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거부한 조희대, 與 파상공세에 “정의·양심 벗어난 적 없다”

이혜영 기자 2025. 10. 1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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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법원 국감 출석…“법관 증언대 세워선 안돼” 정회되자 이석
與 의원들 “李 재판 속도전 옳았나” “尹·한덕수 만났나” 질의에 침묵
조 대법원장 “국감 증인 출석 요구 헌법·법률 취지에 맞지 않아”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설전을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대법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 왔으며 재판을 이유로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면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이 위축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언을 거부한 조 대법원장은 특정 재판에 대한 국회의 출석 요구와 법관을 상대로 한 진술 청취는 '사법 독립'에 반한다는 점을 강조한 뒤 이석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10시10분께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감장에 출석했다. 앞서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 반발 속 조 대법원장을 국감 '일반증인'으로 채택한 뒤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결정 과정에 대한 진술을 직접 청취하겠다고 압박해왔다.

조 대법원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이 자리에 나온 것은 대법원장으로서 국감의 시작과 종료 시에 인사 말씀과 마무리 말씀을 했던 종전의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여당이 요구하는 재판과 관련한 진술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저에 대한 이번 국감 증인 출석 요구는 현재 계속 중인 재판에 대한 합의 과정의 해명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국정감사는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8조뿐 아니라 사법권의 독립을 규정한 헌법 103조, 합의의 비공개를 규정한 법원조직법 65조 등의 규정과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법원장은 "법관은 자신의 재판과 관련해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고 모든 판결은 공론의 장에서 건전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떠한 재판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는 것이 위축되고 심지어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점에서 삼권분립 체제를 가지고 있는 법치국가에서는 재판사항에 대해 법관을 감사나 청문의 대상으로 삼아 증언대에 세운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또 "우리 국회도 과거 대법원장의 국감 증인 출석 필요성에 관한 논란이 있었을 때 삼권분립과 사법권 독립을 존중하는 헌법정신과 가치를 확인하는 취지의 관행과 예우 차원에서 그 권한을 자제하여 행사하여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설전을 지켜보다 눈을 감고 있다. ⓒ 연합뉴스

조 대법원장은 "이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실질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전제로서 재판의 독립은 보장돼야 한다는 믿음과 역사적 경험에 기초한 것"이라며 "대법원은 국감에 앞서 미리 서면 질의 등에 충실히 답변드렸다. 부족한 부분은 법원행정처장이 답변하거나 국감 종료 시 국감 과정에서 지적된 사항을 종합해 마무리 말씀으로 충분히 답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저는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 왔으며정의와 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법부를 둘러싼 작금의 여러 상황에 대해선 깊은 책임감과 함께 무겁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앞으로 국회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국민에 대한 봉사와 책임을 더욱 충실히 다해나가겠다"고 했다.

여야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질의 여부를 놓고 고성을 주고 받으며 충돌했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수차례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요구했지만 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를 불허했다. 

조 대법원장은 국감장에서 자리를 지키다가 11시50분께 10분간 정회되자 회의장을 빠져 나가 퇴장했다. 조 대법원장은 마무리 발언 때 국감장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대법원장은 여당 의원들이 "군사작전 속도로 처리한 이재명 대통령 재판 옳았다고 생각하나" "윤석열·한덕수를 만난 적 있나" 등 질의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침묵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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