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아이들 학교 도서관에 '리박스쿨' 책들 꽂혀있다

윤유경 기자 2025. 10. 1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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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국정감사] 리박스쿨 추천도서 2종 초·중·고 802권 비치
국립도서관 4곳, 시·도 공공도서관 175곳에도 도서 비치 중
손솔 의원 "교육 자율성 문제 넘어 공공성 훼손, 폐기 조치해야"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 리박스쿨 사무실. ⓒ연합뉴스

극우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이 추천·활용하는 어린이 도서가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여전히 총 802권 비치되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손솔 진보당 의원이 공개한 문화체육관광부 및 17개 시·도 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리박스쿨 추천·활용 도서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 전쟁 이야기>가 전국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 총 802권 비치되어 있었다. 해당 책들은 국립도서관 4곳,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공공도서관 175곳에도 비치되어 있었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의 이름을 따 설립된 극우 성향 역사교육 단체로 이 책 등을 교육용 추천 목록에 포함시켜왔다.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 대통령'으로 추앙하고, 그의 독재와 3·15부정선거, 4·19혁명 유혈 진압 등 중대한 과오에 대해선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는 등 역사 왜곡적 서술을 담고 있어 논란이 일었다. 제주 4·3과 여순사건을 '반란'으로 규정하고 군경에 의한 민간인 학살을 암세포를 죽이는 '방사선 치료'에 비유하는 등 왜곡된 역사관을 담았다.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 전쟁 이야기>도 이승만 전 대통령의 농지개혁을 일방적으로 미화하는 등의 내용으로 논란이 됐다. 해당 도서들에 대해 국사편찬위원회는 6·25 전쟁 피해를 축소하고,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일부 왜곡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도서들의 역사 왜곡 사실이 알려지며 부산·경남·울산·전북·광주·전남 교육청은 해당 도서를 폐기하거나 폐기 예정에 있는 가운데, 서울·경기 등 일부 교육청은 해당 도서를 여전히 비치하고 있으며 열람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었다.

특히 해당 도서 비치 수가 가장 많은 경기 지역은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를 239개 학교에서 269권 비치하고 있었고,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전쟁 이야기>를 80개 학교에서 91권 비치하고 있었다. 그 뒤를 잇는 서울 지역은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를 116개 학교에서 150권,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전쟁 이야기>를 38개 학교에서 45권 비치하고 있다.

문체부가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 공공도서관 1296개(2024년 기준) 중에서는 총 175곳이 해당 도서들을 비치하고 있었다. 도서별로 각각 나눠보면, 87개 도서관이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를, 103개 도서관이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전쟁 이야기>를 비치하고 있었다. 지역별로는 경기, 서울 등 공공도서관이 많았고, 전북, 제주, 광주는 한 권도 비치하지 않았다.

한편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리박스쿨 관련 도서를 폐기하거나 열람 제한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국립도서관은 해당 도서를 비치하고 열람을 제한하지 않고 있었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을 제외한 국회도서관(5권),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2권), 국립중앙도서관(2권), 국립세종도서관(4곳)은 총 13권의 도서를 비치하고 있었다.

손솔 의원은 “리박스쿨 도서는 이미 극우 단체의 역사관을 주입하는 교재로 활용된 바 있으며, 교육청과 지자체가 폐기·제한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국립기관이 오히려 이를 보존·열람하도록 하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국립도서관은 단순히 자료 보존을 넘어 공공성이 강한 기관으로서 역사 인식의 기준을 제시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회 교육위원회 청문회를 거쳐 역사 왜곡과 정치선전 성격이 명확히 드러난 도서를 여전히 학생들이 접하도록 하는 것은 교육 자율성의 문제를 넘어 공공성의 훼손”이라며 “교육청과 지자체는 학내외 교육자료의 검증과 관리 기준을 통일적으로 마련해야 하며, 중앙 정부의 책임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한 문체부에 대해서도 “단순히 각 기관의 자율에 맡길 것이 아니라 역사 도서의 공공도서관 비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며 “이미 문제가 확인된 도서에 대해서는 국립도서관에서 우선 폐기 및 열람제한 조치를 취하도록 지침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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