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재판서 계엄 당일 대통령실 CCTV 공개

최경진 2025. 10. 1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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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위원 모인 대접견실서 문서 읽는 모습 찍혀…특검, 50여분 증거조사
재판부 “국무총리로서 국민을 위해 어떤 조처 했나”…韓 “계엄 반대했다”
▲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 사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재판에서 군사기밀로 분류된 12·3 비상계엄 당일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이 일부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13일 한 전 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 사건 2차 공판에서 대통령실 CCTV 증거조사를 진행했다.

내란특검팀은 대통령 경호처가 ‘일부 영상 공개가 가능하다’는 공문을 발송함에 따라 재판부에 중계 허가를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3∼4일 촬영된 대통령실 5층 대접견실 내부와 외부 복도 등 CCTV 영상 32시간 분량 중 주요 장면을 선별해 약 50분간 재생했다. 특검팀은 재판 효율성을 위해 공소사실과 관련된 부분을 편집해 파워포인트(PPT) 형태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에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당일 국무회의 장소에 있던 계엄 관련 문건을 챙겨 다른 국무위원들과 돌려보는 장면이 담겼다. CCTV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9시 10분쯤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 계획을 들은 뒤 대접견실로 이동했다.

그는 문건 2개를 손에 들고 있었으며, 오후 9시 47분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김영호 전 통일부 장관 등과 해당 문건을 돌려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오후 10시 44분쯤에는 상의 안주머니에서 또 다른 문건을 꺼내 읽는 장면도 확인됐다.

특검은 “김용현 전 장관이 총리에게 특별지시사항 문건을 전달했다고 진술했으며, 이는 대통령의 특별지시가 담긴 문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전 총리가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정황도 CCTV에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대접견실에서 참모들에게 지시를 내린 뒤 오후 10시 42분쯤 집무실로 복귀하는데, 이때 이상민 전 장관에게 전화하는 듯한 손동작을 보였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단전·단수 조치를 확실히 하라는 의미로 신호를 보냈고, 한 전 총리가 이를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고 밝혔다.

오후 10시 49분쯤 국무위원들이 퇴실한 뒤에도 한 전 총리는 이 전 장관을 붙잡고 약 16분간 문건을 돌려보며 논의하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또한 비상계엄이 해제된 12월 4일 오전 5시 18분쯤 강의구 전 실장이 결재판을 들고 한 전 총리에게 다가가는 장면이 포착돼, 사후에 계엄 선포 문서를 작성하려 한 정황으로 해석됐다.

특검은 위증 혐의와 관련해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김용현 전 장관이 이상민 전 장관에게 문건을 전달하는 것을 본 적 없다’고 증언했으나, CCTV에는 12월 3일 오후 10시 16분쯤 김 전 장관이 문서를 건네주는 장면과 이를 목격하는 한 전 총리가 명확히 나온다”고 강조했다.

CCTV에는 이 밖에도 한 전 총리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출석 독촉 전화를 거는 모습, 윤 전 대통령의 계엄 필요성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그리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장관, 송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에게 사후 부서 배정을 논의하는 듯한 장면도 포함됐다.

증거조사 후 한 전 총리는 “기억이 없는 부분도 있다”며 “변호인과 상의해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게 “비상계엄은 국민의 생명·안전·재산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고, 당시 경찰과 무장 군인이 투입된 사실이 확인됐다”며 “그런 상황에서 국무총리로서 국민을 위해 어떤 조치를 했나”라고 물었다.

이에 한 전 총리는 “전체적인 계획을 전혀 알지 못했으며, 비상계엄이 경제나 대외 신인도에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 반대했다”고 답했다. 이어 “더 많은 국무위원이 모이면 모두 반대할 것이라 생각했고, 국무위원들이 확실히 의견을 내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무장 군인 출동을 막기 위한 조치를 했는지를 묻는 것”이라 재차 질의하자 한 전 총리는 “국무회의를 통해 국무위원들이 입장을 밝히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며 “국민의 일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국정 2인자로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견제하지 않고 내란을 방조한 혐의로 지난 8월 29일 불구속 기소됐다.

또 최초 계엄 선포문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 선포문을 작성·폐기한 혐의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위증한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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