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촉발지진 손배소송, 대법원 본격 심리 국면 돌입

곽성일 기자 2025. 10. 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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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불속행 기각’ 기간 넘겨 법리 검토 착수, 국가 책임 범위 쟁점
포항시 공익소송비용 지원·자문단 운영, 시민 권리 보호 총력 대응
▲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연합

포항 촉발지진 손해배상 소송이 대법원에서 본격적인 심리 국면에 들어섰다.

상고기록 접수 후 4개월 이내에 사건을 간이 절차로 기각할 수 있는 '심리불속행 기각' 가능 기간(6월 11일~10월 11일)이 경과하면서, 대법원이 사건의 본질에 대한 실질적 법리 검토에 착수할 전망이다.

대법원은 통상 1·2심과 달리 사실관계를 다시 판단하지 않고, 법령 해석의 중대한 오류나 절차상 위법이 있을 경우에만 본안 심리에 나선다. 따라서 이번 사건이 '심리불속행 기각'을 넘겼다는 것은, 법원이 포항지진의 원인과 국가 책임 범위, 손해배상 기준 등에 대해 보다 깊은 법리적 판단을 진행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포항시는 지난해 항소심 패소 이후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시는 시민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시민 안내센터'를 설치하고, 판결 이후 절차와 보상 범위 등을 직접 안내했다. 전화·대면 상담 창구도 병행 운영하며 시민 혼란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법률적 대응도 대폭 강화했다. 포항시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를 추가로 선임하고, '포항시 공익소송 비용지원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학계·법조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과 지역 변호사회 간담회를 통해 상고 논리를 보완했으며,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공개 토론회도 잇따라 열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제 대법원이 본격적으로 사건의 본질을 심리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시민의 권리가 정당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시민 측 대리인인 김창석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전 대법관)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손해배상 소송을 넘어, 국가 정책의 책임성과 시민 안전 보장의 원칙을 다시 세우는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며 "대법원이 충분한 심리를 통해 정의롭고 합리적인 결론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법조계는 이번 상고심이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인재(人災)'로 규정된 포항지진의 법적 책임을 국가 차원에서 어디까지 인정할지에 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법원의 판결 결과는 향후 지열발전 등 대규모 국책사업의 안전관리 기준과 국가 배상 책임 범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