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한진家가 사는 집① - 단란한 구기동 시절부터 초호화 평창동 주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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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과 고 김정일 여사의 슬하에는 네 아들이 있었다. 장남 고 조양호 한진칼 회장,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삼남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사남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다. 지분 상속 및 계열 분리 시점에 차이가 있긴 하나, 네 아들이 경영했던 회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첫째아들은 항공, 둘째아들은 해운 및 건설, 셋째아들은 물류, 넷째아들은 금융 사업을 물려받았다.
한진그룹 오너 2세 중 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이름은 장남인 고 조양호 회장이다. 대한항공, 진에어의 모회사인 한진칼의 최대주주인데다, 그의 아내와 두 딸이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까닭이다. 고 이재철 전 교통부(현 국토교통부) 차관의 딸인 조 회장의 아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은 2018년 경비, 운전기사, 가사도우미에게 폭언과 폭행을 저지른 이른바 '직원 갑질 폭행' 사건의 주인공이고, 2014년 '땅콩회항'으로 사상 초유의 갑질 비판을 받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2018년 직원에게 물컵을 집어던진 '물컵 갑질'의 장본인 조현민 한진 사장을 딸로 두고 있다. 두 딸 사이에는 아들 조원태 회장이 있다.

한진칼 오너 일가가 단란하게 모여 살았던 구기동 집
고 조양호 회장과 이명희 고문은 자녀가 출가하기 전까지 서울의 전통 부촌인 구기동에서 세 자녀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살았다. 부동산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조 회장은 1982년 8월 구기동 부지(776㎡, 235평)를 사들여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건물연면적 484.76㎡, 147평)을 지었다.
당시 '부자 집'의 상징과도 같았던 붉은색 벽돌을 사용해 외관을 꾸몄고, 넓은 앞마당(544.58㎡, 165평)에는 소나무를 식재했다. 북한산 계곡가에 자리해 북한산에서 흐르는 계곡 물소리와 산새 지저귀는 소리가 하루 종일 울려 퍼지는 그야말로 서울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숲세권'에 자리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경기국민학교→예원학교→서울예술고등학교, 조원태 회장은 경기국민학교→청운중학교를 졸업시킨 후 해외로 유학 보냈는데, 구기동 자택에서 통학이 쉽지 않아 운전기사를 따로 고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막내딸 조현민 사장은 국내에서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알려진 내용이 없다.

고 조양호 회장은 세 자녀들이 커가자 2001년 구기동 단독주택을 증축했다. 지하 1층을 150.25㎡→198.41㎡, 지상 1층을 191.88㎡→210.65㎡, 지상 2층을 142.63㎡→157.08㎡로, 무려 81.38㎡(25평)이나 늘렸다. 조 회장 별세 후에는 유족 4인이 법적 지분대로 상속받았으나,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자신의 지분을 나머지 유족들에게 2022년 1월 6억 6372만 원에 매각했다. 한 달 후에는 정화조를 30인용에서 70인용으로 바꿨고, 그로부터 한 달 후인 2022년 3월에는 구기동 단독주택의 용도를 '미술관' 및 '휴게음식점'으로 변경했다. 현재 이명희 고문이 27분의 11, 조원태 회장과 조현민 사장이 각 27분의 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1976년 1월생인 아들 조원태 사장은 2006년 5월 김태호 충북대 정보통계학과 교수의 딸인 김미연 씨와 결혼했고, 두 살 터울인 1974년 10월생인 딸 조현아 전 부사장은 2010년 10월 초등학교 동창인 성형외과 전문의와 결혼하며 구기동 단독주택에서 출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1983년 8월생인 막내 조현민 사장은 다른 재벌가 자녀들이 일찍이 정략결혼을 하는 것과 달리, 42세임에도 아직 미혼이다.
이명희․조현민 두 모녀가 사는 평창동 단독주택
조양호 회장과 이명희 고문은 구기동 단독주택이 노후화되자 평창동 부지(1652㎡, 500평)를 2004년 12월, 2008년 8월, 2010년 8월 세 차례에 걸쳐 사들였고, 2011년 4월 종로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2013년 12월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의 새 단독주택(건물연면적 1403.72㎡, 425평)을 지었다. 구기동에서 평창동으로 이사한 건 2014년 2월로 파악된다. 즉 구기동에서 32년간 살다가 평창동에 3배나 큰 집을 지어 이사한 것이다. 소유권은 조 회장과 이 고문의 절반씩 나눠가졌다.
2019년 4월 조 회장 별세 후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사장, 두 모녀가 거주하고 있는 평창동 단독주택은 비탈진 언덕길에 자리한다. 따라서 언덕 아래에서 보면 지상으로 보이는 공간이 건축법상 지하 2층에 해당된다. 이 단독주택에 대한 소유권은 조 회장 별세 후 유족 간 상속 협의를 거쳐 이명희 고문의 단독 소유로 변경됐다.

평창동 단독주택은 독특한 외형을 갖고 있다. 언덕 위에서 보면 한옥집과 양옥집, 마치 집이 2채로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사실상 아래 공간이 연결된 하나의 건축물이다. 외관상 양옥으로 보이는 공간을 단독주택(1013.21㎡, 306평), 한옥으로 보이는 공간을 전시장(220㎡, 67평)으로 사용 중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에서 미술학을 전공했던 이명희 고문은 평창동 단독주택 내 전시장 공간을 '일우스페이스 분관 보타니컬 아트 갤러리'로 사용 중이며, 한국식물화가협회 사무실로도 등록해뒀다. 한편 '일우스페이스 분관 보타니컬 아트 갤러리'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 중이며, 보타니컬아트는 식물을 주제로 하여 꽃, 잎, 줄기 등 식물의 세부 형태를 정밀하게 관찰하고, 미적 감각으로 표현하는 예술 장르를 말한다.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사장이 살고 있는 평창동 단독주택의 앞마당은 상당히 넓다. 건축물대장 상에서는 대지면적이 1652㎡(500평), 건축면적이 677.12㎡(205평)에 해당하므로, 앞마당이 295평일 것으로 계산되나, 앞서 설명했듯 아래 공간이 하나로 연결된 건축물인데다 외관상 한옥과 양옥으로 보이는 공간을 제외하면 전부 앞마당에 해당하므로, 앞마당의 크기가 400평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 평창동 단독주택 내부에는 엘리베이터가 1대 설치돼 있으며, 지하 3층 주차장 공간(170.51㎡, 52평)에 7대, 지상 2층 옥외에 5대의 주차공간도 마련해뒀다.
구기동ㆍ평창동 단독주택, 구유지 무단점유로 '불법'
한진칼 오너 일가가 단란하게 모여 살았던 구기동 단독주택과 고 조양호 회장이 평창동에 새로 지은 생전 거주지인 평창동 단독주택에 구유지 무단점유에 따른 불법이 있는 사실도 <우먼센스>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담벼락 바깥에 해당하는 '종로구' 소유의 도로 부지에 화단을 조성해둔 건데, 이를 두고 "1인 시위 및 노조 집회를 방해할 목적으로 조성한 것 같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관련 사안에 대해 종로구청 관계자는 <우먼센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명백한 불법"이라고 설명했고, 한진칼 측도 "불법임을 인정한다"고 시인했지만, 시정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또 30년 넘게 살았던 구기동 단독주택의 용도를 3년 전 '미술관 및 일반음식점'으로 변경했음에도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를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보유세를 탈세할 목적으로 용도변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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