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자사주 일시소각시 삼성생명 유배당계약 지분 3천억대…과거 손해 이유로 ‘배당 불가’

삼성전자가 정부의 주식시장 밸류업 기조에 맞춰 자사주를 일시에 전부 소각할 경우, 삼성생명은 990만주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평가금액으로는 6000억~9000억원대에 이르며 유배당보험 계약자들에게 나눠줘야 할 몫은 최대 3000억대로 늘어난다. 회사 측은 그러나 과거 손실 등을 이유로 배당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삼성생명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삼성생명은 향후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전부 일시소각 할 경우,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매각해야 하는 삼성전자 주식이 990만주(0.17%)로 약 6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추산했다.
현행 금산법에 따라 금융사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총자산의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일시 소각해 발행주식 총수가 줄어들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의 비율(지분율)이 상대적으로 상승한다. 이를 10%로 맞추기 위해서는 삼성생명이 6000억대의 전자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뜻이다.
삼성생명은 이 중 유배당보험 계약자들에게 돌아갈 몫인 유배당계약 지분이 약 2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이는 삼성 측의 계산이다.
김 의원의 계산으로는 더 늘어난다. 김 의원은 현재 주가로 환산하면 매각 이익이 9000억원대, 유배당계약 지분이 3000억원대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삼성생명은 과거 유배당보험 상품으로 확보한 보험료로 삼성전자의 지분을 취득해 이에 따른 이익을 계약자들에게 배당해야 할 의무가 있다.
삼성생명 측은 그러나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가정할 경우에도 회계상 유배당계약자에 대한 배당 재원이 될 수 있는 ‘보험부채’로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판매한 유배당 보험상품의 운용수익률이 약정 이율에 미치지 못해 발생한 손실이 약 1조2000억원으로, 유배당계약 지분보다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에 배당 재원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과 관련 없는 다른 유배당상품까지 한데 묶어 결손을 계산해 적자 규모가 부풀려질 수 있다”며 “삼성생명은 과거의 손실을 내세워 계약자들이 이익을 공유받을 권리를 제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는 삼성생명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유지라는 현실적 필요를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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