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도 있다… 중국, 미국산 수입 끊어버려
트럼프 핵심 지지층 농민 타격

미·중 무역·관세 전쟁의 뇌관에는 반도체·희토류뿐 아니라 ‘콩’도 있다. 중국은 미국산 대두(大豆·콩)의 최대 수입국이었지만,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중국이 미국산 구매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미국 농가들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미국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9일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은 나와 논의하고 싶은 사안들이 있고, 나도 마찬가지인데 그중 하나가 대두 문제”라고 했다. 트럼프가 양국 정상이 논의할 핵심 문제 중 하나로 대두를 거론한 것이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대두와 다른 줄기 작물들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콩 싸움’이 이렇게 비화된 것은 대두가 양국 모두에 ‘여러 작물 중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 생산·소비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데, 돼지 사료의 핵심이 대두다. 또 볶는 요리가 많아 대두 식용유가 가정 필수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자체 생산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80% 정도를 수입에 의존한다. 지난해 중국의 대두 생산량은 2065만t이었는데, 수입량은 1억503만t에 달했다.
미국에 대두는 최대 농산물 수출 품목이자, 가장 돈이 되는 작물이다. 대두의 단위면적당 순이익은 밀의 5배다. 게다가 대두 주요 생산지인 미 중서부는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 기반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의미도 크다.
중국은 한때 미국산 대두 최대 구매국이었지만, 트럼프 집권 1기에 시작된 무역 전쟁 이후 브라질산 대두 수입량을 늘리며 수입처를 다변화했다. 중국의 대두 수입량 중 미국산 비율은 미·중 무역 전쟁 이전인 2016년 39.4%에서 지난해 21.07%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지난해 미국산 대두 수출량의 52%는 중국으로 갔다.
하지만 트럼프 2기 들어서 다시 관세 전쟁이 불붙자, 중국은 대두를 포함한 미국산 농산물에 34%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사실상 수입을 중단했다. 미 언론들에 따르면 올해 1~7월 미국의 대(對)중국 대두 수출 누적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했다. 중국은 5월 이후 미국산 대두 주문을 끊었고, 지난달 미국 농가가 대두 수확기에 들어갔는데도 구매 계약을 한 건도 체결하지 않았다.
중국 판로가 사실상 막히면서 미국의 올해 대두 수출은 23%가량 급감하고 대두 가격은 폭락했다. 이에 따른 미국 농가들의 피해는 커지고 있다. 농업 단체들은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사지 않는다는 불만을 백악관에 쏟아내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대두 싸움은 중국에도 득 될 것이 없기 때문에 양국 모두 정상회담이 열리면 어떤 식으로든 돌파구를 찾으려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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