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의 하드캐리…재미와 의미 다 잡은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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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가벼워도, 사랑은 무겁다."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재연을 시작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12월7일까지)는 이 문장을 무대 위에서 증명한다.
1994년 세계적 흥행을 거둔 로빈 윌리엄스 주연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원작으로 한 작품은 음악과 무대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확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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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가벼워도, 사랑은 무겁다.”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재연을 시작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12월7일까지)는 이 문장을 무대 위에서 증명한다. 코믹한 변장극의 폭소 뒤에 놓인 건 결국 가족과 사랑,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관계의 무게다.
1994년 세계적 흥행을 거둔 로빈 윌리엄스 주연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원작으로 한 작품은 음악과 무대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확장시킨다. 주인공 다니엘이 이혼으로 아이들과 떨어지게 되자, 그들과 함께하기 위해 ‘다웃파이어’라는 유모로 변장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원작과 같다. 단순히 코미디에 그치지 않고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드라마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은 배우 황정민의 10년 만의 뮤지컬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니엘·다웃파이어 역을 맡은 그는 초 단위로 분장과 의상을 교체하는 퀵 체인지와 1인2역과도 같은 고난도 연기를 완벽히 소화하며 무대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목소리와 표정, 몸짓을 순간마다 달리하는 그의 연기는 관객을 압도하는 힘으로 이어진다.
특히 스무차례 넘는 퀵 체인지는 관객의 혼을 쏙 빼놓는다. 분장과 의상을 갈아입는 과정이 단순한 변신의 묘기를 넘어, 무대 자체를 하나의 쇼처럼 만들어낸다. 관객은 웃음을 터뜨리는 와중에도 ‘과연 제시간에 변신이 가능할까’라는 긴장과 기대를 놓지 못하고, 이는 작품의 몰입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장치가 된다. 황정민의 순간 변신은 분장 기술의 성취이자 극적 긴장의 촉매로 작동해 공연의 재미를 배가한다. 그는 “관객 여러분의 큰 박수 덕분에 힘을 얻어 첫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이 에너지를 받아 남은 공연도 힘차게 달릴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며 무대 복귀의 설렘과 각오를 전했다.

황정민의 ‘하드캐리’(월등한 활약)만이 이 공연의 미덕은 아니다. 정성화와 정상훈이 같은 역할로 더해져 3인3색의 해석을 보여주고, 미란다 역의 박혜나·린아, 스튜어트 역의 이지훈·김다현이 각각의 매력으로 극의 무게를 받쳐낸다. 여기에 아역 배우들의 존재감도 크다.
브로드웨이 초연은 토니상 후보에 오르고 드라마 데스크 분장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후 웨스트엔드를 비롯한 글로벌 무대에서 관객을 사로잡은 이 뮤지컬은, 한국에서는 2022년 세계 최초로 라이선스 공연이 성사됐다. 이번 시즌은 그 초연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완성도 높은 무대를 지향한다.
김동연 연출은 원작 영화의 유머를 한국 관객의 정서에 맞게 다듬었다. 생활 밀착형 대사와 리듬감 있는 장면 전환으로 객석은 시종일관 웃음바다가 된다. 번역을 맡은 황석희의 대사는 말맛이 살아있는 ‘찰진 유머’로 관객에게 폭소의 쾌감을 전한다. 2시간40분의 러닝타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가족의 화목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갈등과 오해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과정 자체가 가족임을 보여준다. 엄마·아빠·아이들은 제각각의 선택과 갈등 속에서도 끝내 다시 연결된다. 작품은 혈연과 규범을 넘어, 이해와 사랑으로 이어지는 관계의 가능성을 따뜻하게 제시한다. “사랑이 있는 한, 가족은 언제나 연결되어 있다.” 단순하지만 오래 남는 그 한 문장이, 극장을 나서는 관객들의 마음속에 진하게 새겨진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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