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美관세 악재에도 전장·생활가전 선전

3분기 잠정 영업익 6889억원
시장 전망치 10%이상 웃돌아
관세·희망퇴직 등 수익성 부담
전장 등 B2B '질적 성장' 집중

LG전자가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3·4분기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發) 관세 부담,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위기 대응력을 입증한 셈이다. 특히 전장(자동차 전자장치) 등 기업간거래(B2B) 중심의 사업이 수익성을 견인하며 '질적 성장'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는 올해 3·4분기 연결 매출 21조8751억원, 영업이익 6889억원을 잠정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8.4% 감소했다. 다만 매출액은 역대 3·4분기 중 두 번째로 높고, 영업이익은 최근 시장 전망치(6005억원)을 10% 이상 상회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대미 관세 부담 본격화와 희망퇴직를 비롯한 비경상 요인 등이 수익성에 부담을 줬지만 기존 주력사업인 생활가전 영역이 사업 경쟁력과 시장 지위를 공고히 유지했고, 전장을 비롯한 B2B 중심 사업이 고르게 선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생활가전 사업은 미국 수출 물량의 관세 부담,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 등이 이어지고 있지만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지배력을 유지 중이고 볼륨존(중저가 제품 시장) 영역에서도 안정적 성과를 보였다.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TV를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업황 불화에 따른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을 인식했다. 경쟁 심화로 마케팅비도 증가했다. 향후 LG전자는 웹OS 플랫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수익구조 다변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전장 사업은 3·4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가 수익성에 크게 기여했다. 사업 모델은 제품에서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램프, 전기차 구동부품 사업도 사업구조 효율화에 속도가 나는 만큼 높은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향후 안정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냉난방공조 사업은 상업용 공조시스템 및 산업·발전용 칠러를 앞세운 미래 사업기회 확보에 매진한다. 최근 북미, 중남미, 중동,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 대규모 수주가 이어지는 등 성과가 차츰 가시화되는 만큼 이를 레퍼런스로 삼아 사업의 잠재력을 지속 확대해 간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 데이터센터향 액체냉각 솔루션의 상용화 역시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 측은 "전장·냉난방공조 등 B2B, 구독과 웹OS 등 비하드웨어 중심의 질적 성장 영역에 집중해 사업 펀더멘털을 강화하고 있다"며 "인도법인 상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도 계획 중인 만큼 사업 체질 개선과 미래 성장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