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코레일 반복되는 사고... 구조개혁 절실
민간에 철도 물류사업 개방하고
여객 운송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

지난해 8월9일 서울 구로역에서 발생한 작업자 사망 사고와 KTX-산천의 궤도 탈선 등 코레일의 철도안전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9월25일 국토교통부는 철도안전법 위반 7건에 대해 총 1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고의 대부분은 코레일이 안전관리 절차를 위반하거나 정비 규정을 무시한 데서 비롯됐다. 특히 열차 바퀴와 차축 결함 등 사전 점검으로 충분히 방지할 수 있는 문제들이 사고로 이어졌다는 점은 심각한 경고다.
그동안 이와 유사한 사고는 반복됐다. 이러한 중대 사고는 단순한 관리 부실을 넘어 코레일이 직면한 구조적 경영 위기와 직결된다. 현재 코레일은 KTX와 광역전철을 포함한 수익사업으로도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재정 상태에 처해 있으며 누적 부채는 21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이후 적자가 이어졌고 수서고속철도(SRT)의 분리 운영, 14년간 동결된 철도 운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폭증한 인건비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경쟁 체제 부재도 문제다. 선진국은 복수의 민간 철도사업자가 선로와 시설을 공유하며 경쟁하는 구조지만 국내는 코레일과 SR 두 곳이 사실상 독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SR은 여객 운송에 집중하면서도 차량 정비, 시스템 운영 등을 경쟁사인 코레일에 의존하는 비효율적인 구조다. 정확히 말하면 완전 경쟁 체제가 아니다. 이에 따라 SR과 코레일의 통합 논의가 제기됐지만 코레일 측은 찬성 관점인 데 반해 SR 측은 반발하고 있다. 사실 기계적인 기관 간의 통합이나 무늬만 경쟁 체제보다는 완전한 경쟁 체제 구조와 자립 운영 기반 마련이 우선이다. 통합이냐, 경쟁이냐의 이슈에 초점을 둬야 할 것은 통합 또는 경쟁 시 각각 장단점과 미래 한국철도산업의 육성 및 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깊이 있게 재검토돼야 할 것이다.
한편 코레일의 고질적인 적자는 새마을호·무궁화호·화물열차에서 비롯된 만성적인 적자 누적 때문이다. 철도물류 사업 부문은 지난 20년간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 없이 유지되고 있으며 벌크 및 컨테이너 화차의 노후화로 신규 수요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철도물류를 이용하는 화주 기업의 철도물류 서비스와 비용 측면의 지속적인 불만은 이제 지쳐 철도를 외면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벌크시멘트의 경우 수도권에 이미 벌크시멘트 사일로(silo·저장창고)의 대체시설의 확보 없는 일방 폐쇄에 따른 철도수송량의 감소는 충격적일 정도다. 이제라도 철도물류사업은 과감히 민간에 개방하고 코레일은 부가가치가 높은 고속열차 등 여객 운송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또 하나의 시급한 과제는 KTX-1의 교체 문제다. 운행 20년을 넘긴 차량을 대체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현재 코레일의 재무 상태로는 감당이 어렵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없다면 차량 교체는 물론이고 안전 문제 역시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경영진 구성 역시 철저히 재검토돼야 한다. 코레일은 최근 몇 년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 E 등급을 받았고 그 원인 중 하나는 전문성이 결여된 낙하산 인사다. 공사 사장이 부재한 현 시점에서 이제 정치권 출신이 아닌 철도 및 민간기업 경영 경험을 가진 전문경영인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조직을 혁신해야 한다. 여전히 강성 노조, 무리한 정규직 전환, 비효율적 운영구조 속에서 변화에 소극적이다. 구조개혁 없이 방만한 운영을 지속한다면 코레일은 머지않아 회생 불능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붕괴 직전의 철도물류를 회생시키고자 2020년 국회는 철도물류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철도물류산업법)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5년여간 정부에서 철도물류 육성 및 지원을 위해 실질적으로 한 일은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제 더 이상 코레일과 SR의 통합 여부 및 철도공기업의 구조개혁에 대한 재논의를 늦춰선 안 된다. 코레일의 누적 부채와 적자경영구조 및 반복되는 중대 재해와 사고를 내버려둬선 안 되며 단순한 공기업의 경영 개선 차원이 아닌 환골탈태하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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