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충전 상태서 부속 전원 미차단…국정자원 화재, 커지는 과실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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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를 야기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이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 과정에서 주 전원을 차단했지만 부속 전원은 차단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12일 국정자원 화재를 수사 중인 대전경찰청 전담팀에 따르면 최근 작업자들로부터 "무정전 전원장치(UPS) 메인 차단기는 내렸으나 랙(rack·선반) 전원 차단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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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자들 "전원 차단도, 확인도 안 해"
발화 추정 배터리 80% 충전...기준 3배

초유의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를 야기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이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 과정에서 주 전원을 차단했지만 부속 전원은 차단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배터리 충전율도 권고 수준의 3배에 달해 화재 위험이 큰 상황에서 작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작업자 과실로 불이 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국정자원 화재를 수사 중인 대전경찰청 전담팀에 따르면 최근 작업자들로부터 "무정전 전원장치(UPS) 메인 차단기는 내렸으나 랙(rack·선반) 전원 차단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작업자와 공사업체 관계자를 조사한 결과 랙 차단기(부속 전원)를 내렸다거나 차단 여부를 확인한 사람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UPS 내부는 냉장고처럼 생긴 선반 구조다. 선반마다 리튬이온 배터리 묶음(모듈)이 12개 정도 꽂혀 있으며, 외부 전력이 차단되면 꺼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배터리끼리 연결된 보조회로(부속 전원)를 차단하지 않아 전류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분리 작업을 하다가 충격을 받으면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배터리 업체들이 작업 전 모든 전원을 완전히 차단한 뒤 분리하도록 권고하는 이유다.
이뿐 아니라 최초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배터리 충전율이 80%에 달해 화재 위험이 큰 상황에서 작업이 이뤄졌다. 로그 기록에 따르면 해당 배터리 충전율은 90%였고, 전문가들이 보정률을 고려해 분석한 실제 충전율은 80% 수준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의 안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배터리를 옮길 때는 충전율을 30% 이하로 떨어뜨려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 충전율이 높을수록 화재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수거한 배터리를 분해해 내부 회로를 검사하고, 이르면 다음 달 초 동일한 기종의 배터리를 이용한 재연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앞서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 2일 국정자원과 관련 업체 3곳 등을 7시간 동안 압수수색했다. 이를 통해 사업계획서와 배터리 로그 기록 등 9개 박스 분량의 자료를 확보해 분석과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작업자와 국정자원, 업체 관계자 등 26명을 조사했으며, 이 가운데 5명을 업무상 실화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작업 과정에서 일부 과실이 파악됐지만 화재와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아직 단정할 수 없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해 다각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정자원 대전 본원에서는 지난 26일 오후 8시 15분쯤 5층 전산실 내 UPS용 리튬이온 배터리 이전 작업을 하던 중 불이 나 내부에 있던 배터리팩 384개와 전산장비 740대가 소실됐다. 이 화재로 행정정보시스템 등 정부 전산시스템 709개가 마비되거나 장애를 겪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2일 오후 6시 기준 정상화된 시스템은 258개, 복구율은 36.4%다. 새로 복구된 시스템은 감사원 감사자료분석시스템, 교육부 DNS, 해양수산부 어촌어항관리시스템, 조달청 공사비정보광장·공사원가통합관리 등이다.
대전=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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