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자 정책에 고전하는 에어프레미아… ‘옥중 경영’ 김정규 회장, 1000억 증자 나설까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0일 16시 1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부동산 부자’ 타이어뱅크가 하이브리드 항공사(저비용 중장거리 항공사) 에어프레미아의 잔여 지분을 인수함에 따라 관계사 AP홀딩스와 더불어 경영권 지분 70%를 확보하게 됐다. 타이어뱅크는 에어프레미아를 놓고 대명소노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겪을 뻔했고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의 법정구속 이후로는 인수를 포기할 것이라는 소문으로 몸살을 앓기도 했지만, 결국 계획대로 확고한 경영권을 갖게 됐다.
이제 타이어뱅크와 에어프레미아에 남은 과제는 연내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감자를 완료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비자 정책 때문에 미주 노선 운항에 타격을 받으면서 에어프레미아는 유증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김 회장은 자본 확충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고, 외부 투자 유치도 어려운 분위기다. 이 때문에 에어프레미아가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지 관심이 쏠린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 최대주주 타이어뱅크 그룹은 연말까지 500억~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감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뱅크 측이 시장에서 돈을 조달해 보려고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는데, 아직 나서는 곳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잠식이란 자본총계(순자산)가 납입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뜻한다. 자본금은 1468억원에 달하며, 작년 말 기준 자본총계는 272억원에 불과했다. 이런 회사의 경우 유상증자와 감자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감자를 통해 자본금과 결손을 줄이고 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노선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비자 정책으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정부는 최근 H-1B 전문직 비자 신규 신청시 10만달러의 추가 납부를 의무화하고 학생·교환비자 체류 기간을 최대 4년으로 제한하는 규칙안을 예고했다. 이에 우리 기업의 미국 주재 인력 파견과 유학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업이나 유학 목적의 승객들은 미주 노선 탑승률이 낮아지고 예약 취소가 늘어날 수 있다.
항공 업계에서는 에어프레미아의 미주 노선 가동률이 30~40%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추산한다. 이런 상황이 연말까지 지속될 공산이 큰 만큼 증자를 시급히 마무리해야만 한다.
그러나 항공 및 IB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요 투자자 사이에서는 김 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우려하며 유증에 참여하길 꺼리는 분위기라고 한다. 김 회장은 대리점 명의를 위장해 수십억원을 탈세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지난 7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상태다.
김 회장은 법정 구속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 에어프레미아 잔여 지분 인수에 대해서도 김 회장이 옥중에서 수시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오너를 설득해야 하는 문제까지 남아 있는 것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뱅크가 이번 구주 매입에 이미 1400억원을 투입한 상태여서, 추가로 1000억원을 더 들여 신주를 발행해야 한다는 데 대해 김 회장을 설득시키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 회장은 딸들에 대한 증여 계획은 당분간 접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뱅크 그룹은 당초 김 회장의 세 딸이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사 ‘성공을만드는’을 잔여 지분 인수 계약의 주체로 내세울 계획이었으나, 최종적으로 타이어뱅크가 남은 지분을 인수했다.
김 회장이 이미 세금 탈루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만큼, 또 다른 ‘세금 리스크’를 안고 가지 않는 쪽을 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 본인이 1965년생으로 아직 젊고 세 딸이 2000년대생으로 여유가 있는 만큼, 에어프레미아를 직접 경영하면서 키우는 데 집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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