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대로 반응 터진 오디션 프로...'우리들의 발라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 [홍동희의 시선]
18.2세의 향수 소환, 오디션 예능의 공식을 다시 쓰다

(MHN 홍동희 선임기자) 젊은 목소리가 낡은 플레이리스트를 뒤흔들고 있다. Z세대의 아이콘인 10대 참가자들이 부모님 세대의 애창곡인 90년대 발라드를 부른다. 그리고 그 무대를 150명의 '탑백귀' 평가단이 숨죽여 지켜본다. SBS의 새 오디션 프로그램 '우리들의 발라드'는 그렇게 노래를 통해 세대를 잇는 방식으로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청률 6%를 돌파하고, 넷플릭스 예능 1위에 오르는 등 그 성공의 이면에는, 우리가 잊고 있던 '공감'이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숨어있다.

'경쟁' 대신 '공감', 오디션의 새로운 문법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오디션 프로그램은 '경쟁'이라는 키워드로 달려왔다. 더 화려한 퍼포먼스, 더 높은 고음, 그리고 더 잔인한 서바이벌. 하지만 '우리들의 발라드'는 정반대의 길을 택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누가 더 잘하는가'가 아닌, '누가 더 마음을 울리는가'에 있다.
그 중심에는 평균 연령 18.2세의 어린 참가자들이 있다. 이들은 아직 세상에 때 묻지 않은 맑은 목소리로, 자신들이 태어나기도 전의 노래들을 서툴지만 진심을 다해 재해석한다. 기술적으로는 부족할지 몰라도 그들의 노래에는 기성 가수의 무대에서는 느낄 수 없는 '날것의 감성'이 담겨있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시청자들은 자신의 잊혀진 추억을 소환하고, 참가자들의 사연에 깊이 몰입하게 된다.

'탑백귀' 150인의 시대, 전문가의 권위를 넘어서
'우리들의 발라드'가 보여준 가장 파격적인 실험은 단연 '150인 집단평가단(탑백귀)' 시스템이다. 몇 명의 전문가 심사위원이 모든 것을 결정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과 직업을 가진 150명의 '평범한 귀'들이 무대의 감동을 직접 평가한다.
이는 단순한 심사 방식의 변화를 넘어 '좋은 노래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 시스템 안에서 '좋은 노래'는 완벽한 고음이나 화려한 기교가 아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는가'로 평가된다.
추성훈 선수가 한 참가자의 무대를 보고 건넨 "나도 우리 딸에게 저런 아빠가 되고 싶다"는 투박하지만 진심 어린 심사평이, 그 어떤 전문가의 날카로운 분석보다 더 큰 울림을 주었던 것처럼 말이다. '탑백귀' 시스템은, 점수 경쟁 대신 '누가 더 마음을 울리느냐'에 대한 사회적 토론을 촉발하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싱어게인'과 '팬텀싱어' 사이, '우리들의 발라드'가 찾은 길
물론, '우리들의 발라드' 이전에도 좋은 음악 오디션은 많았다. JTBC '싱어게인'은 '재발견'이라는 키워드로 무명 가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었고, '팬텀싱어'는 크로스오버라는 장르의 매력을 대중에게 알렸다. 하지만 '싱어게인'이 '실력 검증'에, '팬텀싱어'가 '장르적 전문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우리들의 발라드'는 철저히 '대중적 공감'과 '스토리텔링' 에 집중한다.
이는 SBS라는 지상파의 강점과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OTT의 확장성이 결합되었기에 가능한 전략이다. TV 앞에서는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추억'을 공유하고, 넷플릭스를 통해서는 아시아권 시청자들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한국 발라드의 '감성'에 빠져든다. 실제로 방송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해외 팬들로부터 "언어는 몰라도 감정은 전달된다"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감정 연결'의 힘, 오디션의 미래를 묻다
물론 과제도 남아있다. '감성'에 기댄 포맷의 신선도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그리고 '공감'이라는 주관적인 잣대가 자칫 심사의 공정성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들의 발라드'가 보여준 성공은 K팝과 트로트로 양분된 오디션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자극적인 경쟁과 서바이벌에 지친 시청자들이 얼마나 '진심이 담긴 노래'에 목말라 있었는지를 증명했다.

'감정 연결'의 힘을 가진 오디션은 앞으로도 플랫폼(방송+OTT)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우리들의 발라드'의 진짜 성공 여부는 이 따뜻한 '공감의 혁명'을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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