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카톡마저'…시련의 국산SNS

김동훈 2025. 10. 1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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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일로 바꿨다가 이용자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하면서 기존 모습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이 장악한 국내 SNS 시장에 균열을 내려던 카카오의 야심에도 차질이 생겼다.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평균 기준으로 카카오톡의 월간 사용자 수(MAU)는 4611만명에 달하는데, 이같은 트래픽을 기반으로 SNS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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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인스타 스타일로 변화 뒤 철회
"한국인 일상, 해외SNS 사업자가 보유"

국내 대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일로 바꿨다가 이용자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하면서 기존 모습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이 장악한 국내 SNS 시장에 균열을 내려던 카카오의 야심에도 차질이 생겼다.

카카오는 지난달 말 추진한 카카오톡 개편을 철회하고 4분기 중으로 개선안을 내놓기로 했다. 앞서 카카오는 '친구 목록'을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피드형 게시물로 바꿨는데, 이용자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회사 부장님의 해외여행 사진을 내가 왜 카카오톡에서 봐야 하나"와 같은 지적들이 쏟아졌다.

카카오는 이에 따라 친구 목록을 친구 탭의 첫 화면으로 되살리고, 피드형 게시물은 별도 소식 메뉴를 통해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틱톡과 같은 숏폼(짧은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한 '지금탭'의 경우 미성년자 보호 조치 신청 메뉴를 신설했는데, 이와 관련한 신청과 설정을 더욱 간편하게 할 예정이다. 자녀의 카카오톡 사용을 우려하는 부모 이용자들의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사용자 환경·경험(UI·UX) 개선도 지속 추진하기로 했다.

출시 15년 만에 전격적으로 단행한 대대적 업데이트의 방향을 바꾼 것은 이용자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SNS 시장 진입이 사실상 주춤하게 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평균 기준으로 카카오톡의 월간 사용자 수(MAU)는 4611만명에 달하는데, 이같은 트래픽을 기반으로 SNS 시장에 빠르게 진입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인스타그램(2353만명), 페이스북(838만명), 틱톡(500만명)과 비교해도 월등한 MAU를 기반으로 순식간에 덩치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도전이 실패로 돌아가면 과거 별도로 내놓은 SNS '카카오스토리'(335만명)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커졌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스토리뿐 아니라 한국 SNS로는 아이러브스쿨, 싸이월드 등 세계적으로도 선도적인 사례들이 있었으나 설자리를 잃은지 오래됐다. 네이버의 미투데이, 다음의 요즘, SK컴즈의 C로그 등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과 같은 미국 빅테크의 SNS가 2010년대 모바일 시대를 맞아 득세하던 시기에 국내 사업자들은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따라가지 못했고 이른바 '인터넷 실명제'(본인확인제)와 같은 규제까지 겪으면서 이용자들을 해외 SNS에 빼앗겼다.

2012년 헌법재판소는 '본인확인제'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지만 당시는 이미 외산 플랫폼으로 SNS 지형이 바뀐 상태였다. 그나마 네이버는 '밴드'와 같은 폐쇄형 SNS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으나 다양한 국내 기업들이 새롭게 선보였던 SNS들은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 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 출신들이 LG유플러스로 이동해서 만든 SNS '베터'는 출시 2년 만에 서비스를 접었다.

SNS는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일정 규모 이상의 트래픽을 낸 뒤에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 이미 대형 사업자에 장악된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힘들었던 탓이다.

업계 관계자는 "SNS는 한국인의 일상이 사진, 동영상, 텍스트로 기록되는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며 "이같은 소중한 기록들을 외산 사업자가 갖고 있다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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