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불참한 ‘가자 평화 회의’… 2단계 협상 벌써 먹구름
하마스 무장해제 놓고도 이견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논의하기 위한 정상 회의가 미국과 유럽 20여 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13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렸지만 정작 당사자인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는 회의에 불참했다. 이는 향후 평화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장면이다. 하마스와 이스라엘 양측은 최근 발효된 1단계 평화 협정에 따라 병력 철수, 인질 송환 등 휴전 절차 이행에 나섰으나 2단계 협상 쟁점에서 벌써부터 이견을 보이고 있다.
2단계 협상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 △하마스의 완전한 무장해제 △이스라엘군 철수 △국제 안정화군 창설 △팔레스타인 과도정부 수립 등이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1단계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의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12일 “전면적인 협상을 진행했다면 이런 결과(인질-포로 맞교환)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난제는 뒤쪽에 몰려있다는 얘기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하기 전까지 무장해제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쟁이 장기화되더라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마스 내부에선 더 큰 희생을 막기 위해 실용적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3월 하마스 수석 협상가 칼릴 알하이야는 미국 측에 무장해제를 조건으로 5~10년 휴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랍 중재국들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추가 군사 활동을 저지하는 한, 하마스를 설득해 부분적인 무장 해제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은 완전한 전쟁 종식을 위해 하마스의 무장 해제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앞서 “하마스는 외교를 통해서든 무력을 통해서든 반드시 무장해제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 휴전 협정이 성사되더라도, 완충지대를 포함해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스라엘군이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는 하마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주도하는 평화위원회를 꾸려 최종적으로 하마스가 아닌 팔레스타인 당국에 통치권을 이양한다는 트럼프의 제안에도 이스라엘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영국과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이 잇따라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나서자 네타냐후는 “팔레스타인 국가는 생겨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사회는 전후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PA)가 하마스를 대신해 가자지구를 통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에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PA의 무능, 반(反)이스라엘적 정책 등을 문제 삼으며 가자지구를 국제 감독하의 ‘비무장 완충지대’로 남겨 놓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트럼프가 내놓은 가자지구 평화 구상 20개 항목 중 1단계 협상에서 타결된 조치는 5~6개 정도다. 하마스 무장해제, 이스라엘군 철수 등 2단계 쟁점 사안이 우여곡절 끝에 타결될 경우 3단계인 팔레스타인 체제 안정화와 재건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해당 구상에는 미국이 중재해 양측의 평화적 공존을 위한 정치적 청사진을 마련하고, 팔레스타인의 숙원인 자결권과 국가 수립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결국 가장 까다로운 2단계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의 평화 구상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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