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혁훈의 아그리젠토] 현실로 다가온 인공지능 축산

정혁훈 전문기자(moneyjung@mk.co.kr) 2025. 10. 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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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석 명절을 지내다 보니 평소보다 고기를 많이 먹었다.

그런데 육류를 공급해주는 축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것 같다.

가축 분뇨로 인한 냄새 등 환경오염 문제와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축산업에 원죄가 있어서일 것이다.

일부 극단적인 사람들은 좁은 국토에서 너무 많은 가축을 기르는 것 아니냐며 축산업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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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농업 생산 40%가 '축산'
소비 늘지만 환경오염은 과제
최근 열린 'AI 축산대회' 눈길
AI가 주변환경 스스로 분석해
악취 줄이고 소 이상징후 파악
축산 선진국 유럽도 AI는 미비
韓, 인공지능 앞세워 추격 기회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긴 추석 명절을 지내다 보니 평소보다 고기를 많이 먹었다. 가족들과는 양념갈비와 수육을, 그리고 지인들과는 치맥을 즐겼으니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를 전부 먹은 셈이다. 만약 이런 육류가 없었다면 우리 식단이 얼마나 빈약했을까. 그런데 육류를 공급해주는 축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것 같다. 가축 분뇨로 인한 냄새 등 환경오염 문제와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 문제에 있어 축산업에 원죄가 있어서일 것이다. 일부 극단적인 사람들은 좁은 국토에서 너무 많은 가축을 기르는 것 아니냐며 축산업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그러나 축산업은 우리 농업을 지탱하는 매우 중요한 축이다. 국내 농업 전체 생산액에서 축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41%에 달한다. 품목별로 보더라도 연간 생산액 1위는 돼지다. 대략 9조원을 조금 넘어선다. 생산액 8조원 수준인 쌀이 2위, 4조4000억원인 한우가 3위를 차지한다. 국민 1인당 소비량에서도 이미 육류가 쌀을 제친 지 4년이 됐다. 한국인의 주식이 쌀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형편이 됐다.

그렇다고 해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축산업을 지금 이대로 유지하자고 하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어떤 식으로든 축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농업계 앞에 놓여 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최근 충북 청주에서 열린 '스마트축산 인공지능(AI) 경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보여준 AI 기술은 한국 축산업의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한 젊은 여성 축산인이 발표한 악취 제어 솔루션은 AI를 활용해 농장의 냄새를 가장 효율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었다. 그는 많은 농장이 악취 저감 장비가 있어도 전기료 부담 때문에 가동을 꺼리는 현장의 문제와 함께 같은 농장이라 하더라도 날씨와 기압, 풍향 등 여러 가지 변수로 냄새 정도가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녀가 개발한 AI 알고리즘은 다양한 환경 변수와 주변 인구 분포를 분석해 냄새로 민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때 악취 저감 장비를 자동으로 가동시킨다. 이에 악취로 인한 민원이 언제 발생할지 몰라 노심초사하던 농장주들은 걱정을 덜고 농장 관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한 지자체는 축산 농가별로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메탄가스, 이산화질소 등을 측정하는 센서를 설치한 뒤 대기오염 물질 발생량을 정밀 측정할 수 있는 AI 예측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해당 지자체는 이제 농가별 특성을 분석해 자체적인 저감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집중 지원해주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게 됐다.

한 스타트업은 농장주가 직접 눈으로 관찰하지 않아도 AI 카메라가 소의 체온이나 움직임으로 이상 징후를 파악할 수 있는 탐지 시스템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임신한 돼지의 경우 너무 마르거나 찌지 않고 적절한 체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카메라가 임신돈 체형을 자동 측정해주는 정밀 체형 관리 솔루션을 소개한 다른 업체는 곧 해외 수출을 앞두고 있다고 공개해 박수를 받았다.

이런 AI 기술들은 축산 선진국인 유럽보다 우리나라가 더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기술은 축지법처럼 유럽과의 축산 격차를 빠르게 줄일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마치 중국이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바로 QR코드로 가면서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세계 최강으로 부상한 것처럼 우리나라 축산업이 AI를 활용해 유럽을 능가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정혁훈 농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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