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경찰’ 근로감독관 60%가 5년 미만… 전문성 논란

김아사 기자 2025. 10. 13.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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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 폐지로 감독관 권한 커져
경영계 “노동법 이해 부족” 불안감
정부는 3년간 7000명 증원 검토

청소 용역업체 A사는 최근 ‘임금 체불’ 혐의로 고용노동부 조사를 받았다. 기존 하청 업체에서 일하던 직원들을 고용 승계했는데, 그중 일부가 “이전보다 임금이 줄었다”며 임금 체불 혐의로 노동부에 진정서를 냈기 때문이다. A사 측은 문제가 없다고 봤지만, 노동부 근로감독관은 이를 임금 체불로 판단했다. A사 측은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듣고 변호사를 고용하는 등 법적 대비에 수천만원을 썼다”고 했다. 하지만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임금 체불이 아니다”라며 사건을 무혐의 처리했다.

노동법 위반을 수사하는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인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 정부의 ‘산업 재해와의 전쟁’ 방침으로 증원이 대폭 추진되는 데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근로감독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 지휘도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노동 경찰’로 불리는 근로감독관은 형사소송법 등에 따라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수사 지휘를 받아왔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소속 김위상(국민의힘) 의원이 노동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근로감독관이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착수했던 수사가 1224건에 달하지만, 이 중 제대로 검찰 송치까지 마친 건수는 268건(약 22%)에 불과했다. 상당수가 ‘1차 관문’도 넘지 못할 정도로 수사 보완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검찰청 폐지로 이 같은 여과 장치가 흔들리게 된 셈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사경을 둘러싼 수사 지휘 문제가 확실히 결정되진 않았지만, 검찰청 폐지 등 입법 취지를 고려했을 때 (검사가) 현재와 같은 강력한 수사 지휘를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경영계에선 근로감독관의 전문성과 짧은 경력도 우려한다. 노동법 분야는 법조계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영역인데도, 정부는 2018년 전까지 근로감독관을 노동법 시험도 따로 보지 않고 일반 행정직에서 뽑았다. 이후 별도로 선발하지만, 여전히 일반직에서 전환하는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전체 근로감독관 3065명 중 60%(1838명)가 경력 5년 미만이다. 2년도 채 안 된 인력(774명)이 25%를 넘는다. ‘직장갑질 119’가 노무사 6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2021년)한 결과, 응답자 70%가 근로감독관의 가장 큰 문제로 “노동법에 대한 이해 부족과 비법리적인 판단”을 꼽았다.

그럼에도 정부는 근로감독관 증원을 밀어붙이고 있다. 내년에만 1300명을 늘리기로 한 데 이어, 2028년까지 7000명 증원 계획도 검토 중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근로감독관 수가 해외에 비해 적지 않다는 것이다.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산업 안전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안전보건공단 인력이 2000명을 넘고, 근로감독관을 도와 현장 점검하는 안전대행기관, 보건대행기관 종사자도 수천 명에 달한다. 오히려 근로감독관 사이에선 “갑작스러운 증원으로 승진 적체 등이 생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올해 9급 공무원 합격자 중 절반가량을 고용노동부에 배치하자, 249명 중 61명(24.5%)이 임용을 포기했다. 근로감독관 업무 등에 대한 불만과 승진 적체에 대한 우려 때문이란 분석이다. 김위상 의원은 “정부가 증원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늘어나는 수사 권한을 뒷받침해줄 만한 전문성 제고 방안 마련에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근로감독관

‘노동 경찰’로 불리며 근로기준법, 중대재해 처벌법 등에 관한 수사 권한을 갖는 고용노동부 소속 공무원이다. 현재는 ‘고용노동직’ 시험을 통해 채용되지만, 일반 행정직 공무원이 전환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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