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극단 선택 부른 강압 수사, 특검은 검찰 악습 따라 해도 되나

김건희 여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검 수사를 받은 양평군청 공무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특검 조사를 받고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자필 메모에는 “계속되는 (특검 측) 회유와 강압에 지치고 힘들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실이라면 심각한 문제다. 특검은 “강압 수사는 없었다”고 했다.
아직 진실이 무엇인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특검은 “다른 공무원들을 상대로 고인(故人)이 진술한 내용과 동일한 진술을 이미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회유나 강압을 할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숨진 공무원의 자필 메모에 따르면 특검 조사는 지난 2일 오전 10시부터 이튿날 새벽 1시까지 이어졌다. 다른 사람 진술을 확인하는 차원의 조사였다면 이렇게 장시간 조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숨진 공무원이 죽음을 앞두고 없는 일을 지어냈다는 것도 믿기 어렵다.
공흥지구 특혜 의혹은 김 여사 가족 기업이 2011~2016년 양평군 공흥리 일대 개발 사업을 하면서 양평군으로부터 개발 부담금 면제 등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번에 숨진 공무원이 당시 개발 부담금 관련 업무를 맡았고,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당시 군수였다. 숨진 공무원은 자필 메모에 “김선교 의원은 잘못도 없는데 (특검이) 계속 회유하고 지목하라 한다”고 썼다. 김 의원이나 김 여사가 이 의혹에 직접 관련됐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자 특검이 관련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 무리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 7월 출범한 ‘김건희 특검’은 그간 ‘별건(別件) 수사’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제껏 14명을 구속했는데 그중 절반 이상이 김 여사와 직접 관련 없는 혐의였다. 특검법에 수사 중 인지한 범죄도 수사할 수 있게 돼 있지만, 일단 별건 수사를 통해 신병을 확보한 뒤 압박하는 검찰의 악습을 그대로 따라 한 것이다. 그러다 강압 수사 의혹까지 받게 됐다.
민주당은 지난 정권의 검찰 수사를 “정치 검찰의 과잉 수사”라고 비판했다. 그런 검찰을 개혁하겠다며 검찰청 폐지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래 놓고 지난 정권의 악습을 뿌리 뽑겠다고 가동시킨 특검이 검찰의 악습을 그대로 반복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게 됐다. 국민의힘은 강압 수사 규명을 위해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특검이 안 되면 검찰이나 경찰 등 제3의 기관에서라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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