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연금 상근 전문위원’ 한석훈, 근무평가 한번도 안 한 상급자 이스란

고경태 기자 2025. 10. 1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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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이스란 현 1차관
‘공무성 출장’ 내고 인권위 회의 참석해도 묵인
한석훈 국민연금 기금운용위 상근 전문위원이 9월8일 인권위 전원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연합뉴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비상임위원을 겸직하며 회의 수당을 챙겨 논란이 일었던 한석훈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상근 전문위원이 그동안 근로계약을 맺은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으로부터 단 한번도 근무성적 평가를 받은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가 된 시기의 연금정책국 관리 책임자는 이스란 현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었다.

12일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보건복지부는 한석훈 상근 전문위원에 대한 근무성적 평가 및 평정 일체에 대한 서미화 의원실의 요청에 대해 “해당 자료 없다”고 답했다. 상근 전문위원은 기금운용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2019년 신설된 직책인데, 전문성에 대한 주기적인 검증이 전혀 없었다는 의미다.

이는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 보건복지부와 그 소속기관 공무직 및 기간제 근로자 관리규정에 따르면, 관리부서의 장은 공무직 및 1년 이상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 매 반기별로 근무성적을 평가하여야 한다. 관리부서의 장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연금정책국장을 지낸 이스란 차관이었다. 한석훈 위원과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의 근로계약서를 보면, 이스란 차관이 사용자 대표로 직접 사인을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2021년 외부 컨설팅 업체를 통해 상근 전문위원에 대한 다면평가를 한 차례 시도한 바는 있으나, 이후에는 이들이 가입자 단체 추천에 의해 임명된 점과 고도의 전문성, 독립성 부분을 고려해서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검사 출신으로 2023년 2월 경영계 추천을 받아 국민연금 상근 전문위원에 임명된 한석훈 위원은 기간제 근로자 신분으로 돼 있지만, 정무직 고위공무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다. 한석훈 위원을 비롯한 3명의 상근 전문위원은 투자정책전문위, 위험관리 성과보상 전문위, 수탁자 책임전문위로 구성된 3개 전문위 회의에 모두 참여해 기금 정책 의견을 제시하는 한편, 각자 1개씩 전문위 위원장을 맡아 기금운용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1억2천만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박사급 민간 전문위원 2명이 배치된다.

앞서 지난달 한석훈 위원은 인권위원을 겸직하며 인권위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국민연금에 ‘공무의 연장’인 출장 신청을 한 사실이 드러나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출장으로 참석한 인권위 회의에서는 회당 안건검토비와 회의참석수당 55만원(2시간 기준)까지 받아 영리를 취했다는 지적이다. 한석훈 위원의 근로계약서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가 금지업무로 돼 있다. 그러나 이 차관은 한 위원이 매월 4회 출장 형식으로 인권위 회의를 참석하는 것을 묵인했다. 한석훈 위원에 적용되는 보건복지부 관리규정에서 업무상 출장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을 준용하게 돼 있는데, 여기에 따르면 출장 허가는 업무 또는 직무 연관성이 있어야 가능하다. 인권위는 국민연금 기금운영과 관련성이 없다.

서미화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한석훈 위원은 2023년 9월11일부터 올해 9월24일까지 인권위 전원위원회와 군인권보호위원회 등 소위원회 참석을 위해 매회 2~4시간씩 월평균 4회, 총 91회 출장신청을 했다. 한석훈 위원이 연가도 아닌 공무성 출장을 신청해 참석한 인권위 회의로 챙긴 수당을 계산하면 최소 6490만원(총 118회, 회당 55만원)에 이른다.

한석훈 위원은 또한 인권위 활동을 겸직하다 지난 2월 전원위에서 안창호 위원장 등 5명과 함께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 의결에 참여해 인권단체에 의해 지난 7월 내란 선전·선동과 재판 및 수사방해 혐의로 내란특검에 고발된 상태다.

서미화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검사 출신 인사에 대한 특혜로 의심되는 부분”이라며 “국민연금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해 새로 마련된 상근 전문위원 자리가 어떠한 근무평가 없이 운영되었다는 사실은 국민 상식에 용납되지 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알립니다.

한겨레는 2025년 10월12일 보도 등에서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기초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비상임위원을 겸직하는 한석훈 국민연금 상근 전문위원이 2023년 9월11일부터 2025년 9월24일까지 인권위 전원위원회와 소위원회 참석을 위해 국민연금에 매회 2~4시간씩 월평균 4회, 총 91회 출장신청을 했으나, 2023년 2월27일부터 9월5일까지는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며 “당시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은 이 사실을 사후 파악하고 출장신청을 요구했으며, 이후 업무연관성이 없는 인권위 참석을 위한 잦은 출장신청에 대해 경고했다”는 취지로 보도했습니다.

보도 이후 한석훈 위원이 출장 미신청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의신청을 하였으며, 이에 보건복지부는 인사기록 시스템 DB 확인 등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해당 기간 출장신청 기록이 있음을 확인하는 취지로 당사자에게 회신하였다고 알려왔습니다.

이에 본문 기사에서 ‘국민연금 활동 초기인 2023년 2월부터 8월까지 총 27회 인권위 회의에 참석하는 동안엔 아무런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는 보도 내용을 삭제했습니다.

보건복지부는 한겨레에 “내부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출장승인 내역 조회 시 일부 누락되는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직무 외 업무 수행을 위해출장한 바, 잦은 근무장소 이탈로 상근 전문위원으로서 직무수행에 전념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점 등의 이유가 포함된 경고는 유지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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