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한진家가 사는 집① - 단란한 구기동 시절부터 초호화 평창동 주택까지

유시혁 기자 2025. 10. 13.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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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사람들이 사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직원 갑질 폭행’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땅콩회항’ 사건의 주인공이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조승연으로 개명), 그리고 ‘물컵 갑질’로 알려진 조현민 한진 사장(미국 국적, 본명 조에밀리리) 등 한진가 여성들의 거주 공간을 들여다본다. 또한 한진그룹 3세 경영인인 조원태 회장의 집까지 함께 살펴본다.

[우먼센스]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과 고 김정일 여사의 슬하에는 네 아들이 있었다. 장남 고 조양호 한진칼 회장,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 삼남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사남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이다. 지분 상속 및 계열 분리 시점에 차이가 있긴 하나, 네 아들이 경영했던 회사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첫째아들은 항공, 둘째아들은 해운 및 건설, 셋째아들은 물류, 넷째아들은 금융 사업을 물려받았다.

한진그룹 오너 2세 중 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이름은 장남인 고 조양호 회장이다. 대한항공, 진에어의 모회사인 한진칼의 최대주주인데다, 그의 아내와 두 딸이 '갑질 논란'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까닭이다. 고 이재철 전 교통부(현 국토교통부) 차관의 딸인 조 회장의 아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은 2018년 경비, 운전기사, 가사도우미에게 폭언과 폭행을 저지른 이른바 '직원 갑질 폭행' 사건의 주인공이고, 2014년 '땅콩회항'으로 사상 초유의 갑질 비판을 받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2018년 직원에게 물컵을 집어던진 '물컵 갑질'의 장본인 조현민 한진 사장을 딸로 두고 있다. 두 딸 사이에는 아들 조원태 회장이 있다.

2006년 11월 고 조양호 회장의 장남 조원태 회장의 결혼식에서 찍힌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모습.  사진=일요신문DB

한진칼 오너 일가가 단란하게 모여 살았던 구기동 집

고 조양호 회장과 이명희 고문은 자녀가 출가하기 전까지 서울의 전통 부촌인 구기동에서 세 자녀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살았다. 부동산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에 따르면 조 회장은 1982년 8월 구기동 부지(776㎡, 235평)를 사들여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의 단독주택(건물연면적 484.76㎡, 147평)을 지었다.

당시 '부자 집'의 상징과도 같았던 붉은색 벽돌을 사용해 외관을 꾸몄고, 넓은 앞마당(544.58㎡, 165평)에는 소나무를 식재했다. 북한산 계곡가에 자리해 북한산에서 흐르는 계곡 물소리와 산새 지저귀는 소리가 하루 종일 울려 퍼지는 그야말로 서울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없는 '숲세권'에 자리한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경기국민학교→예원학교→서울예술고등학교, 조원태 회장은 경기국민학교→청운중학교를 졸업시킨 후 해외로 유학 보냈는데, 구기동 자택에서 통학이 쉽지 않아 운전기사를 따로 고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막내딸 조현민 사장은 국내에서 어느 학교를 졸업했는지 알려진 내용이 없다.

서울시 종로구 구기동에 위치한 고 조양호 회장이 과거에 살았던 구기동 단독주택.  사진=유시혁 기자

고 조양호 회장은 세 자녀들이 커가자 2001년 구기동 단독주택을 증축했다. 지하 1층을 150.25㎡→198.41㎡, 지상 1층을 191.88㎡→210.65㎡, 지상 2층을 142.63㎡→157.08㎡로, 무려 81.38㎡(25평)이나 늘렸다. 조 회장 별세 후에는 유족 4인이 법적 지분대로 상속받았으나,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자신의 지분을 나머지 유족들에게 2022년 1월 6억 6372만 원에 매각했다. 한 달 후에는 정화조를 30인용에서 70인용으로 바꿨고, 그로부터 한 달 후인 2022년 3월에는 구기동 단독주택의 용도를 '미술관' 및 '휴게음식점'으로 변경했다. 현재 이명희 고문이 27분의 11, 조원태 회장과 조현민 사장이 각 27분의 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1976년 1월생인 아들 조원태 사장은 2006년 5월 김태호 충북대 정보통계학과 교수의 딸인 김미연 씨와 결혼했고, 두 살 터울인 1974년 10월생인 딸 조현아 전 부사장은 2010년 10월 초등학교 동창인 성형외과 전문의와 결혼하며 구기동 단독주택에서 출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1983년 8월생인 막내 조현민 사장은 다른 재벌가 자녀들이 일찍이 정략결혼을 하는 것과 달리, 42세임에도 아직 미혼이다.

이명희․조현민 두 모녀가 사는 평창동 단독주택

조양호 회장과 이명희 고문은 구기동 단독주택이 노후화되자 평창동 부지(1652㎡, 500평)를 2004년 12월, 2008년 8월, 2010년 8월 세 차례에 걸쳐 사들였고, 2011년 4월 종로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2013년 12월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의 새 단독주택(건물연면적 1403.72㎡, 425평)을 지었다. 구기동에서 평창동으로 이사한 건 2014년 2월로 파악된다. 즉 구기동에서 32년간 살다가 평창동에 3배나 큰 집을 지어 이사한 것이다. 소유권은 조 회장과 이 고문의 절반씩 나눠가졌다.

2019년 4월 조 회장 별세 후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사장, 두 모녀가 거주하고 있는 평창동 단독주택은 비탈진 언덕길에 자리한다. 따라서 언덕 아래에서 보면 지상으로 보이는 공간이 건축법상 지하 2층에 해당된다. 이 단독주택에 대한 소유권은 조 회장 별세 후 유족 간 상속 협의를 거쳐 이명희 고문의 단독 소유로 변경됐다.

고 조양호 회장과 아내 이명희 고문이 막내딸 조현민 사장과 함께 32년간 살았던 구기동 단독주택을 떠나 2014년에 이사한 평창동 단독주택.  사진=이종현 기자(이오이미지)

평창동 단독주택은 독특한 외형을 갖고 있다. 언덕 위에서 보면 한옥집과 양옥집, 마치 집이 2채로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사실상 아래 공간이 연결된 하나의 건축물이다. 외관상 양옥으로 보이는 공간을 단독주택(1013.21㎡, 306평), 한옥으로 보이는 공간을 전시장(220㎡, 67평)으로 사용 중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에서 미술학을 전공했던 이명희 고문은 평창동 단독주택 내 전시장 공간을 '일우스페이스 분관 보타니컬 아트 갤러리'로 사용 중이며, 한국식물화가협회 사무실로도 등록해뒀다. 한편 '일우스페이스 분관 보타니컬 아트 갤러리'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 중이며, 보타니컬아트는 식물을 주제로 하여 꽃, 잎, 줄기 등 식물의 세부 형태를 정밀하게 관찰하고, 미적 감각으로 표현하는 예술 장르를 말한다.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사장이 살고 있는 평창동 단독주택의 앞마당은 상당히 넓다. 건축물대장 상에서는 대지면적이 1652㎡(500평), 건축면적이 677.12㎡(205평)에 해당하므로, 앞마당이 295평일 것으로 계산되나, 앞서 설명했듯 아래 공간이 하나로 연결된 건축물인데다 외관상 한옥과 양옥으로 보이는 공간을 제외하면 전부 앞마당에 해당하므로, 앞마당의 크기가 400평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 평창동 단독주택 내부에는 엘리베이터가 1대 설치돼 있으며, 지하 3층 주차장 공간(170.51㎡, 52평)에 7대, 지상 2층 옥외에 5대의 주차공간도 마련해뒀다.

구기동ㆍ평창동 단독주택, 구유지 무단점유로 '불법'

한진칼 오너 일가가 단란하게 모여 살았던 구기동 단독주택과 고 조양호 회장이 평창동에 새로 지은 생전 거주지인 평창동 단독주택에 구유지 무단점유에 따른 불법이 있는 사실도 <우먼센스>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담벼락 바깥에 해당하는 '종로구' 소유의 도로 부지에 화단을 조성해둔 건데, 이를 두고 "1인 시위 및 노조 집회를 방해할 목적으로 조성한 것 같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진칼 오너 일가가 살았던 구기동 단독주택과 현재 이명희 고문ㆍ조현민 사장 모녀가 살고 있는 평창동 단독주택의 담벼락 바깥으로 구유지를 무단 침범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사진=유시혁 기자 

관련 사안에 대해 종로구청 관계자는 <우먼센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명백한 불법"이라고 설명했고, 한진칼 측도 "불법임을 인정한다"고 시인했지만, 시정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또 30년 넘게 살았던 구기동 단독주택의 용도를 3년 전 '미술관 및 일반음식점'으로 변경했음에도 용도대로 사용하지 않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를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보유세를 탈세할 목적으로 용도변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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