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통합돌봄’ 시행 5개월 앞인데…지자체 46곳 국비 지원 ‘0원’

“통합돌봄서비스 시행이 5개월밖에 남지 않았는데, 저희 구는 국비를 300만원밖에 받지 못합니다. 저소득층 노인과 퇴원 환자, 장기요양 등급자까지 통합돌봄 대상자를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요. 민간 후원 등 외부 지원 없이는 사업을 할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서울 한 자치구 관계자)
법 제정에 따라 내년 3월 전국적으로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사업’이 시행되지만, 부족한 예산 탓에 지방자치단체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의료와 복지, 주거 개선을 하나로 연결하는 우리나라 복지제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통합돌봄서비스가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통합돌봄 사업과 관련해 국비를 한푼도 지원받지 못하는 지자체가 서울 영등포구, 경기 안성 등 46곳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내년 지역돌봄서비스 확충 예산으로 국비 747억4천만원을 책정했다. 부족한 예산 탓에 재정자립도 하위 80%에 해당하는 183개 지자체를 세 등급(A·B·C)으로 나눠 차등(국비 보조율 30~50%, 4억~10억원)으로 지원한다.
국비 지원이 적어, 기존에 통합돌봄 시범사업을 하던 지자체는 오히려 예산이 삭감되는 사례도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정부 지원을 받아 시범사업을 해왔는데, 본사업에서 국비 보조율이 50%로 줄었다”며 “서비스를 최소한만 해야 하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취약계층이 많은 곳은 기존에 나가는 복지 예산만으로도 힘겨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앙정부 예산 지원뿐만 아니라, 지자체의 통합돌봄 준비도 미흡하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료를 보면, 전국 229개 시군구 중에서 통합돌봄 전담 조직이 구성된 곳은 78곳(34.1%)에 그쳤다. 서비스 시행에 기본이 되는 관련 조례가 제정된 곳도 58곳(25.3%)에 머물렀다.
변재관 한일사회보장정책포럼 대표는 “현재 예산으론 통합돌봄 시범사업을 하는 지자체(12곳)에서 시행 중인 식사 지원, 주거편의서비스, 병원 동행, 퇴원 환자 지원 등을 축소하거나 추진하기 불가능하다”며 “이대로는 통합돌봄서비스를 전국에서 시행한다는 ‘선언’으로만 그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진숙 의원도 “국비 보조율을 현행 30~50%에서 최소 70%까지 높여야 한다”며 “특히 초기 3년은 중앙정부가 기반을 조성하고 이후 지방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돌봄서비스 확충 예산 차등 지원은) 재정당국과 협의해 재정 여건이 어려운 지자체가 인프라를 쉽게 확충하도록 한 조처”라며 “미포함된 지자체도 포함될 수 있도록 국회 심의 과정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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