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와 악재의 충돌… 깜짝 실적 발표 삼전 "11만전자 꿈일까"
가파른 상승세 탄 삼성전자 주가
4년 6개월 만에 ‘9만전자’ 돌파
‘11만전자’ 점치는 전망도 나와
삼성전자 14일 3분기 실적 발표
영업이익 12조1000억원 올려
5분기 만에 영업익 10조원 넘어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장에선 10만전자를 넘어 11만전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최근 바닥을 탈출한 주가 흐름만 보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럼 그 추이를 먼저 보자.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난 10일 4년 6개월 만에 9만원대를 넘어섰다.[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13/thescoop1/20251013224824810yeaq.jpg)
■ 부진의 늪 = 지난해 7월 8만8800원(장중)을 터치한 후 삼성전자의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세를 탔다.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삼성전자가 개발한 5세대 HBM인 HBM3E가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1년 넘게 통과하지 못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11월 14일 4만9900원을 기록하며 '5만전자'를 밑돌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삼성전자의 부진은 이어졌다. 상반기 내내 주가는 6만원대를 밑돌았고, 반도체 사업의 부진으로 2분기엔 '어닝쇼크'마저 겪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은 2023년 4분기(2조8247억원) 이후 가장 적은 4조6700억원에 그쳤다. 전년 2분기(10조4400억원) 대비 55.2%나 쪼그라든 실적이었다.
■ 반전의 발판 = 하지만 사상 최악의 실적 부진은 공교롭게도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7월 6만1000원대였던 주가는 8월 7만원대로 올라섰고, 9월 18일 8만원대(8만500원)를 돌파하며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10일엔 9만4400원을 기록하며 '9만전자'를 찍었다. 삼성전자 주가(종가 기준)가 9만원대를 웃돈 건 2021년 1월 12일(9만600원) 이후 4년 9개월 만이었다. 어닝쇼크의 실망감보단 실적 회복을 기대한 투자자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호재는 숱하다. 무엇보다 지난 7월 28일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칩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8월 7일엔 애플의 차세대 칩을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최근엔 오픈AI와 함께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700조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소프트뱅크 추진)'에 참여한다는 소식까지 나왔다.
물량 부족을 겪고 있는 D램 가격이 상승한 것도 삼성전자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22일 주요 고객사에 올해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을 5~10%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9월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이하 가격)은 8월 대비 10.53% 오른 6.3달러를 기록했다. DDR4 가격이 6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9년 1월 이후 6년 8개월 만이다.
지난 3월 D램 가격이 1.35달러였던 것을 감안하면 6개월 만에 4.6배 이상 오른 셈이다.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유악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반도체 판매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D램과 낸드 플래시의 수익성이 회복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파운드리 부문의 영업적자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상승세와 분기점 = 관건은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느냐다. 전망은 엇갈린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주가가 '11만전자'를 찍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반도체 부문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제시했다.
다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곳곳에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희토류 충돌'로 미중 무역협상이 비틀어진 건 나쁜 변수다. 지난 9일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히자, 미국은 다음날 11월부터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섰다. 미중 충돌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증시를 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13/thescoop1/20251013224826055qssl.jpg)
더구나 희토류는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필수 소재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장기화하면 반도체 생산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희토류발發 미중 갈등이 불거진 13일 삼성전자의 주가가 장중 3% 넘게 빠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17% 떨어진 9만3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나쁜 변수는 또 있다. 특허 소송 논란이다. 1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동부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미국 업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4억4550만 달러(약 6300억원)의 배상금을 내라고 평결했다. 배심원단의 평결은 미국 사법 절차상 1심 단계에 불과하지만 삼성전자가 특허를 침해해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낼 수도 있다는 것 자체가 주가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1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던 만큼 3분기 실적은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을 결정 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참고: 14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액은 86조원으로 지난해 동기(79조1000억원) 대비 8.7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9조1800억원)보다 31.8% 증가한 1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0조원대를 회복한 것은 지난해 2분기(10조4400억원) 이후 5분기 만이다.]
과연 삼성전자는 숱한 우려를 극복하고 '10만전자'를 넘어 '11만전자'까지 상승할 수 있을까. 14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4% 오른 9만5300원으로 출발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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