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조규석 부천시민의원장] “병원보다 일상 가까이에서 주민 건강의 길잡이가 되고 싶다”
2019년 부천시 통합돌봄사업 첫 시작
재택 의료진·사회복지인력 유기적 체계 갖춰

"진료실 밖으로 나와 마을로 들어가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천시민의원 조규석(58) 원장의 바람이다. 그는 스스로를 '아는 의사'라고 소개한다. 동네마다 누구든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의사 한 명씩 있었으면 하는 소망처럼, 병원보다 일상 가까이에서 주민 건강의 길잡이가 되고 싶다는 뜻을 담고 있다.
조 원장은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외과 교수로 20년을 보냈다. 그러나 그는 약과 수술만으로는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운동과 식습관, 주거환경, 사회적 관계가 건강을 좌우했고, 주민들이 익숙한 생활 터전에서 이웃과 함께 돌볼 때 회복이 더 빨라지는 것을 몸소 확인했다.
이런 깨달음은 그를 지역으로 향하게 했다. 2015년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창립에 참여했고, 무료 진료로 주민 돌봄을 이어오던 그는 2021년부터 부천시민의원 주치의로 합류했다. 진료실 밖으로 나서 방문 진료와 건강강좌 등 활동 영역을 넓히며 진짜 '마을 주치의'가 된 것이다.
"주민이 건강의 주체가 되려면 마을 단위의 시스템이 필요했습니다."
그는 이러한 생각을 부천시에 제안했고, 2019년 2월 민·관 협약을 통해 통합돌봄사업에 공식 합류했다. 통합돌봄은 병원 중심의 치료가 아닌, 어르신들이 익숙한 집과 동네에서 삶을 이어가도록 돕는 지역 기반 돌봄 체계다. 보건의료, 주거, 안전망, 생활지원 등 28개 서비스가 하나로 묶였고, 7개 부서와 58개 민간기관이 협력했다. 부천시가 전국 선도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그의 자문과 실행이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현재 그는 부천시민의원 원장이자 재택의료센터장을 맡고 있다. 재택의료는 의사 혼자선 불가능하다며 그는 다학제 팀 접근을 강조한다. 실제로 센터에는 의사와 간호사,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건강리더, 건강지킴이가 참여해 유기적 돌봄 체계를 구축했다. 매달 250명 이상의 환자를 방문하는 의사, 정기 관리에 나서는 간호사, 맞춤형 재활을 돕는 치료사, 생활환경을 살피는 복지사, 그리고 이웃집을 돌보는 건강리더와 지킴이가 함께한다.
또 조 원장은 지역 어르신들과의 소통 창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22년부터 매주 금요일 스마트경로당에서 진행하는 '아는 의사 즉문즉답'은 150회를 넘겼다. 불면증, 뇌졸중, 치매, 만성질환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건강 정보를 나누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앞으로 부천시와 협력해 통합돌봄을 시민참여형 다학제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치과의사, 약사, 건강리더까지 함께하는 선도적 돌봄 체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병원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가정과 마을로 이어지는 의료의 새 길을 열고 싶습니다. 시민 모두가 건강의 주체가 되어 부천이 하나의 건강공동체로 성장하는 것, 그것이 제 비전입니다."
/부천=김용권 기자 kyk5109@inche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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