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1돈 =100만원’시대 오나…달러 약세·리스크 부각에 ETF·현물까지 투자 확산 [투자360]

경예은 2025. 10. 1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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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4050달러 돌파…안전자산 열기 달아올라
금 ETF, 단기 테마 아닌 장기 투자 ‘핵심축’으로 부상
현물형 ETF 수익률 20% 육박
지난 12일 인천 중구 한국금거래소 영종도점에 전시된 골드바. [연합]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와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면서 금 가격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면서 투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이 최근 급등세에 따른 출렁임 가능성을 경고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더 오를 가능성에 무게를 실으면서다.

특히,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장기 투자 수요도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1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오전 9시46분(한국시간 기준) 현재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052.18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0.84% 올랐다.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과 함께 지정학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 가격이 4000달러를 넘어서면서 주요 금 현물 ETF들도 한 달 새 20% 안팎 오르며 투자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9월 10일~10월 10일) 동안 ACE KRX금현물 ETF는 20.27%, TIGER KRX금현물 ETF는 20.7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선물형 상품인 KODEX 골드선물(H)도 8.26% 오르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금 ETF의 장기 성과 역시 눈에 띈다. ACE KRX금현물 ETF의 연간 수익률은 2022년 6.09%, 2023년 15.13%, 2024년 47.24%로 매해 상승세를 이어왔다. 올해 들어서는 연초 이후(10월 1일 종가 기준) 이미 48.66%를 기록했다. TIGER KRX금현물 ETF 또한 상장 이후 누적 수익률(지난달 26일 기준)이 22%를 웃돌며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운용업계는 금 ETF가 단기 테마가 아닌 장기 투자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의 대표 투자처로 금 ETF가 떠오르고 있다”며 “퇴직연금이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통해 손쉽게 투자하면서 세제혜택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퇴직연금(DC·IRP) 계좌에서는 최대 70%, 연금저축계좌 및 ISA 계좌에서는 100%까지 금 ETF 투자 비중을 허용하고 있다. 과세이연, 세액공제 등 절세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어 장기 투자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다만 그는 “국내 금 현물 가격이 해외 시세보다 비싸게 형성되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해외 금 시세를 추종하는 ETF는 이런 지역 프리미엄 리스크를 줄이면서 글로벌 금 시장에 합리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들어 국내 금값이 국제 시세를 웃도는 ‘금치(金치)프리미엄’ 현상도 다시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금 현물 가격이 글로벌 시세 대비 두 자릿수 괴리율을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금 시세는 국제 시세보다 약 11%가량 높게 형성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국내 금 생산 부재와 한정된 공급 구조, 안전자산 선호 심리의 결합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김남호 글로벌ETF운용본부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며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금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장기 보유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금리 인하와 러시아와 유럽간 지정학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금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최근 금 가격 상승은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와 실질금리 하락, 달러 약세 및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신흥국 중앙은행의 구조적 금 매입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2022년 이후 3000톤 이상의 금을 순매입한 것은 달러 자산을 대체할 전략적 자산으로서 금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남 본부장은 “달러 인덱스와 금 가격 간의 상관관계가 -0.7 수준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수록 금값은 오르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달러 인덱스가 하락하는 시기가 금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말했다. 금은 통화 가치 하락기에 헤지 수단으로 작용해 달러 강세 국면에서 일정 수준의 방어력을 갖는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과거에는 금은방에서 실물을 직접 사야 했다면 이제는 ETF를 통해 훨씬 간편하게 금에 투자할 수 있다”며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고 연금·퇴직연금 계좌를 통해서도 매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투자 구조 측면에서 국내 금 ETF는 유형별로 성격이 다르다. 국내에 상장된 금 ETF는 크게 현물형과 선물형으로 구분된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현물형 상품의 경우 롤오버(월물 교체) 비용을 피할 수 있어 선물형 ETF 대비 투자자들에게 더욱 선호된다”고 강조했다.

향후 금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낙관론을 유지했다. 그는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면서 단기적으로는 가격 부담이 생길 수 있다”며 “하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과 글로벌 지정학 리스크가 맞물리는 구간에서는 금 가격을 지지해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미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과 고관세 기조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금은 구조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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