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PEC 1박 2일 방한 조율 중인데… 美中 안 만나면 韓美·韓中 회담도 영향

김태준 기자 2025. 10. 1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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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체류 일정 짧아지면
줄줄이 ‘약식 정상회담’ 될 우려

미·중 무역 전쟁이 다시 불붙으면서 경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됐던 외교 이벤트들의 성사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최대 이벤트로 꼽히는 미·중 정상회담이 무산된다면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 등에도 악영향이 갈 가능성이 크다.

가장 관건은 한때 미·중 회담 취소를 시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APEC 참석 여부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과) 상관없이 그곳(경주)에 갈 것”이라고 한 만큼 최악은 피했다는 분위기지만 불확실성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은 모든 게 불확실하다”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은 한다고 했으니, 미·중 대화를 지켜보면서 우리도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미·중이 문제를 풀어가도록 지켜보는 것 외에는 뾰족한 방도가 없다는 얘기다. 다른 관계자는 “양국이 만나긴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29일 일본을 방문한 뒤 29일 ‘당일치기’ 또는 ‘짧은 1박 2일’로 한국을 들르는 일정을 우리 측과 조율 중이다. 우리 측 설득으로 1박 2일로 가닥이 잡혀가는 분위기지만 미·중 정상회담이 무산된다면 체류 일정이 줄고, 한·미 정상회담 또한 짧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체류 일정이 원래도 짧았는데, 미·중 정상회담마저 안 되면 한국을 스쳐 지나가는 모양새가 되고 만다”고 했다. 어떤 경우든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시작하는 APEC CEO 써밋만 참석하고, 31일~11월 1일 정상회의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정상회담 일정도 미·중 정상회담 일정에 따라 유동적이다. 미·중 정상회담을 29~30일에 한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31일 이전에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미·중 정상회담이 무산된다면 시 주석이 정상회의 기간에 방한해 내년 의장국으로서 인계식 등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한·중 정상회담도 다자 회의 중간의 약식 회담(pull-aside) 형식으로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통령실 내부적으로는 미·중 충돌로 인해 한미 관세 후속 협상 등 우리의 당면 현안이 뒤로 밀릴 것이란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당초 정부가 기대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우리 조선소 방문 일정도 불확실해졌다. 관세 협상의 지렛대 역할을 했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실체를 보여줘 한국과 관세 협상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겠다는 전략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체류 일정이 줄어든다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 정부는 APEC 정상회의 폐막식에서 인공지능(AI) 산업과 인구 구조 변화에 관한 APEC 회원 간 협력 방안을 담은 ‘경주 선언(가칭)’ 채택을 추진 중인데, 미·중 갈등으로 인해 관심도가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반대로 미·중 정상회담이 극적으로 경주에서 열릴 경우 오히려 더 주목받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력을 높이려는 기술로 대중 관세 관련 발언을 내놓고 있는 것 같다”며 “미·중 간 패권 싸움으로 격화될 것이라고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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