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한인회장 “올해만 400명 구조, 고액 알바 불가능한 나라”

‘고수익 일자리가 있다’는 광고를 믿고 캄보디아로 향했다가 감금, 폭행, 강제노동 등 범죄 피해자가 되는 청년이 늘면서, 현지 교민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캄보디아한인회를 이끌며 범죄단지에서 탈출한 한국인을 돕고 있는 정명규 재캄보디아한인회장도 그중 한 사람이다. 정 회장은 12일 한겨레에 한인회 도움으로 범죄단지를 빠져나온 피해자 숫자가 “지난해에는 200명, 올해는 400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직종을 가리지 않고 돈이 급한 청년들이 캄보디아에 왔다가 범죄에 연루되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위험성이) 알려져 불법적인 일에 연루된 청년들이 들어오지 않아야 한다”며 “캄보디아는 고액 아르바이트가 불가능한 나라”라고 단언했다.

다음은 정 회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구조 요청이 어느 정도인가.
“구조 요청이 계속 있다. 사실 무엇보다 (위험하다는 게) 빨리 홍보가 돼서 청년들이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 캄보디아는 고액 알바가 불가능한 나라다. (그런데도 불법 광고를) 믿고 온다. 대포통장을 만들어서 그걸 비싼 값을 받고 팔기 위해서 오는 경우도 있고 다양한 이유로 오는데, 상당수는 불법적인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 오기도 한다.”
-1∼2년 전부터 한국인 범죄 피해 문제가 불거졌던 것 같다.
“감금됐다가 도망쳐 나와서 한인회가 도와준 사람이 2023년 11∼12월에 열댓 명 정도 있었다. 지난해에 (범죄단지에서) 도망쳐 나온 사람들을 한국으로 돌려보낸 게 200명 정도고, 올해는 벌써 400명 이상이 될 것 같다. 도망쳐 나온 사람들의 숫자니까 실제로 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 많을 것이다. 보통 범죄단지 하나에 수백∼수천 명이 있다. 한국인 비율이 10% 정도고, 중국이나 동남아 사람들도 있다.”
-캄보디아 입국 뒤 어떻게 범죄단지로 향하게 되나.
“한국에서 홍보 광고를 보고 연락해서 취업에 합격했다고 생각한 청년들이 온다. 원래는 주로 텔레그램이었는데, 요즘은 ‘당근’ 같은 플랫폼에서도 광고가 많이 나온다고 들었다. 공항에 도착하면 픽업해줄 사람이 나오지 않나. (픽업 나온 차에) 탔다가 그 자리에서 범죄단지로 끌려간다. (막상 가보면) 아니다 싶어서 도망치긴 하는데 도망치기가 쉽지 않으니 사건·사고로 이어진다. 요즘은 조직이 소규모로 쪼개지고 있다. 도망가려는 사람들한테 ‘친구 데리고 와라, 그러면 내보내 줄게’ 한다는 게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중간 역할을 하면서 (새로운 피해자를) 데리고 와서 소개비를 받기도 한다.”
-피해자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
“배달하다 오기도 하고, 카센터에서 일하다 온 친구도 봤고, 운동을 하다 온 사람도 있었다. (사회·경제적으로) 성공을 했으면 모르겠지만, 주로 금전적으로 급해서 오는 사람들이다. 처음에는 반항하다가 맞기도 하고 전기충격기를 당하기도 하고, 어디 하나 부러져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건장한 청년이어도 갇혀 있는 상태에서 집단으로 폭행이 이뤄지니 힘들 거다. 잘못 맞으면 정말 죽을 수도 있고.”
-캄보디아에 범죄 단지가 몰리게 된 배경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다들 어려워졌다. 캄보디아도 발전해가던 도중 팬데믹을 겪으며 빈 공장이 많이 생겨 범죄 단지가 됐다. 캄보디아는 비자 문제도 다른 나라보다 특별히 까다롭지도 않다. (범죄 조직이) 원래는 수도인 프놈펜 위주였는데, 단속이 나오면서 지방으로 많이 옮겨가기도 한 상황이다.”
-한국 정부에서 어떤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나.
“(현지 경찰 기관에 파견되는 한국 경찰인) 코리안데스크가 설치돼있지 않다. 기본적으로 캄보디아 법을 지켜야 하는 상황인데 (수사당국 간의) 공조가 더 잘 됐으면 한다. 한국 내에서도 불법 취업 광고가 안 되도록 했으면 좋겠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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