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저축은행 파산 잔재' 영각사, 대출·경매에 또 논란

김현우 기자 2025. 10. 12. 18:3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저축은행 파산 휘말려 헐값 매각…인수자는 120억 담보 대출
납골당 운영 재개 못 하고 법원 경매行

은행 대출 비리·파산에 운영 중단
시흥시, 사설묘지서 무허가로 변경
예보, 1600억 시설 낮은 가격 책정
소형항공사, 2019년 100억에 인수
재무 악화 등 겪고 法 회생 절차중

진입로·주차장 여전히 조건 미달
정상화 기대 달리 10여년 봉안당 영업 못 해
▲ 시흥시 영각사 내 봉안당(납골당)이 법적 회생을 마치고도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12일 영각사 전경.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부산저축은행 파산 사태'로 촉발된 경기도의 한 봉안당(납골당)이 법적 회생절차를 마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사실상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수 주체의 100억원 넘는 대출과 경매 등으로 봉안당이 최초 들어선 이후 무려 30년 동안 운영이 겉돌고 있는 셈이다.<인천일보 2021년 12월 27·28일자 1면, 29일자 6면 등>

1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시흥시 해발 198m의 산인 군자봉 일대에 2만5004기를 안치할 수 있는 불교식 봉안당이 자리하고 있다. 연면적 7007㎡, 지상 1층~지하 3층으로 경기지역 시설 가운데 규모가 큰 곳이다. '대한불교영각사재단(이하 영각사)' 이름인 단체가 보유하고 있으며, 2019년 9월 100억원 매각액으로 운영권이 모 그룹사로 넘어갔다.

하지만 영각사를 인수한 측이 주력으로 뒀던 A소형항공운송사업자는 2021년부터 심각한 적자 경영, 임금 체불, 재무 악화 등을 겪어왔다. 결국 사업자는 2023년 모든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국토교통부로부터 운항증명(AOC) 효력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듬해부턴 회생에 들어가면서 모 증권사 컨소시엄이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룹사의 B제조기업 역시 2023년 법원에 회생신청이 접수돼 절차를 밟고 있다.
▲ 시흥시 영각사 내 봉안당(납골당)이 법적 회생을 마치고도 정상적인 운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12일 영각사 전경. /전광현 기자 maggie@incheonilbo.com

이뿐만이 아니다. 취재진이 파악한 결과, 영각사는 2022년 한해 캐피탈 회사 2곳, 저축은행 1곳에서 채권 및 근저당권이 발생했다. 채권최고액은 각각 72억원, 36억원, 40억원 등으로 합산 148억원까지 불어났다. 대출 원금의 120%로 채권최고액이 설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빌린 돈만 1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영각사를 인수하는 데 들어간 돈보다 20억원이 더 많은 채무다.

지난해 6월 1순위 채권자인 캐피탈 회사 요청으로 법원 경매가 개시된 상태다. 이는 영각사 재정의 불안정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앞서 3순위 캐피탈도 경매를 신청했으나, 3개월여 만에 취하한 이력이 있다.

주인이 바뀐 영각사는 사업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진입도로·주차장 등 일부 허가 조건이 여전히 갖춰지지 않았다. 신규 봉안 영업은 하지 않고 있다.

영각사와 관련한 문제를 단순한 민간의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는 금융권 비리, 공공기관의 부실 매각, 지자체의 행정 착오 등 그동안 논란이 여럿 빚어졌기 때문이다.

부산저축은행의 비리 사건이 터진 2011년 당시, 은행 임직원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앞세워 영각사 등 각종 사업에 부적절하게 대출을 진행한 사실이 적발됐다. 2012년 부산저축은행이 파산함과 동시에 영각사 사업도 중단됐다.

그런데 이후 2019년 예금보험공사가 1600억원대(영각사 측 회계법인 평가 기준) 시설을 100억원으로 책정해 '헐값 매각' 의혹을 낳았다. 시흥시의 행정 오류까지 겹쳤다. 시는 과거 1995년 영각사를 사설 묘지로 허가했으나, 나중에 장사시설 관련법 개정안 등의 유권해석 과정에서 '무허가'로 방침을 바꿨다.

예보가 낮은 매각 비용 책정에서 밝힌 사유는 '시흥시에 의해 사업권이 취소됐다'는 것이었다. 영각사 매각 비용은 곧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보상과 연결돼 중요한 부분이었다.

인천일보가 이 같은 내용을 단독으로 보도하자 업계와 정치권에서 시, 예보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지진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시설 주인이 바뀌었으면 영업을 개시하고 사업이 활발히 돌아가야 하는데, 오히려 방치되고 담보 대출만 늘어나는 꼴"이라며 "영각사가 또 혼란을 맞을거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영각사 측은 구체적인 해명을 받기 위한 취재진의 세 차례 연락 요청에도 회신을 주지 않았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