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욱의 기후 1.5] 대기 못지않게 심각한 해양 온난화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가을이 성큼 가까워졌습니다. 중부지방의 경우엔 오락가락 이어지는 비와 함께 한낮 기온이 25도를 밑도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반면, 남부의 호남과 영남에선 추석이 지나고도 28도 안팎까지 기온이 오르는 늦더위가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당장 지난 9월만 하더라도, 전국 평균기온은 23℃로 평년보다 무려 2.5℃ 높았습니다. 2024년 9월(24.7℃)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뜨거웠던 9월인 셈입니다. 9월 평균 최고기온은 27.6℃로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지난해(29.6℃)에 이은 '역대 2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9월 폭염'이 발생했고, 2023년부터 3년 연속 '9월 열대야' 또한 기록됐습니다. 현재까지 '역대 1위' 기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2024년 9월의 경우, 강수일수는 9.1일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9월은 역대 9월 강수량 13위(228.8mm), 9월 강수일수는 역대 2위(15.1일)에 이를 만큼 비구름이 하늘을 뒤덮었던 날이 많았음에도 기록적인 '더운 9월'을 보내게 됐습니다. 기후변화로 전 지구가 계속해서 달궈지는 가운데, 올해 9월에도 여전히 한반도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권에 놓이면서 역대급으로 더운 9월이 된 겁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달궈지는 것은 대기만이 아닙니다. 지표면의 약 70%를 뒤덮은 바다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전 지구 해수면온도 추이를 살펴보면, 기온과 마찬가지로 2024년 〉 2023년 〉 2025년 순으로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3~2025년, 과거 그 어느 시점과 비교하더라도 압도적으로 높은 온도가 기록되고 있는 것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2023~2025년의 '뉴노멀'은 1991~2020년 평균 대비 0.5℃ 안팎, 1982~2010년 평균에 비해서는 0.8℃ 안팎 더 뜨겁습니다. 우리나라라고 해서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지난 9월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온도는 26℃를 기록해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았는데, 장기간에 걸쳐 우리의 바다는 어떻게 달라져 왔을까요.


1970년부터 2023년에 이르는 사이, 남해 해수면온도는 18℃에서 19.9℃로 높아졌고, 동해는 16.3℃에서 18.2℃, 서해는 13.9℃에서 16.2℃로 각각 데워졌습니다. 해마다의 절대적인 온도는 남해가 가장 높았지만, 변화의 폭은 동해가 다른 두 해역을 압도했습니다. 증가세만 놓고 보자면 동해(연평균 0.033℃ 상승) 〉 서해(연평균 0.023℃ 상승) 〉 남해(연평균 0.02℃ 상승) 순으로 컸습니다.




그런데, 이들 열대 어종은 울릉도 연안에서 단순히 '발견'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무리지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무리의 포착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큽니다. 해류를 따라 '잠시 방문'하는 것만 같았던 열대 어종이 동해 바다에, 동해에서도 생태축 끝단의 울릉도 연안에 '자리를 잡고'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김 연구관은 “독가시치의 경우, 작년에 비해 올해 개체 크기가 커졌다”며 “무리의 구성도 작년에 3~4마리였다면, 올해는 10~20여마리로 더 커진 듯한 변화가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기후변화 관찰축의 가장 끝 지점에 있는 울릉도와 독도는 난류와 한류가 교차하는 지역이기 때문에, 그 변화를 관찰하기 매우 좋은 지역입니다. 그런데, 시간을 두고 장기적 관측을 한다면, 찬물을 좋아하는 아한대성 어류는 줄어들 것이고, 반대로 아열대성, 열대성 어종들이 그 자리를 채우지 않을까 그런 예상을 합니다.”
김병직 국립생물자원관 기후환경생물연구과 환경연구관

사계절의 뚜렷한 구분이 한반도 육지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부른 주요 배경 중 하나인 것처럼, 취재진이 찾은 울릉도 앞바다를 오가는 한류와 난류 역시 이곳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부르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찬물을 좋아하는 물고기부터 더운물을 좋아하는 물고기까지 폭넓게 살아가던 곳에서 종의 구성이 더운물을 좋아하는 물고기들로 집중되는 것은 '생물다양성의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양성의 감소는, 어떤 질병의 출현이나 갑작스러운 고수온 또는 저수온 현상의 발생 같은 예상치 못한 이벤트의 발생에 취약해짐을 의미합니다. 다양한 종들로 구성된 생태계에선 갑작스러운 현상에도 버틸 수 있는, 대응할 수 있는 종들이 생태계 파괴를 막는 유연성을 제공해줍니다. 그러나 다양성이 줄어들면 그러한 회복탄력성 또한 떨어지게 되면서 '집단 폐사'와 같은 일을 피하기 어려워지게 되죠.

“생물종이 1~2개가 바뀐다거나, 누가 들어오면 또 있던 종이 밀려 나간다든가, 그런 수준이 아니라 생태계의 구조 자체가 변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입체적으로 생태계를 바라볼 때 영어로는 Niche, 우리말로는 '생태계 지위' 이렇게 번역을 하는데, 그런 종들이 차지할 수 있는 어떤 생태적 공간이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다른 종들이 유입되면서, 그 경쟁 구도 속 대체가 되기도 하고, 전체 구조가 바뀌기도 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걸 왜 걱정해야 되나? 자연 생태계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게 너무 없어요. 돌아가신 저의 지도교수이신 에드워드 윌슨 교수님도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시스템이 둘이 있다. 하나는 인간의 두뇌고, 또 하나는 자연 생태계다' 말씀하셨거든요. 그렇게 복잡한, 인간의 두뇌를 방불케 하는 복잡한 생태계 구조에 대해서, 우리가 물론 끊임없이 연구해오긴 했지만, 우리가 생태학 등 학문 연구를 통해 찾아낸 거는 한 5% 정도에 불과할 겁니다. 우리가 아는 것이 아직 너무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구조적인 변화를 가볍게 평가할 거는 아니죠. 그런 면을 굉장히 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좋은 방향으로. 바깥에서, 다른 생태계에서 종들이 유입돼 다양성이 증진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선 약간 바람직한 부분도 있을 수가 있을텐데, 그렇지 않고, 새로 유입되는 종들로 생태계가 구조적으로 흔들리면서, 어종 대부분이 열대나 아열대로 구성돼 다양성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한다면, 그건 상당히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심각한 경종이 되는 것 같네요.”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우리는 다양성을 통해 진보해왔고,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인류뿐 아니라 다른 생물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물종의 변화, 생물다양성의 문제가 그저 '한반도에서 올리브나무를 키울 수 있는 일', '바다에서 오징어가 잘 안 잡히는 일'로만 설명되거나 다뤄져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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