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세'로 전략한 가정용 전기요금…저소득 가구 더 짓눌렀다
소득 최저 20% 부담은 80% 뛰어
곽상언 의원 "필수재된 전,기 공공성 강화해야"

지난 5년간 주택용 전기요금이 40% 가량 오르는 동안 소득 하위 20% 가구의 전기요금 부담이 8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가 필수재로 자리 잡으면서 전기 사용량이 더 이상 요금이나 소득에 좌우되지 않게 된 결과로 풀이된다. 소득이 낮은 가구에 요금 인상 영향이 집중되면서 전기요금이 빈곤세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위 20%, 체감 요금 가장 많이 올랐다
12일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전력공사와 정부 에너지총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가처분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전기요금 부담액은 4만7320원으로 가정용 전기요금이 본격적으로 인상되기 직전인 2019년(2만6531원) 대비 78.3% 상승했다.
정부와 한전은 2019년 이후 전기요금 정상화 방침에 따라 가정용 전기요금을 총 5차례에 걸쳐 1kWh당 88.3원(누진 1구간 기준)에서 120원으로 높였다.
2분위는 47.4%, 3분위는 55.2%, 4분위는 60.9%, 소득 상위 20%를 의미하는 5분위 가구의 전기요금은 56.2% 늘었다. 이 기간 전체 가구의 전기요금은 58.7% 증가한 월 5만8554원이었다.
소득 하위 20% 가구가 낸 전기요금은 지난 1분기 처분가능소득(92만520원)의 5.1% 수준이었다. 5년 전인 3.7%에 비해 부담이 1.4%포인트 커졌다. 상위 20% 가구는 가처분소득(918만770원)의 0.8%을 전기요금으로 내 0.1%포인트만 부담이 커지는 데 그쳤다. 곽 의원은 "소득 1분위 가구의 경우 5분위 가구에 비해 압도적으로 에너지 빈곤 상태에 처해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득 상관없이 '필수재'된 전기
가구별 전기소비량 차이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정부 에너지총조사에 따르면 2022년 소득 월 100만~200만원인 가구의 전기사용량은 연평균 2794㎾h, 400만~500만원인 가구는 3389㎾h였다. 소득은 두세 배 차이 나는데 전기 사용량 차이는 매달 전기밥솥 1대를 돌렸을 때 사용량 수준(45㎾h)에 불과했다. 소득에 상관없이 여름 무더위를 견디기 위해 에어컨을 필수로 갖추게 됐고 인덕션, 식기세척기 등 가전의 전기화(化)가 진전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력 소비가 고소득층에게 조차 소득에 비례하는 사치재가 아니라, 소득 탄력성이 매우 낮은 필수재적 성격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전력 사용량은 소득 수준보다 가구원 수에 좌우되는 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에 2016년 12월 이후 8년째 3단계로 고정된 전기요금 누진제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평균 누진제 최고 단계 이상(월평균 400kWh초과) 사용하는 ‘전력 다소비 가구’는 2016년 9.56%에서 2024년 16.77%로 커졌고, 이들이 차지하는 전기 사용량 비중은 28.35%에서 39.23%로 확대됐다.
정부는 저소득층을 위해 주택용 전기요금 할인과 에너지바우처 등 에너지 복지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자 가구(누진 1단계·월 200kWh 이하 사용)의 할인 후 전기요금 단가는 2019년 1kWh당 16.41원에서 지난 1분기 27.58원으로 68.0% 증가했다. 이 기간 요금 상승폭(35.9%)보다 부담이 커진 셈이다.
2022년 기준 주택 유형에 따라 전기 소비량을 구분해보면 단독주책의 경우 가구당 전기 소비량이 4000.5kWh로 가장 많았다. 아파트는 3328.0kWh였다. 농촌 군지역의 경우 4148.4kWh로 시지역(도시) 3371.5kWh에 비해 더 많은 전기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이 주로 거주하는 단독주택의 경우 전국 가구 전기소비량(3125kWh) 대비 13.3% 가량 많은 전기를 사용했다. 단열이 취약한 주택이 비자발적으로 전기 소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시가스 등 효율적 난방 인프라가 부족한 시골의 경우 전기 난방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곽 의원은 “5년간 소득 1분위 가구의 소득은 27.8% 늘었지만, 전기요금 증가율은 더욱 큰 폭으로 뛰어 전기요금이 징벌적 빈곤세가 되고 있다”며 “전기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삶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생존재 성격이 커진 만큼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편돼야한다”고 지적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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