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14호… 위로·공감 '뜨신편지' 전해요

하영란 기자 2025. 10. 1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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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창] 윤금서 회장

국립창원대 '우체통' 발대식
150명 봉사자 500명에 전달
군 복무·시집살이 등 담겨
뜨신우체통 14호 발대식 테이프커팅 장면

지난달 4일 목요일 10시 창원대학교 사림관 1층 로비에서 '뜨신우체통 14호' 발대식이 있었다. 따숨봉사회(회장 윤금서)가 주관하는 이 행사에 창원대학교 박민원 총장과 따숨봉사회 회원들 외 여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윤금서 회장은 인사말에서 '뜨신우체통'을 매개로 한 '뜨신편지'는 2022년 1월에 시작해서 코로나시기에 힘들어하는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위로가 됐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150여 명의 봉사자가 500여 명에게 손편지를 전달했다. 올해 벌써 14호의 우체통을 연다. 많은 이들에게 알려서 소통하고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행사가 끝나고 '뜨신우체통'에 대한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서 윤금서 회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인터뷰는 한참 뒤에 성사가 됐다.
뜨신우체통 14호 발대식 후 기념촬영

▶따숨봉사회 '뜨신편지'를 시작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한국여성리더연구소' 독서모임에서 히가시노 게이고 장편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고 토론한 적이 있다. '주인공 할아버지가 마을의 고민 사연을 받아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익명으로 답변을 해준다. 할아버지가 조언했던 대상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알고 싶어서 확인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책을 읽고 '우리도 이런 일을 했으면 좋겠다. 가까이 있는 누군가에게 친구처럼 공감해주고 소통해주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했다.

서울에 있는 '온기우체부'에서 딸아이가 2년 정도 봉사활동을 했다. '엄마도 고민 있으면 편지해 봐' 해서 사연을 보냈는데 답장을 받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취지가 좋아서 봉사를 하고 싶어도 서울에 가서 봉사활동을 해야 해서 지방에서는 할 수 없었다. 우리가 한번 해 보면 어떨까 제안하자 리더들이 같이 해 보자고 했다. '윤금서 회장이 주축이 되면 좋겠다'고 해서 우체통 1개만 2022년도 1월에 우선 시작했다. 경상도 사투리로 '따숨' 단체명을 만들었다.
윤금서 '따숨'봉사회 회장

▶주로 어떤 사연들이 있고 어떻게 답장하나요?

'군대에 가는데 여자친구를 보내고 가야 하는지 그냥 기다려달라고 해야 하는지', '엄마는 갱년기여서 딸의 첫생리를 마음껏 축하해줄 수 없었다.', '시집살이가 심해서 시어머니 제사상 사진을 보고 울화통이 터졌다.'. '힘들어서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시누와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낸다.', '어머니가 치매라서 시골에 가서 모시려고 한다. 아내와 이혼을 하고 어머니를 모시러 가야하는지, 공무원인데 더 나은 직장을 구하고 싶어 공부를 더 하고 싶은 마음. 병원에서 자살을 시도를 몇 번 했는데, 편지 덕분에 살아나서 고맙다' 등의 사연이다. 우울증 등 심각한 것은 심리상담가들이 빨리 최대한 답장을 한다.

보낸 사람을 익명으로 하고 익명으로 답장을 한다. 편지 답장을 한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 익명으로 모든 것을 처리한다. 답이라고 하기보다는 전하고 싶은 마음을 전하는 경우가 많다. 짠한 마음으로 답을 쓰면서 나라면 어떻게 할까 생각하기도 하고, 나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 한다. 봉사회원들은 '나 혼자만 힘든 것이 아니구나, 답장을 쓰면서 마음이 편안해 졌다'며 그래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한다.
윤금서 따숨 봉사회장이 지난달 4일 열린 '뜨신우체통 14호'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편지 배당은 어떻게 하나요?

편지를 수거해서 선정해서 배당을 한다. 사연을 읽어보고 봉사자 자신이 답을 잘할 수 있는 편지를 가져간다. 편지를 사진 찍어서 올리면 끝난다. 누구한테 배당이 되었는지 리스트가 나온다. 이것을 적십자에 등록한다. 편지 1장당 4시간 봉사점수가 주어진다. 1-14호 우체통에서 답장 등 전부 통계가 나온다. 어떤 사연들의 고민이 많았는지도 알 수 있다. 키워드가 정해져 있어서 알 수 있다.

▶힘든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상투적이긴 하지만 힘든 일이 생기면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나쁜 일이 생겨 그것 또한 끝일 것 같았는데, 밝음이 오지 않을 것 같았는데 동트기 전에 가장 어둡다. 그러나 새벽이 왔다. 지금 이것이 전부인 것 같지만 시간이 흐르면 작은 추억이 된다고 딸에게 말했다. 힘든 일이 왔을 때 이런 생각을 한다. 이것이 전부인 양 마음 아파하지 않아야 한다.

혼자만 힘든 것은 아니다. 나한테만 왜 이런 일이 생기지 했는데, 따숨편지를 하면서 나만 힘든 것은 아니구나, 문 열어 보면 안 힘든 집이 없다. 마음가짐에 따라서 지옥이 될 수도 있고 극복할 수도 있다. 힘들 때 '뜨신편지'를 보내도 좋다. 편지지, 우표, 편지 봉투만 필요하다.
창원대 사람관 로비_발대식 모습

▶고통을 통해서 사랑하게 됐다.

나는 겁이 많은 사람이었다. 병원에 가는 것 자체가 무서웠다. 큰 병을 얻어 1년 동안 치료받으면서 혼자 이겨냈다. 여러 사정으로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었다. 살기 위해 2시간 산을 며 혼자 있는 시간에 익숙해졌다. 그 시간을 통해 단단해졌고, 공감하고 이해심 많은 사람이 됐다. 그전에는 봉사가 내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병을 겪고 나서 격려하는 마음이 더 생겼다. 내 이야기를 통해 위로를 드리고 싶다. 다 지나간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런 내 진심이 봉사자나 다른 분들에게 전달이 되고 있는 것 같다. '따숨' 분들이 더 따뜻하게 모여든다. 죽다가 살아나서 오늘 하루가 소중하고 감사하다. 내가 겪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삶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위로와 공감을 손편지로 전하고 싶다. 괜찮다고 토닥거려 주고 싶다.

윤금서 회장은 '대가 없이 그 마음을 내야 한다. 좋은 마음이 있으니까 한번 참석해보고 계속해서 좋은 사람들이 들어온다. 봉사도 어쩌면 나를 위한 것이다. 봉사를 통해 내가 행복해졌다. 후원을 굳이 많이 받으려고 하지 않으니 오히려 여러분들이 도와준다. '따숨'은 블랙홀 같다. 내가 살아서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윤금서 회장 프로필]
· 1976년 대전 출생, 마산 거주
· 따숨봉사회 회장
· 한국여성리더연구소 리더
· 경남대학교 교육대학원 평생교육학 석사
· 경남AX리더-넥스트포럼 운영위원
· 『여자 리셋』, 『글로 눈물을 닦다』(공저)저자
· 인제수필문학회 회원
· 2024년 창원시양성평등 기금사업 "SHE'S THE LEADER(그녀가 이끄는 세상)" 출간
· 2025년 창원시 양성평등 기금사업 "리더를 키운 어머니 세상을 키우다" 기획·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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