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역대급 불장에도 공모주 시장 ‘썰렁’…4분기엔 훈풍 불까


역대급 불장에 공모주 시장도 훈풍이 불까?
지난 3분기 국내 증시는 역대급 활황을 보였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은 썰렁한 편이었다.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지난달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 기업인 에스투더블유(S2W)가 유일했다. 통상 9월이 비수기이긴 하지만 최근 5년 9월 평균 신규 상장 건수인 4.8건에 크게 못 미쳤다.
3분기(7~9월) 전체로도 공모주 시장은 한산했다. 3분기 전체 기업공개 기업 수는 26개로 과거(1999~2024년) 3분기 평균(31개)보다 적었다. 초기 중소∙벤처기업 전용 시장인 코넥스와 재상장 및 이전 상장, 기업 인수합병 목적으로 설립한 스팩(SPAC) 공모주를 제외하면 16개에 그쳤다.
무엇보다 시장의 관심을 확 끌 만한 ‘대어급’ 공모주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상장일 시가총액이 1조원을 웃도는 대어급은 대한조선(8월1일 상장)뿐이었다. 대부분은 1000억~4000억원대 중소형주들이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기업공개 제도 개편에 따른 영향이 작용했다고 진단한다. 지난 7월부터 증권신고서를 낸 상장 추진 기업은 상장일 이후 최소 15일간 주식을 보유하겠다고 약속(의무보유 확약)한 기관에 물량의 40% 이상을 우선 배정해야 하는 규정이 새로 도입됐다.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상장 직후에 대량 매도해 단기 차익을 챙기는 관행을 막자는 취지다. 상장 추진 기업 입장에서는 기관 물량 유치 문턱이 더 높아진 셈이다.
지난달 19일 상장한 에스투더블유는 새로운 규정이 적용된 첫 사례였다. 이 회사는 공모가(1만3200원) 대비 81.4% 오른 2만3950원에 첫날 거래를 마쳤다. 10월 첫 공모주는 잇몸질환 보조치료제 ‘이가탄’으로 잘 알려진 명인제약(10월1일 상장)이었다. 명인제약은 공모가(5만8000원)의 두배가 넘는 13만1100원에 거래를 마쳐 상장 첫날 ‘더블’을 기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는 공모주 비수기인데다 7월 이후 기업공개 시장에 새로 적용되는 다양한 규정들을 감안해 기업들이 관망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제도 개편 이후 상장 기업들이 비교적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4분기에는 공모주 시장이 보다 활기를 띨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기관 수요예측을 거친 16개 신규 상장기업 중 공모가가 상단에서 확정된 비율이 93.8%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공모가 상단 이상 확정 비율이 올해 1분기 65.2%, 2분기 88.9%로 점차 높아지면서 공모주 시장이 “과거 호황 수준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4분기에는 신규 제도 도입의 불확실성 때문에 상장 추진 일정을 미뤄왔던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인 대어급 기업의 상장 일정은 발표된 게 없지만, 중견급 기업의 기업공개가 증가할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4분기 신규 상장 후보군 중에서는 ‘아기상어’와 ‘베베핀’ 등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더핑크퐁컴퍼니의 발걸음이 빠르다. 이 업체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지난달 2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솔루션업체 노타, 첨단과학 응용산업 전문기업 비츠로넥스텍 등은 10월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디티에스(옛 동양티에스)와 세미파이브 등 준대어급 기업들도 심사 청구를 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기업공개 심사 청구를 한 기업은 디티에스 등 23곳, 심사 승인이 난 기업은 쿼드메디슨 등 7곳, 수요 예측이 예정된 기업은 에임드바이오 등 10곳이다. 수요 예측 예정 기업들의 공모 일정은 10월 말~11월 중순 사이에 몰려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공모주 시장도 관심을 기울여볼만 하다고 조언한다. 키움증권 분석을 보면, 연초 이후 9월까지 미국 내 기업공개 건수는 약 150건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고, 조달 자금도 약 270억달러로 12% 늘었다. 기술주 중심의 주가 강세와 금리 인하 기대, 규제 완화 등에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라는 진단이다.
국내 개인투자자로서는 직접 미국 기업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기 보다는 기업공개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게 안전하고 편리하다. 일부 국내 증권사가 제공하는 미국 공모주 청약 대행 서비스 등을 활용할 수 있지만, 조건부로 가능하며 절차도 다소 까다롭다. 또 상장 직후에는 초기 변동성이 큰 편이기 때문에 개별 종목 리스크를 분산하려면 이티에프 투자가 안전하다. 미국 기업공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이티에프로는 ‘르네상스 아이피오 이티에프’(IPO)와 ‘퍼스트 트러스트 이티에프’(FPX)가 대표적이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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