하면서 시장 안정 의지가 확인됐다. 수출업체 네고 유입과 외국인 주식 순매수 전환이 맞물리며 환율 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거주자 해외주식투자 확대와 수입업체 결제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1420원대에서는 해외투자 환전 수요가 꾸준히 발생해 환율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며 “전반적인 위험선호 분위기 속에서도 큰 폭의 하락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1420~1430원대 높은 수준에서 등락할 전망”이라며 “단기적으로는 145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달 2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환율 흐름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급등한 환율이 물가보다 금융불균형 요인으로 부각되면서, 한은이 당분간 금리 인하에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0월 금통위에서는 금융불균형 이슈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할 것”이라며 “한은은 2% 내외의 인플레이션율 전망을 유지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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