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보라색 될 때까지 고문" 캄보디아 감옥형 사기 작업장, 최소 100여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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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는 수년 전 중국 자본의 대규모 유입과 함께 '글로벌 피싱 범죄 중심지'로 전락했다.
중국계가 주축이 된 조직이 일자리를 찾아 온 외국인을 감금·고문하는 등 착취하면서 한국인을 포함한 전 세계인이 피해를 입고 있다.
수도 프놈펜을 포함한 캄보디아 전역에서 총 53곳의 '사기 작업장'이 확인됐고, 의심 시설도 45곳에 달했다.
피해자들은 감금된 채 전 세계인을 상대로 투자 사기·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가상화폐 사기 등을 벌이도록 강요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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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주 만에 용의자 2000명 체포
"경찰 개입 대부분 보여주기식 그쳤다"

캄보디아는 수년 전 중국 자본의 대규모 유입과 함께 ‘글로벌 피싱 범죄 중심지’로 전락했다. 중국계가 주축이 된 조직이 일자리를 찾아 온 외국인을 감금·고문하는 등 착취하면서 한국인을 포함한 전 세계인이 피해를 입고 있다. 국제 사회는 현지 정부의 방치와 묵인이 범죄 산업을 키웠다고 지적한다.
“비명도 못 지를 때까지 고문”
12일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발표 등을 종합하면 캄보디아에서는 지난해 기준 약 10만 명이 온라인 사기에 동원됐다. 수도 프놈펜을 포함한 캄보디아 전역에서 총 53곳의 ‘사기 작업장’이 확인됐고, 의심 시설도 45곳에 달했다.
이들 작업장은 고압 철조망과 무장 경비원, 감시 카메라로 둘러싸인 ‘감옥형’ 구조다. 피해자들은 감금된 채 전 세계인을 상대로 투자 사기·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가상화폐 사기 등을 벌이도록 강요받았다.
사기 조직은 한국인, 미국인, 중국인을 가리지 않았다. 앰네스티가 인터뷰한 각국 생존자 58명은 ‘고수익 취업’ 제안에 속아 캄보디아에 입국했다. 그러나 도착 직후 여권을 압수당하고 하루 12시간 이상 노동에 동원됐다. 탈출을 시도하거나 목표 금액을 채우지 못하면 구타와 고문을 당했다.

한 생존자는 “관리자들이 베트남인 한 명을 몸이 보라색이 될 때까지 때리고 전기 충격을 가했다”며 “그가 비명을 지르지도 못할 때까지 고문이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다수 포함됐다. 중국인 아동 한 명이 작업장에서 사망한 사례도 드러났다.
“캄보디아 정부 묵인하에 성장”
캄보디아 정부가 손을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당국은 지난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3주간 단속을 벌여 용의자 2,000여 명을 체포했다. 중국인이 589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429명) 인도네시아(271명) 한국인(57명)도 포함됐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를 ‘빙산의 일각’으로 본다. 캄보디아 정부가 상당수 작업장을 방치하면서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체 사기 작업장의 3분의 2 이상이 경찰 조사조차 받지 않거나 수사 이후에도 계속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층의 비호와 묵인 아래 범죄 산업이 성장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지난해 훈센 전 캄보디아 총리의 개인 고문이자 최측근인 집권당 소속 리용팟 상원의원을 제재했다. 그가 운영한 작업장에서 강제 노동과 각종 고문, 성 착취 등 인신매매가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시설에서는 중국·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베트남인 등 다양한 국적의 피해자가 구출됐다.
몬세 페레르 앰네스티 동남아·태평양 지역 연구 책임자는 “당국은 내부 상황을 알고 학대를 막을 수 있었지만 이를 묵인했다”며 “경찰의 개입은 대부분 보여주기식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소극적 대응은 막대한 경제 이익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지난해 5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 내 사기 산업이 현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달하는 연간 125억 달러(약 17조 원)를 창출하고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지난달 “캄보디아 내 온라인 사기, 인신매매 범죄가 사법 시스템의 부패 속에 번성하고 있다”며 “공권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피해자들이 쉽게 구제받지 못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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