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관제사 ‘과부하’… 1명이 항공기 수십대 동시 통제
운항 가장 많은 오전 8~9시·오후 5~6시
한 명이 40~80대 실시간 통제 인력난 심각
정부 대책 제자리걸음… 안전 사각 방치

인천국제공항 관제사 1명이 수십 대의 항공기를 동시에 통제하는 등 현장 과부하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정부의 대책은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항공 안전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배준영 국회의원(인천 중·강화·옹진)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 관제탑 등 항공관제 인력의 평균 결원율은 지난 2024년 기준 1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가장 많은 오전 8~9시, 오후 5~6시 사이 평균 항공기 이동 횟수는 각각 81.1회, 79.2회에 이른다. 그러나 이를 관리하는 인력은 8명 뿐이다. 관리자와 교대자, 휴식 인력 등을 제외하면 실제 관제 인력은 1~2명에 그친다. 결국 관제사 1명이 1시간 동안 40~80대의 항공기를 실시간으로 통제해야 하는 셈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9년 자체 진단에서 항공교통관제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야간근무와 장시간 연속근무 등으로 피로 누적이 심각하며,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기준에 비해 서울·김포·인천공항의 관제 인력이 63%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인천공항 관제탑과 인천항공교통관제소의 인력은 지난해 122명에서 올해 상반기 126명으로 고작 4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지난 8월 출범한 ‘관제 서비스 역량 강화 태스크포스(TF)’는 2개월이 넘도록 의견수렴 외에는 정식 회의가 한 차례도 열리지 않는 등 국토부 차원의 대책이 사실상 멈춰 있다는 지적이다.
배 의원은 “2020년 팬데믹 이후 급증한 교통량으로 이미 관제사들이 업무 한계치에 도달했다”며 “그럼에도 업무량·교신 빈도·피로도를 수치화한 업무강도 기준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제 인력 결손, 기준 미비, TF 기능 부재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시스템이 내는 경고 신호”라며 “관제 시스템이 인력 부족과 구조적 방치 속에 흔들리면 단 1번의 오류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 의원은 “항공안전의 최전선인 항공관제 업무가 ‘사람은 못 쉬는 구조’로 내몰리는 현실이 항공안전의 구조적 위기”라며 “정부가 관제기준 정립과 인력 충원, TF 정상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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