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럼] 20대 취업난, 마냥 두고 볼 수는 없다

얼마 전 IMF 외환위기 당시 취업을 준비했던 50대 대학 선배와 식사하면서 청년 실업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IMF 외환위기 당시 일자리를 구해야 했던 이 세대는 전국 대다수 기업이 채용 공고를 내지 않아 힘들어 했다. 힘들게 취업을 했다 하더라도 비정규직으로 일을 하면서 고용 불안에 시달려야 했다.
직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30대 후반들도 취업난에 시달렸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좀 더 좋은 '스펙'을 얻기 위해 컴퓨터 능력을 인정받아야 했고, 토익과 토플학원을 전전해야 했다. 이력서에 조금이라도 대학 시절 활동을 적어내고자 휴학을 선택하고 어학연수를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현재 직장을 구해야 하는 20대들의 취업난도 선배들 못지 않다. 이들은 '경력'의 부재를 취업에 있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신입사원이라도 그들이 이전에 갖고 있는 '경력'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고,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으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원하는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싶어도 쌓을 기회가 부족하다.
'중고 신입'(직장 경력이 있으면서 신입 채용에 지원하는 사람), '금턴'(인턴 기회가 금보다 귀하다), '대2병'(대학교 2학년 전후 대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과 무기력, 자존감 저하를 겪는 심리적 상태) 등 신조어들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청년 세대의 어려움을 대변한다.
국내 채용 정보 업체인 '인쿠루트'가 자사 회원 7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올해 신입사원의 평균 적정 나이는 남성 30.4세, 여성 28.2세다. 지난해보다 각각 0.4세, 0.3세 늘었다. 인쿠르트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취업 준비 기간 장기화와 직장 경력을 보유한 '중고신업'의 증가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20대들의 취업난을 마냥 지켜볼 수만은 없다. 20대들이 더이상 흔들리지 않도록 정부와 민간 영역이 함께 힘을 보태야 한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과 청년들을 결합해 인턴 사업을 지원하는 미래 내일일경험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 주관하는 사업이다. 수시 채용과 경력직 중심의 채용 시장에 맞춰 미취업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직무 경험을 제공하고 취업 역량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수원 지역 사업을 맡고 있는 수원상공회의소는 사업 초기 4개 기관 27명이 참여했지만, 현재는 37개 기관 300여 명으로 사업이 확대됐다. 공공기관에서 점차 민간 기업까지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처음에는 기관들이 사업 참여를 주저하기도 했다. 이제는 지원기관과 상공회의소가 함께 인턴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수원 상의는 단순 배치에 그치지 않고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기초적인 비즈니스 교육을 진행, 이수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참여 기관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들도 병행하고 있다.
'그때(우리 세대) 취업난이 지금보다 더 힘들었다'는 생각은 사회 발전을 위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난 8월 20대 고용률은 60.5%로 1년 전보다 1.2p 하락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20대 실업률은 5.0%로 1.0%p 상승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22년(5.4%)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향후 20여 년 뒤 국가 경제를 지탱해야 하는 20대들이 자신들의 원하는 분야에서 일하면서 활발하게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이원근 경기본사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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