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연락 두절” “아들이 감금된 듯”… 전국서 쏟아진 ‘캄보디아 실종’ 신고

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납치·감금 사건이 공론화된 13일 전국에서 캄보디아 납치·실종 신고가 대거 알려졌다.
앞서 경북 상주 출신의 대학생 A(22)씨가 지난 8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2주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현지 범죄 조직에 감금돼 고문받다가 고통을 못 이겨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A씨를 꾀어 캄보디아로 유인한 A씨의 대학선배 홍모씨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북경찰청은 경북 상주에서도 캄보디아로 출국한 30대 남성 B씨가 해외 범죄 조직에 납치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지난 8월 19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고, 닷새 뒤인 24일 텔레그램 영상 통화로 가족에게 “2000만원을 보내주면 풀려날 수 있다”고 말한 뒤 다시 연락이 끊겼다. B씨의 가족은 발신 번호가 확인되지 않는 협박성 문자메시지도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태국 통해 캄보디아 갔다가 연락두절
대전에서도 베트남으로 출국한 20대 남성이 캄보디아로 입국했다가 연락이 두절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전경찰청은 “동남아로 출국한 오빠 C가 캄보디아에 있는 것 같은데 수개월째 연락 두절이다”라는 동생 의 실종신고를 접수하고 신원 파악에 나섰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20대 C씨는 지난 2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사업 구상하러 베트남에 간다’,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캄보디아에서 텔레마케팅 사업을 할 것 같다’ 등의 연락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출입국 기록을 통해 C씨가 지난 2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C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충북 음성에서도 20대 남성 D씨의 부모가 지난 9일 “아들이 캄보디아에 감금된 것 같다.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D씨의 부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이 동갑인 남성 지인 2명과 함께 캄보디아로 여행을 갔다가 프놈펜의 한 건물 안에서 감시받고 있다고 카카오톡으로 연락해왔다”면서 “자신들의 통장이 자금세탁에 이용되고 있어 계좌가 정지되면 신변이 위험해질 수 있으니 계좌를 잘 간수해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D씨는 지난 8월 6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행한 지인 2명의 정확한 신원과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광주 광산경찰서도 지난 8월 20세 남성 E씨가 연락되지 않는다며 가족으로부터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출입국 기록을 통해 E씨가 두 달 전 태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행방을 쫓고 있다. 특히 가족들에게 모르는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 와 ‘살려달라’고 말한 뒤 전화가 끊기자 범죄 연루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駐캄보디아 대사관 전화하니 “당사자 신고가 원칙”
대구 달서경찰서는 30대 남성 F씨의 아버지는 지난 12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F씨는 지난 9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한 뒤 “중국인들과 같이 일을 하고 있으며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메시지를 끝으로 가족과 연락이 두절됐다. F씨의 아버지는 같은 날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아들의 실종 사실을 알렸으나 “당사자가 위치한 곳을 알리고 신고하는 게 원칙”이라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 원주에서는 지난 6월 “캄보디아로 돈을 벌러 간 오빠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20대 후반 G씨 가족의 실종 신고가 들어왔다. G씨는 지난 6월 8일 오후 7시쯤 인천국제공항에서 캄보디아로 홀로 출국한 뒤 이튿날 가족과의 통화를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이후 석 달이 지난 지난달 17일 가족이 G씨 지인을 통해 G씨 신변에 이상이 없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그 뒤로 현재까지 약 한 달간 또다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G씨 가족은 경찰에 “오빠의 계좌를 정지해야 한다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의 전화를 받았다”는 취지로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에서도 20대 청년이 현지 범죄 조직에 감금됐다가 수천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주고 풀려나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H씨는 대출을 받기 위해 부산에 갔다가 지난 6월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이후 신원불상의 인물을 통해 드문드문 연락이 닿던 H씨는 지난 8월 갑자기 귀국했다. H씨 부모는 경찰에 “H씨 몸값으로 3500만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요구받았고, 이를 지불해 풀려나게 됐다”고 진술했다. H씨는 현재 정신적 충격을 받고 치료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에서는 캄보디아에서 범죄 조직에 통장을 빌려준 뒤 거래가 중지되자 국내로 들어와 은행을 방문했다가 붙잡힌 3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30대 I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I씨는 캄보디아로 돈을 벌러 갔다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에 연루돼 자신의 계좌를 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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