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제 한국 공무원들은 정권 입맛대로 통계 조작하라는 것

조선일보 2025. 10. 1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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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뉴스1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해 감사원이 지난 4월 국토교통부 공무원 15명의 징계를 요구했지만 대부분 이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징계는커녕 주요 보직이나 산하 기관장으로 영전하기까지 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감사원은 과거 잘못된 감사를 조사한다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렸는데 ‘통계 조작’ 감사도 적폐 규명 대상에 포함됐다. 정권이 바뀌자 “감사에 문제가 있었나 보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분야의 ‘통계 조작’ 의혹은 전 국민이 체감했던 사안이다. KB국민은행 통계로는 집값이 두 배 가까이 폭등했는데도 당시 국토부 장관은 “14% 올랐다”고 우기고, 대통령은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고 했다. 감사원은 ‘문 정부가 부동산원을 압박해 4년간 100여 차례 통계를 조작했다’고 발표했다. 과거 표본 가격을 올리거나 새 표본 가격을 내리는 등 수법을 썼다. 부동산원 직원 1100여 명 중 상당수가 ‘조작 지시를 받았다’고 감사원에 진술했다고 한다. 오죽 외압에 시달렸으면 부동산원 노조까지 경찰에 ‘통계 조작’을 제보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겠나.

마차가 말을 끈다는 ‘소득 주도 성장’ 관련 통계도 마찬가지다.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렸는데도 소득 분배가 더 나빠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러자 청와대는 노동연구원에 지시해 하위 10%를 제외한 근로소득은 모두 늘고, 소득 불평등도 개선됐다는 가짜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한다.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 효과가 90%”라고 했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급증하자 청와대는 ‘자기가 비정규직이라는 사실을 몰랐던 사람들이 이를 뒤늦게 자각한 결과’라는 황당한 가설을 적용하라고 통계청에 요구했다는 감사 결과도 있다. 불리한 통계가 계속 나오자 청와대는 잘못된 정책 대신 통계청장을 바꿨다. 새 통계청장은 “좋은 통계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차마 통계를 조작하겠다고 할 수 없으니 돌려 말한 것이다.

지금 감사원은 ‘통계 조작’ 외에 원전 경제성 조작,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 민주당이 ‘정치 감사’라고 주장했던 감사를 들춰 보고 있다. “익명 보장”이라며 내부 고발도 유도 중이다. 감사원 사무총장은 민주당이 장악한 “국회와 긴밀한 소통”을 강조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국민을 속인 ‘통계 조작’ 감사까지 뒤집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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