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의 역사' 신은수 "나만 바라봐주는 유머 넘치는 남자가 이상형"[인터뷰]

배우 신은수 ⓒ매니지먼트 숲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고교생들의 풋풋한 첫사랑을 상큼하고 발랄하게 그린 영화인 '고백의 역사'의 주연을 맡은 신은수는 방금 영화속 박세리가 튀어나온듯한 밝고 청순하고 명랑한 모습이 가득한 배우였다.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극중 김현같은 인기짱인 남성은 싫다. 나만 바라봐주는 유머 감각 있는 남자가 좋다"며 인기 많은 남성과는 절대 사귀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영락 없는 깨발랄 20대 초반 여배우다. 대답 한마디 한마디에서 발랄한 에너지와 밝은 공기가 묻어난다.  

넷플릭스 영화 '고백의 역사'는 1998년, 열아홉 소녀 박세리(신은수)가 일생일대의 고백을 앞두고 평생의 콤플렉스인 악성 곱슬머리를 펴기 위한 작전을 계획하던 중 전학생 한윤석(공명)과 얽히며 벌어지는 청춘 로맨스물이다. 신은수가 연기한 박세리는 1998년 부산에 사는 악성 곱슬머리가 인생 최대 고민인 여고생이다. 짝사랑을 많이 해온 세리는 곱슬머리를 긴 생머리로 바꾸고 학교 인기남 김현(차우민)에게 당당하게 고백하는 것을 꿈꾸고 있지만, 어느 날 서울에서 전학 온 한윤석(공명)이라는 남학생이 바다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것을 구해준 뒤로 자꾸 한윤석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고백의 역사'는 공개 2주차에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며 저력을 발휘한바 있다. 

신은수는 최근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세리로 살면서 굉장히 행복했다. 이번 현장은 지금까지 연기했던 현장 중 자유롭고 가장 과감하게 표현했던 현장이었다. 세리를 연기하면서 과감해지는 법을 배웠다. 평소 준비를 많이 해가는 스타일인데 현장에서 드러나는 세리의 매력이 있더라. '연기할 때 더 과감해져도 되겠구나'하는 자신감을 얻었다. 세리를 연기하며 생긴대로 살아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한 사람이 제일 예뻐보일 때는 각자만의 고유한 개성을 지켰을 때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우 신은수 ⓒ매니지먼트 숲

- '고백의 역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귀엽고 행복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세리를 연기한다면 그동안 못보여드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영화는 꼭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세리 역을 맡아 가장 신경 쓴 부분 중 사투리 연기도 있지만 세리는 에너지가 굉장히 높은 캐릭터였다. 실제 저는 매일 매분 매초 그렇게 에너지가 큰 사람은 아니다. 발랄하고 에너지가 큰 모습을 잘 표현하려고 했는데 잘 담겼다.

- 실제 신은수 성격은 어떤가?

▶ 저도 성격이 밝은 편이다. 친구도 좋아하고 사람도 좋아하지만 중간 중간 충전이 필요하다. 반면 세리는 에너지의 기본값이 큰 사람이었다. 저는 집에 가면 기절하는 편이다.(웃음)

- 실제 친구들과 있을 때 세리 같은 모습인가. 

▶ 친구들이 '고백의 역사'를 보고 나서 '네 모습을 그대로 담은 것 같다'고 하더라. 평소 친구들 만날 때의 목소리나 행동이 많이 담겼다. 이번 세리 역을 연기할 때 그래서 편한 점도 있었다. 감정이 나오는 대로 표현하면서 자유로움을 느꼈다. 연기를 하다보면 캐릭터를 따라가나 싶을 떄가 있다. 세리를 연기하고 나서 낯가림이 사라지고 평소 친한 친구들 앞에서만 나오던 성격이 다른 분들 앞에서도 쉽게 나오더라. 변한 것 같다. 

배우 신은수 ⓒ매니지먼트 숲

- 극중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김현(차우민)에게 고백을 안하고 한윤석(공명)에게 돌아서는데 해당 장면 서사가 부족하다는 비평이 있다. 

▶ 극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는 않았지만 안보이는 지점에서 현이에게서 윤석이로 향해 가는 지점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세리가 윤석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 포인트가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 그 나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었을 거라고 봤다. 첫 포인트는 짝피구였던 것 같다. 짝피구에서 윤석이가 세리를 온 몸으로 막아주는 장면에서 '이 친구가 이렇게 듬직한 애였나'하고 놀라기도 하고 의외성도 발견했다고 생각했다. 윤석이가 세리대신 공을 맞아주는데 세리는 그 자리에서도 김현만 바라봤다. 그리고 혼자 있을 때 '왜 그랬는데'라고 후회를 하지 않나. 그때 한윤석 생각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이어 김현과 한윤석에게 동시에 문자가 오니 현이도 좋고 윤석이도 좋다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윤석이 공을 대신 맞아주고도 혼자서 현장을 떠나버리는 모습을 보고 그때부터 계속 윤석을 신경쓰게 된 것 같다. 

- 극에서처럼 연애 감정 없는 남사친, 여사친이 가능하다고 보나. 

▶ 너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극중 백성래 역으로 나오는 윤상현 배우가 딱 그런 케이스다. 저한테는 상현이가 정말 남사친 같은 존재다. 하지만 안된다고 말하는 분들의 이유도 알 것 같기는 하다. 

- 고등학교 시절 짝사랑을 해본 적이 있나. 

▶ 저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뚝딱 거리는 캐릭터다. 그게 세리와 다른 지점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할 때, 또는 내 이야기를 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고민하는 타입이다. 상대가 싫어할 수 있어서 적극적 표현을 못하는 타입이었다. 

배우 신은수 ⓒ매니지먼트 숲

- 한윤석이 세리가 스트레이트 파마를 할 때 린스를 해주는 장면은 윤석의 입장에서 보자면 고백을 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해당 장면에서 윤석의 감정이나 포인트가 별 다르게 표현이 안된 채 연출이 됐다. 아쉽지는 않았나. 

▶ 제 생각에 남궁선 감독님은 그 장면에서 '시청자들이 헛갈려야 한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세리가 현이에게 고백을 할까, 안할까에 집중하기를 바라셨던 것 같다. 세리가 윤석을 향한 마음으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미리 보이면 현에게 고백을 안할 것 같다고 추리할 수 있어서 아리송하게 가는 지점이 저는 좋았다. 

- 부산 사투리 연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 사투리 연습을 진짜 많이 했다. 촬영 전부터 대본을 통째로 외워버렸다. 사투리 선생님이 계셨는데 저 나름대로는 진짜 부산사람처럼 말하고 싶었지만 선생님은 다르다고 하시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디테일을 캐치하는 것이 힘들더라. 

- 극중 김현은 학교 여학생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인기남이고 윤석은 결핍도 가진 친구로 묘사됐다. 그럼에도 세리가 윤석을 택한 이유는 뭘까. 

▶ 저 같아도 윤석을 선택할 것 같다. 저는 인기짱인 남자보다 저만의 남자가 좋다. 김현은 인기가 너무 많으니 경쟁자도 많지 않나? 저는 그런 상황은 견딜 수 없다. 누구와도 경쟁하고 싶지 않다.(웃음) 

- 신은수의 이상형은 어떤가. 

▶ 다정하고 말을 예쁘게 하면 좋겠고 무엇보다 재미있어야 한다. 유머 감각이 있고 배려심도 깊어야 하고 무엇보다 저만 좋아해야 한다.(웃음)

- 악성 곱슬머리의 소유자 세리가 스트레이트 헤어로 변신해 오랜 시간 짝사랑한 김현에게 사랑 고백을 하려는 과정이 영화의 킥이다. 이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는 없나. 

▶ 처음 곱슬 머리 펌을 했을 때 놀랍더라. 제가 머리숱이 많고 반곱슬이어서 펌이 너무 잘 되더라. 세리와 잘 어울리게 헤어가 나왔다. 현장에서 세리의 파마파와 스트레이트파가 나뉘었는데 역시 세리에게 찰떡인 헤어스타일은 펌헤어였다. 

- '고백의 역사'에서 세리 역을 연기하고 나서 신은수가 얻은 교훈이 있다면. 

▶ 세리로 살면서 굉장히 행복했다. 고민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 해소될 거다. '다음 작품을 하면서 어떻게 새롭게 또 재미있게 연기할까'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 이번 현장은 지금까지 연기했던 현장 중 자유롭고 가장 과감하게 표현했던 현장이었다. 세리를 연기하면서 과감해지는 법을 배웠다. 평소 준비를 많이 해가는 스타일인데 현장에서 드러나는 세리의 매력이 있더라. '연기할 때 더 과감해져도 되겠구나'하는 자신감을 얻었다. 세리를 연기하며 생긴대로 살아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한 사람이 제일 예뻐보일 때는 각자만의 고유한 개성을 지켰을 때라고 생각하게 됐다. 세리를 연기하며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 

- 상대역 공명과 호흡은?

▶ 명이 오빠와는 촬영 전부터 다 같이 모여서 밥도 먹고 하면서 친해졌다. 제가 편했던 것 보니 공명 선배님이 저를 잘 맞춰주셨다. 나이차나 어색함을 전혀 못느꼈다. '이 사람이 한윤석이다'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 실제 세리와 윤석의 로맨스신은 굉장히 짧은 분량이다. 아쉬움은 없었나. 

▶ 그런 부분이 더 나왔으면 좋았겠다 싶은 마음은 있다. 공명 오빠가 시즌2를 하면서 현실 연애를 다루고 싶다고 하시더라. 이번에 현실 연애를 많이 못다뤘지만 풋풋한 첫사랑의 장면이 많이 담긴 것 같다. 첫사랑의 향수를 더 잘 느끼실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